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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품업체, 일본서 잇달아 승전보

장상진 기자 jhi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10-17 10:25

“‘한국의 맛’ 그 자체예요. 물김치를 바탕으로 만든 액체 수프가 진짜 시원하고 맛있어요. 일본에서 한국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한국 식당에 가서 1000엔(1만4000원) 내고 먹는 것보다 이렇게 집에서 먹으니 좋네요.”

일본의 한 30대 주부가 최근 현지 유명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樂天)에 올린 ‘풀무원 평양 물냉면’ 상품평이다. 상품평 코너에는 이 주부의 글 외에도 ‘김치를 얹어 먹으면 최고!’, ‘가족이 모두 좋아해서 한 번에 10개를 샀다’ 등의 호평이 잔뜩 올라와 있다.

풀무원은 2009년 처음 일본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 50만 달러어치를 수출한 데 이어, 올해는 수출액 100만 달러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처음에는 냉면 제품을 주력으로 일본 시장에 들어갔고, 최근에는 떡볶이·짜장면·짬뽕 등으로 품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 황희창 팀장은 “처음에는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교민 거주 지역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했는데, 현지 바이어들이 ‘일본인 고객이 많다’며 공급 확대를 요청해와 최근 공급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 식품업체들의 일본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엔고(円高) 현상으로 급증한 일본인 관광객이 귀국 후 현지에서 ‘한국 음식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한류 붐으로 한국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상승하면서, 동시에 ‘한국 식 제품은 싸고 비위생적’이라는 고정관념도 없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온라인쇼핑몰 라쿠텐에 올라온 평양물냉면

 

◆대상 홍초, ‘마시는 식초’ 종주국에서 1년 새 17배 성장
농심의 경우 2007년 1600만 달러였던 일본 수출액이 2008년 2400만 달러, 2009년 2900만 달러, 2010년 360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5000만 달러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주력 제품은 ‘라면’. 이 회사의 신라면은 과거 일본인 관광객의 ‘필수 기념품’ 가운데 하나로 꼽혔었다. 지난달에는 한국 걸 그룹 티아라를 현지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신라면 블랙’과 ‘신라면 큰사발’에 대한 대대적인 판촉 공세에 나서고 있다.

대상 청정원의 ‘마시는 홍초’는 가장 가파른 대일 수출 성장세를 보이는 제품.

원래 ‘물에 타 마시는 식초’의 원조는 일본의 흑초(黑酢). 흑초는 신 맛이 아주 강하고, 단맛이 없다. 국산 홍초는 과일을 이용해 식초의 건강상 효능은 그대로 두면서 상큼한 맛이 나도록 한 제품이다.

올해 ‘마시는 홍초’의 일본수출액은 1~9월 기준 7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수출액 4억원 대비 17.5배에 이른다. 특히 8월부터는 아이돌 그룹 ‘카라’가 일본 내 ‘마시는 홍초’ 전속 모델로 활동하면서 7~9월 3개월 매출만 64억에 달한다. 이에 따라 대상은 연말까지의 일본 수출목표액을 당초 50억원에서 최근 1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150억원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꼬꼬면 등을 소개한 닛케이트렌디 11월호

 

◆“단순히 한류 붐에 편승하려 들면 한때 유행으로 끝날 것”
현지 언론에서도 한국 식품업체의 약진을 주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발행하는 월간지 닛케이트렌디(日經Trendy)는 11월호에서 ‘무엇이든 한국화 현상, 왜?’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통해 현지의 한국 붐을 22페이지에 걸쳐 소개했다.

잡지는 “한류 드라마와 음악에 이어 식품 업계에서도 (한국산) 히트작이 속출하고 있다”며 홍초와 오리온 마켓오, 신라면, 진로 막걸리를 ‘한국 식음료의 4대 브랜드’로 꼽은 뒤 “마켓오의 경우 일본 내에서도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되고 있지만, 올해 안에 일본 내 판매액이 자국 내 판매액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닛케이트렌디는 또 ‘대(大)주목! 지금, 한국에서 잘 팔리는 상품들’이라는 소제목으로 1개 페이지를 할애해, 꼬꼬면과 오리온의 과자 브랜드 ‘닥터유’, 미숫가루, 카페베네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한류 붐이 그동안 한국 제품에게 철옹성처럼 여겨졌던 일본 시장의 문을 열어주고 있지만,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수도 있다”며 “단순히 한류 붐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제품 관리와 분석이 뒤따라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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