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김정일 뇌혈관 계통 이상... 회복중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9-10 00:00

국정원, "국가통치에는 문제없는 상황"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은 한·미 정부 당국자들을 통해 거의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정부 정보 당국자들은 김 위원장이 뇌혈관 계통에 이상이 생겼고 의료진의 처치로 지금은 말은 할 수 있으나, 신체는 일부 마비 증세 등 불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식 있지만 거동 불편한 듯"

10일 현재 각종 정황을 종합해 보면 김 위원장은 의식이 있고 말도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거동은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김 위원장이 한때 의식을 잃어 북한 핵심부에서 난리가 났지만 금방 응급 조치를 받았고, 최고 의료진의 관리를 받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했다. 국정원도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에 대해 "회복 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상태로 통치에는 이상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김 위원장이) 한때 의식을 잃어버린 것은 국정원에서 국익을 고려해 (외부에) 얘기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복수의 정보위 의원들은 "김 위원장이 움직일 수 있고, 언어에는 장애가 없다고 들었다"며 "몸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왼쪽 반신마비 증세 등으로 불편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지금 국가 통제력을 잃지 않았으며 북한에 내부 동요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김 위원장의 신변을 놓고 '이미 사망', '의식불명', '반신불수' 등 온갖 설(說)이 난무하고 있지만 "당장 유고(有故)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게 정부 및 정보 당국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지난 9일 정규군 병력이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대기하다가 (열병식을 위해) 김일성 광장으로 이동한 뒤 다시 미림비행장으로 물러났다는 정보가 있다"며 "정규군 중 여군만 9일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마지막까지 열병식 참여를 저울질하다가 몸 상태를 고려해 포기했기 때문에, 군도 이에 맞춰 퍼레이드를 준비하다 막판에 취소한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 나온다. 열병식에 나타나려면 2시간쯤 서 있을 체력이 필요하다. 그런 만큼 김 위원장이 아예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다른 소식통도 "김 위원장이 봉화진료소에 입원해 치료 중이며 의식은 있고, 대화도 가능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봉화진료소는 김 위원장 진료를 전담하는 병원으로, 상당한 의료 수준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폐쇄적인 북한 사회의 특성상 김 위원장 의식이 얼마나 또렷한지, 어떤 상태인지 등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건강 이상 발생 시점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진 시점에 대해 국정원은 "8월 14일 이후로 추정된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지난달 20일을 전후해 봉화진료소에 북한 고위 간부들이 탄 차량이 자주 들락거리는 특이 동향이 미국 정찰위성 등에 지속적으로 포착됐다"며 "반면 부산했던 김 위원장 집무실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의 마지막 공개 활동을 보도한 것도 지난달 14일이다. 외국 의료진이 급히 방북한 시기도 14일 이후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8월 초부터 김 위원장 건강에 이상이 있었다는 추측도 여전하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지난 8월 3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국회의원)를 한다고 내부 공지를 해 놓고 갑자기 취소했다"며 "그때부터 김 위원장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북한 내부에서) 돌았다"고 말했다. 북한이 9·9절 행사를 한 달쯤 앞두고 중국에 당국자를 보내 축하사절단을 초청했던 관례와 달리 올해는 그런 절차가 없었던 것도 '8월 초 이상 발생설'의 한 근거로 제시된다.

◆최소 4개국 의사가 진료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날 "김 위원장이 작년 5월 심장 혈관이 막혀 독일 의사 5명으로부터 수술을 받았다"며 "그전에 일부 알려진 것처럼 '바이패스'(관상동맥 우회) 수술이 아니라 그 전 단계인 '스탠트'(혈관 넓히는 철망)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한 달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에 방북한 외국 의료진에는 당시 김 위원장을 치료했던 독일 의사도 포함됐다는 첩보가 있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건강 이상이 있는 것과 관련해 지난달 말 방북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의사는 뇌(腦) 전문가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이날 국회에서 김 위원장의 병명을 "뇌출혈 또는 뇌일혈, 뇌졸중" 등 3가지를 거론한 것과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얘기다. 심장에 문제가 있어 수술 등 치료를 했다면 조기에 활동이 가능하나, 뇌에 이상이 오면 회복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이번 김 위원장의 잠적기간이 긴 것을 보면 역시 뇌에 이상이 왔다고 봐야 한다는 게 정보 당국자의 설명이다.

중국 의사 5명이 방북했다는 정보도 있는 만큼 김 위원장 주변에는 최소 독일·프랑스·중국·북한 등 4개국 의료진이 붙어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한 국회 정보위원은 "벨기에 의사가 북한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들은 듯 하다"고 했다.


장일현 기자 ihjhang@chosun.com 
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