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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연후 (歲寒然後)

권오찬 부동산 중개사 gowithkwon@yahoo.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11-22 10:27

공자는 “세한연후 (歲寒然後)에 지송백지후조(知松柏之後彫)”라고 했다. 한파가 닥쳐온 후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의 푸르름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겨울이 오기전 까지는 다른 활엽수에 가리워져 드러나지 않다가 겨울의 살을 에이는 삭풍이 불때가 되서야 홀로 푸르른 소나무 발견하게 된다. 소나무 종류가 주종인 이곳에서는 비유가 조금은 덜 강력하긴하다.

잘나가는 높은 자리에 있을때는 구름 같이 몰려 들던 사람들이 다 떠나가는 때가 되야 진정한 사람의 가치가 드러난다는 뜻으로 한말이다. 소위 잘나갈때는 그 사람의 가치를 제대로 알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한도에 그려진 소나무들을 생각하면 그 의미가 더 잘이해되는 듯하다. 모든 것들이 삭풍에 몸을 사리고 시야에서 사라진 가운데에도 꿋꿋히 서있는 소나무들이 공자가 말한 소나무들과 같다. 자리를 내려선지 일년도 안된 대통령에 송사가 걸리고, 먼저 내려셨던 대통령들도 이런모습 저런 모습으로 다들 명성이 일그러졌으니 세한에도 푸른솔은 공자때나 지금이나 흔치않았던것 같다.

사람이 높은 자리에 있을때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서 위험한 일도 마다 않고 목숨을 버려서라도 호위하려하다가 그 높은 자리에서 내려오고 힘이 빠지면 사람들도 떠나고 권력은 사라지고, 적의를 품은 사람들의 공격이 삭풍처럼 불어 닥친다. 민심도 그렇다. 영웅이 역적이 되고 역적이 공신이 되기도 한다. 임기 오년이 지나가는 동안 오년후를 그려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수 있을 텐데, 하긴 그것도 주변에서 허락하지 않을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되긴 한다.

부동산은 어떤가? 어떤 사업은 불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타격을 받고 쓰러지는 업종이 있는가 하면 비록 매출 줄어들고 경영이 힘들기는 해도 다른 업종보다 잘 견디는 업종이 있는 것처럼 부동산에도 잘 견디는 부동산이 있고 그렇지 않는게 있다.

지역에 따라서 낙폭이 큰 곳이 있는 가 하면 어떤 곳은 상대적으로 훨씬 덜한 곳이 있다. 어떤 지역의 부동산이 몇년동안 큰 상승을 보인 반면 다른 어떤 곳은 별로 괄목할 만한 상승을 보이지 못한 곳이 있기도 한다. 또 주거용과 상업용이 서로 다르기도 하다. 주거용에서도 주택의 형태에 따라 천차 만별이다.

추운 겨울이 오게 되면 빛나는 인물이 어떤 특성을 갖는다면 부동산에도 불경기에도 빛나는 특성을 가진 것이 있지 않을까? 참 어려운 질문이다. 다들 힘들때 힘들지 않을수 있는 것이 쉬운일인가.

그러나 가끔 우리는 그런 부동산을 보게 된다. 대체적으로 부동산 가격의 하락은 외곽으로 부터 상승은 중심으로 부터 시작된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어떤 지역은 유독히 경기를 덜타는 경우도 실제로 확인이 된다. 반대로 뜨겁던 인기가 비교적 더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 곳도 보았다. 건물의 형태별로도 그런 차이를 볼수 있다.

부동산에서 “알짜배기”로 통하는 상업용건물도 있다. 그만큼 가격이 비싸기도 하지만 가치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여러가지 요소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다. 보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곳이 그렇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 그리고 보다 내실있는 사람들이 소유하고 싶은 지역이 바로 그런 곳이다.

한철의 붐을 따라 움직이는 사람의 수가 아니라 실질적인 필요와 소용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을 말한다.

만날 때에 사람을 알수 없고 세한연후에나 가치를 알수 있다는데, 부동산도 다르지 않다. 미리 다 알수는 없다. 그래서 선문답 같은 “공자 曰”이지만 맞는 말이긴 하니 지나쳐 버리긴 좀 불편한게 사실이다. 아니다라고 할수 없으니 새겨 두어서 나쁠게 없다고 생각되는 말이다.



권오찬 부동산 칼럼, 권오찬 부동산 중개사/MBA: 604-313-8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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