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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야!" "아니야, 물고기야!" - 황승일 / 황 앤드 컴패니 법률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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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00-00 00:00


"고기야!" "아니야, 물고기야!"

황승일 변호사 / 황 앤 컴패니 대표

쌍둥이 여동생들이 5살 때쯤의 얘기다. 앞마당 연못 앞에서 둘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고기야!" "아니야, 물고기야!" 하며 점점 큰 목소리로 말이 오고 가더니 드디어 싸움이 벌어졌다. 연못에 있는 금붕어를 가지고 고기냐 물고기냐 하는 논쟁이었다. 금붕어는 자기 때문에 싸우는 줄도 모르고 태평하게 헤엄치고 있는데 두 동생은 해결 방법 없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었다.

벌써 4개월이 가까워 오는 밴쿠버 버스 파업 문제를 볼 때 어린 동생들의 싸움과 별다를 것이 없다고 느껴진다. 버스회사는 파트타임 운전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운전사 노조는 파트타임 운전사가 필요없다고 주장하며 불쌍한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가난해서 또는 장애자이거나 연세가 많아 운전을 못해서, 혹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가 없는 사람들은 발길이 끊기고 사회에 큰 목소리가 없어 항의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버스 노선 근처에 있는 실업인들도 항소할 곳 없이 문을 닫고 있으며, 거의 십년 동안 신민당 밑에서 한숨 짓다 자유당에게 새 희망을 건 시민들도 이러한 파업 문제 때문에 경제회복 문제에 긴장되어 있다.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해서 새로 이민 온 사람들이나 관광객들도 선진국에서 이러한 문제 하나도 못 풀고 있나 하며 고개를 흔들고 있다.

이 파업의 주요 인물들은 이 파업 자체가 선진국가의 중요한 절차라고 주장한다. 단체교섭은 민주주의 헌법이 보호해주는 권리 중의 하나이며 자본주의 국가의 중요한 경제 정책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주정부는 아직 강제로 이 파업을 중단시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의 평가는 그 사회의 강한 자들에게 주어진 권리나 경제 혜택에 달리지 않고, 제일 약한 자들에 대한 정책에 따른다. 이에 따라 자유당 정부는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의 태업을 중단시켰고 앞으로는 아동들을 돌보는 선생님들도 파업을 할 수 없게 하려고 한다. 그러면 버스를 의지하는 근로자나, 학생이나, 노인이나 장애인들을 위해서도 이 파업을 중단시켜야 된다고 생각된다.

어느 분이 서양사회는 교화된 폭력사회라고 말했다. 조그마한 가게를 하나 하려고 해도 두꺼운 임대 계약서에 사인해야 되고 융자를 조금 얻으려고 해도 깨알 같은 글씨가 가득한 문서에 사인해야 한다. 그러한 서류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대단한 협박들이 대부분이다. 그러한 계약서 중에서 최근에 필자의 시선을 끌고 미소를 짓게 한 조항이 하나 있다. "본 계약에 대하여 분쟁이 있을 경우, 양쪽 대표들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최소한 8시간 전면 상담을 2번 이상하기 전에는 그 문제에 대하여 소송을 할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두 동생들의 논쟁은 "둘 다 옳다. 그리고 저 고기와 물고기는 금붕어란다"로 금방 끝이 났다. 그러나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거나 더욱 복잡한 분쟁일 경우 이러한 조항의 방법을 따르면 이 세상에서 해결될 수 없는 문제가 몇 개나 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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