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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불택로(慌不择路)

권오찬 부동산 중개사 gowithkwon@yahoo.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2-14 15:52

어렸을 때 어른들께서 육이오 동란 경험에 대해서 말씀하시던 것을 자주 들었었다.

과거에 대해서는 관대해지는 떄문인지 그 고통스러웠을 일들을 오히려 되새기시는 듯했다. 비행기의 폭격중에 정신없이 내달리다 가족과 헤어졌던 일등 영화 같은 얘기들이었다. 급할때는 길인지 아닌지 구별할수 없고 가시덤불인지 물구덩이인지 가릴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어린 자녀들을 안고 몸처럼 사랑하는 가족을 이끄는 상황이라면 더할나워 없었을 것이다. 급할때는 길을 가릴수 없는 법인데 이것을 황불택로(慌不择路)라고 한다. 이스라엘 백성도 목숨이 경각에 달리다 보니 길이 아닌 바다를 가로 지르려고 손을 들었었다.

집만 사두고 경제활동은 본국에서 하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에 대한 이웃의 불만이 가득하다는 신문보도에 대해 글을 쓴적이 있다. 정치는 민심을 얻기 위해서 민심의 관심사에 대해서 정책을 만든다. 이번 연방정부의 예산에서 투자이민에 대한 예산을 전격적으로 삭제하면서 투자 이민이 전면 중단되게 되었다.

투자 이민의 조건은 보통사람들은 충족할수 없는 수준임에도 그동안 신청자가 많이 밀려있었다. 요즘의 아시아계 이민이라면 중국이민자들이 주류다.

중국 새정부의 새로운 정책과 이런 저런 사정으로 재산을 해외부동산에 투자해 두려고 애쓰던 적지 않은 이민대기자들에게 큰 충격이 아닐수 없다. 재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방법을 찾던 위해서 길을 찾으려고 애썼던 사람들의 낙망이 이곳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가 된다.

적극적인 경제 활동을 하지 않으므로 해서 밉보이기는 했지만 그런 이민자들이 들여오는 돈이 기여한 점은 무시할수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반에 대한 부정적이 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특히 고가의 주택 시장이 그동안 침체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큰 걸음을 계속했었는데 가장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송나라 사무일이 문인인 친구 반대림에게 요즘 어떤 시를 쓰냐고 물었다. 그 친구는 요즘 가을 정취가 아름답고 중양절이 가까워 한껏 시흥이 올라 한가로이 바람을 쐬며 누워있다 시상이 떠울라 성벽에 “성안에 비바람소리가 가득하니 중양절이 가까웠구나(滿城風雨近重陽)”라고 쓰려고 했는데 마침 그때 세금 독촉하는 자가 다가오는 바람에 시흥이 깨져 만성풍우(滿城風雨) 까지 밖에 쓰지 못했네라고 대답했다.

가족과 함께 가을청취를 즐기는 명절의 하나인 중양절의 정취를 쓰려다 만성풍우까지만 쓰고 말았으니 원래 의도했던 생각은 사라져버렸다. 즐거운 중양절이 오기도 전에 소문만 가득한 모양이 지금의 부동산 시장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다가 오는 중양절을 맞이 하지못하고 이민정책에다시 황불택로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적지 않은 투자 이민자들이 황불(慌不)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택로(择路) 할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권오찬 부동산 칼럼, 권오찬 부동산 중개사/MBA: 604-313-8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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