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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의 목숨을 구한 남자’ 라울 왈렌버그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1-18 00:00

캐나다 명예시민권 수여… 17일 기념일로 제정

앞으로 1월 17일은 캐나다에서 ‘라울 왈렌버그(Raoul Wallenberg)의 날’로 기념될 예정이다.

캐나다 국무부 산하 복합문화 및 캐나다 정체성부 제이슨 케니 정무장관은 17일 2차대전 당시 스웨덴 외교관이었던 라울 왈덴버그에게 캐나다 명예시민권을 수여한다며 캐나다인들이 고인이 된 그가 남긴 정신적인 유산을 기념하며 그의 활동을 교훈으로 배우자고 발표했다.

왈덴버그는 2차대전 당시 주헝가리 스웨덴 영사로 일하면서 헝가리 국내 유태인들에게 스웨덴 여권을 발급해 나치 독일의 유태인 학살을 피할 수 있게 해준 사람이다. 그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했는지 공식 집계는 나와있지 않으나 캐나다 정부는 “10만명 이상 헝가리계 유태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용기를 보여주었다”고 평하고 있다.

그의 운전기사였던 샌더르 아르다이에 따르면 왈덴버그는 스웨덴 시민이 있다며 아우슈비츠로 떠나려는 유태인을 가득 채운 기차를 세우고 열차 지붕에 올라가 환기구와 문 틈새로 스웨덴 여권을 나눠줬다. 독일군은 그를 제지하며 사격을 가했으나 그는 이를 무시하고 여권을 나눠주어 최소한 12량에 탑승한 유태인들을 구했다. 아르다이는 독일군도 왈덴버그의 용기를 보고 조준사격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의 활동을 목격한 스위스 외교관 칼 루츠도 이어 유태인들에게 스위스 여권을 나눠주기 시작했으며 이탈리아계 사업가 조르지오 펠라스카씨는 스페인 외교관을 가장해 가짜 스페인 여권을, 전 폴란드 외교관이었던 헨릭 스라왹씨는 가짜 폴란드 여권을 발급해 죽음의 수용소로 끌려가는 유태인들을 살렸다.

그러나 왈덴버그는 유럽종전 3개월을 앞둔 1945년 1월 17일 소련 니콜라이 불가닌 국방부국장의 직권명령으로 체포돼 소련으로 끌려갔다. 2001년 스웨덴-러시아 조사팀에 따르면 왈덴버그는 미국의 간첩으로 오인 받아 서방국가에서 체포된 소련 스파이와 교환에 이용하기 위해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에 끌려간 이후 그의 종적은 불명확한 상태다. 그에 대한 서방의 석방요구가 고조되자 소련은 1957년 그가 러시아 정치범 수용소인 루비앙카 형무소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2001년 조사에서 그가 루비앙카 형무소에서 사망했다는 증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 사망연도는 소련이 존재하던 1957년부터 1991년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케니 장관은 “대학살은 인간 역사의 공포와 비인도적인 사실로 서있는 가운데 우리는 이런 일의 반복을 막아 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한 사회를 건설해 이런 행동이 다시는 가능하지 않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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