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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아카데미 4관왕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2-25 00:00

삶에 대한 통렬한 반성 그린 작품들 각광
80세 생일을 맞은 오스카의 선택은 삶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었다. 전통적으로 감동의 휴먼 드라마를 선호하던 취향은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고, 처절한 비극을 통해 역설적으로 삶을 되짚어보는 작품들이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연기 부문 역시 영화사에 길이 남을 악역들이 트로피를 석권했다.

24일 저녁(현지 시각) 미국 LA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은 코엔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와 폴 토마스 앤더슨이 연출한 ‘데어 윌 비 블러드’(There Will Be Blood)였다. 작품상·감독상·각본상·남우조연상 4개 부문을 가져간 ‘노인…’은 ‘세상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절망적 세계관을 고백한 차가운 스릴러. 희대의 킬러를 쫓는 무력한 늙은 보안관을 통해 마약과 총기가 지배하는 미국의 현실을 동정 없이 그렸다.

▲ '악역'이 점령한 오스카… 영화사에 길이 남을 악역들이 제80회 오스카 연기 부문을 석권했다. 왼쪽부터 다니엘 데이 루이스(남우주연상), 틸다 스윈튼(여우조연상), 마리온 코티아르(여우주연상), 하비에르 바르뎀(남우조연상). 공교롭게도 모두 유럽 배우들이다. /AP연합

남우주연상과 촬영상 2관왕의 ‘데어…’도 역시 아카데미가 좋아하던 권선징악과는 거리가 멀다. 성공을 위해서는 아들도 버릴 만큼 피도 눈물도 없는 1920년대 캘리포니아 석유사업가를 통해 인간의 잔혹한 내면을 고발한 작품이다. 작품상을 포함해 무려 7개 부문 후보였던 ‘어톤먼트’(Atonement)는 음악상 하나만 받는 데 그쳤다. 오해 때문에 헤어진 연인을 주인공으로 사랑과 전쟁의 대서사시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예년 같으면 오스카가 가장 사랑했을 영화였다.

연기 부문은 모두 유럽 배우들이 가져 갔다. 아일랜드 출신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데어 윌 비 블러드)와 프랑스의 마리온 코티아르(라비앙 로즈)가 남녀주연상을, 스페인의 하비에르 바르뎀(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과 영국 틸다 스윈튼(마이클 클레이튼)이 남녀조연상을 받았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를 재현한 코티아르를 제외하면 야망을 위해서는 살인도 마다 않는 냉혈한(다니엘 데이 루이스), 희대의 살인마(하비에르 바르뎀), 승진에 목숨 건 대기업 변호사(틸다 스윈튼) 등 하나같이 악역이었다.

어수웅 기자 jan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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