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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문학상 수상자 UBC 아시아학과 풀턴 교수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12-01 00:00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립니다"

 

한국문학의 수준향상을 위해 매년 시, 소설, 평론 등 다양한 한국 문학 분야에서의 작가와 번역가를 발굴해내는 한국의 대산문화재단이 한국 최대의 종합문학상인 대한문학상의 제 17회 수상작을 선정해 발표하였다. 놀랍게도 번역부문 수상자는 우리 가까이에 있었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교(UBC)의 캐나다 UBC 한국문학 연구소(The Young-Bin Min Chair) 정규 교수인 브루스 풀턴(Bruce Fulton) 교수가 바로 그이다.

“29살 때 처음 접한 한국문학과 함께 걸어온 시간도 벌써 제 인생의 반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 한국과 한국문학은 제 인생의 전부가 되어 버렸네요.”

20년째 UBC의 아시아학과(Asian Studies Department)에서 일하고 있는 풀턴 교수는 북미에서 한국 문학계에서 최고의 번역가로 통한다. 1980년부터 꾸준히 해 온 번역작업을 통해 그가 재탄생시킨 작품만 해도 벌써 100여 작이 넘는다.

그의 가장 최근 작품인 <There a petal silently falls;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원작: 최윤, 공역: 브루스 풀턴, 주찬 풀턴, 김기청)은 원문의 섬세함과 아이러니를 잘 살려 번역됐다. 유수한 출판사인 콜럼비아 대학교 출판부 (Columbia University Press)에서 한국 문학으로서는 첫 출판되어 한국문학을 해외에 알리는데 높은 기여를 함으로서, 이번 대한문학상 37편의 영어권 번역작품 후보 중 수상작으로 선정 될 수 있었다.
한국에서 27일날 열리는 대산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인 윤주찬씨와 함께 곧 한국땅을 밟게 될 풀턴 교수는 내년엔 오정희 작가의 작품을 새로 번역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크게 미소지었다.
여느 한국 문학인에 버금가는 열정을 가지고, 한국문학의 해외 선양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풀턴 교수와의 일문일답.

Q: 수상소감과 수상작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께요.
A: <There a petal silently falls>는 최윤의 소설 세 편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속삭임 속삭임>, <열세가지 이름의 꽃향기> 을 엮어 만든 문집입니다.
책의 가장 첫 부분에 등장하는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는 사실 번역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다. 1996년에 UCLA에서 열린 한 회의를 갔다가 우연히 <꽃잎>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그 영화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었습니다. 알고보니 영화 <꽃잎>은 소설가 최윤의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라고 하더군요.
바로 번역을 시작하고 끝냈지만, 여러가지 다른 작업들과 병행하느라 10년 만에야 최윤씨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책으로 묶어서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 밖에서도 <Publisher’s Weekly>와 <Booklist>같은 세계적인 출판계의 권위자들로부터도 이례적인 찬사를 받으며 인정을 받고 있는데 이런 큰 상을 또 주시다니 참 감사한 일입니다.

Q: “번역”이라는 작업이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닐텐데요. 번역을 하시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으신지 말씀해 주세요.
A: 번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언어에 대한 학문적 지식보다도 원문의 단어와 표현 등을 감각적으로, 또 정서적으로 다른 언어로 승화시켜내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원문을 영어로 바꾸어도 손색이 없는, 숨을 쉬는 글로 번역을 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바로 “뉘앙스”를 말하는 것이지요. 제대로 번역을 해내려면 우선 작가에 대해 잘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작가의 스타일과 문체만 잘 안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의 배경과 장소, 시간관점을 비롯해 작가가 전하려고 하는 숨겨진 메시지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번역가가 언제나 기억해야 할 것들 중 잘 깨닫지 못하는 것은 번역이 이상하면 번역가 자신뿐만 아니라, 원작가와 그 언어, 그리고 나아가서 그 언어의 국가까지 오해를 받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번역가에게는 엄청난 책임감이 주어져 있지요. 그래서 융통성과 정확성을 동시에 지닌 번역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여러 다른 작가들의 작품만 골라서 작업을 하기보다 몇 명의 작가를 정해놓고 그들과 끊임없이 교류를 하며 그들과 계속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번역이란 끝나지 않는 작업입니다. 한번의 번역을 끝낸 후에 끊임없이 다시 머리로도 읽고, 또 크게도 읽어야 해요. 번역을 끝낸 후 영어로 다시 읽어 봤을 때, 머리와 마음 양쪽으로 충분히 이해가 갈 수 있도록 꾸준히 읽고 고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번역을 간단하게 한 언어에서 한 언어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숨을 불어넣는 작업’, 그러니까 ‘재창조 (Recreate)’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Q: 번역을 하게 되신 이유나 비전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A: 번역을 시작한 이유는 좋은 것을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문학이 너무나 좋아서 영어를 쓰는 사람도 그 글을 읽을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한국문학에 관해서는 북미에서 거의 창시자로 불리는 마샬 필 (Marshall Pihl)은 “한국은 상업적으로 성공했는데, 왜 문학은 그렇게 팔 수 없는가?”라며 문학에 대한 한국 국내와 국외의 불협화음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저도 그 말에 매우 공감합니다. 안타깝게도 한국문학은 현재 선호하는 것과 권장하는 것의 차이가 매우 큰 것 같이 느껴집니다. 한국에서는 종종 국내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은 작품들만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정말 바깥의 생각을 알기 위해서는 바깥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황순원, 최윤과 같은 한국 작가들이 세계적으로 인지도 있는 작가 반열에 올리는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

김민지 학생기자 (언어학/일본어학 3년) minji1989@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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