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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화제] “죽음에도 준비가 필요해”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1-18 00:00

한국, ‘웰다잉(well dying)’ 유행


‘웰빙’(well-being)에 이어 ‘웰다잉’(well-dying)의 시대다. 18일, 글로브 앤 메일은 “한국에서는 죽음을 준비하는 ‘웰다잉’ 열풍이 불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업체가 마련한 모의(模擬) 장례식에는 2004년 개설 이후 5만명 이상이 참가했다. 또, 일부 대기업체에서는 사원 연수프로그램으로 ‘웰다잉’에 대한 특강을 마련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은 자신이 사흘 이내 죽는다고 가정하고 장례식에 쓸 영정사진을 찍고 유서도 직접 쓰게 한다. 모의 장례식은 실제 장례식과 흡사하게 진행된다. 참가자는 자신이 쓴 유언장을 읽은 뒤 관에 들어간다. 관 뚜껑을 덮고 못을 박는다. 관위에는 흙도 뿌린다. 모든 전등을 끄고 빛은 차단한 뒤 장송곡을 틀어 놓는다. 참가자는 15분 동안 마치 죽은 듯 무덤 속을 체험하고 다시 태어난다.

‘웰다잉’ 시대, 한국에서는 죽음을 준비하는 신종직업도 등장했다. 장례비용을 산출하고 생의 마지막을 품위 있게 마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코디네이터(death coordinator) 혹은 컨설턴트(death consultant)다.

생명보험사에서 일하다 ‘웰다잉’ 사업을 시작한 K업체 대표는 2명의 형을 교통사고와 비행기 사고로 잃고 나서 인생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웰다잉’은 ‘웰빙’의 연장선이며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새 삶을 준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의장례식의 참가자 대부분도 한번쯤 살아온 나날을 뒤돌아 보려는 30~40대가 많다. 일부에서는 모의장례식은 죽음을 성찰한다며 돈벌이나 하려는 궁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K업체는 죽음 체험, 모의장례식 참가 비용으로 약 30만원(325달러)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가 아니라 삶의 내면을 영적으로 가꾸려는 종교계의 훈련도 있다. 사는 것과 죽는 것이 다르지 않다(生死一如)는 불교계에서도 죽음준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서울 돈보스코 정보문화센터 원장인 김보록 신부는 위령성월(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달)을 맞아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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