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테일러 BC재무장관이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새 구두를 신었다. 올해 살림살이가 더욱 적극적이고 활력을 띨 것이라는 의미다. 사진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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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의상에 녹색 구두를 신고 나온 캐롤 테일러 BC재무장관은 녹색정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테일러 장관은 19일 BC주정부 올해 살림살이가 적극적이고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새 구두를 신었다. 의상은 밴쿠버 출신 존 플루보그(Fluevog)가 디자인했다.
26일 캐나다 연방정부 예산안을 발표한 짐 플래허티 재무장관은 조금 달랐다. 예산안 발표 전날 새 구두를 사지 않고 신던 구두(resoled shoes) 밑창만 갈았다. 그의 말대로 올해 정부의 살림살이가 불확실한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조심스럽고 소극적일 것이라는 의미다.
눈치 빠른 분은 이미 짐작했겠지만 새해 예산안을 발표하는 날 재무장관의 구두를 유심히 보면 예산의 내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새 구두냐 헌 구두냐에 따라 정부정책의 방향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곰(bear)은 약세, 황소(bull)는 강세 장을 의미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렇다면 구두가 새해 예산안과 인연을 맺은 것은 언제부터일까? 캐나다 이곳 저곳 문헌을 뒤지고 수소문을 해보았지만 정확한 기원을 알 수 없었다. 캐나다 국회 홈페이지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많아 뿌리를 찾아 보았으나 그 유래는 불가사의하다고 밝히고 있다.
심지어 역대 재무장관에게 물어보아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없을 정도란다. 일부에서는 영국의 전통을 이은 것이라고 보기도 하는데 조금은 억측 같다. 수수께기 같은 이 문제는 결국 뿌리가 깊지 않은 최근의 관행으로 결론지어진다. 그도 저도 아니면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 예산안 발표와 함께 새 구두를 신은 재무장관도 8명에 불과하다. 언론보도를 통해 ‘예산 구두(Budget Shoes)’가 처음 등장한 것도 장 크레치엥 전 캐나다 총리가 재무장관으로 있던 1978년 4월 11일이었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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