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여자 꾀는 법 강사? 캐나다 입국을 금하라”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1-14 11:01

캐나다 국내 줄리엥 블랑크 입국금지 연대서명 진행 중
일명 '꾀는 방법의 예술가(pick-up artist)'를 자처하며 남자들에게 여자를 유혹하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나선 강사, 줄리엔 블랑크(Blanc·26)에 대한 입국불허 청원 연대 서명이 캐나다 국내에서 진행 중이다.

블랑크의 최근 행실과 강의 내용이 문제가 됐다. 일부 여성의 머리를 눌러, 자신의 가랑이에 처박는 행동을 담은 동영상은 여자들 뿐만 아니라 딸을 둔 부모 사이에서도 상당한 불쾌감을 일으켰다.

여기에 그의 여성 비하성 발언이나, 여성을 쾌락의 도구 정도로 여기는 태도도 캐나다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사용자 사이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강연' 중인 줄리엔 블랑크. 사진=유튜브/Real Social Dynamics Julien Manifesto

일본에서 강연 내용은 인종차별이라는 성토의 대상이 됐다. "백인 남자라면 원하는 대로 다 할 수 있다"라며 그는 여자의 인격은 무시한 저속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그의 발언이나 강연은 데이트 기술이 아니라 성폭력을 옹호한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블랑크의 강연이 사기라는 주장도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그는 리얼소셜다이나믹스(Real Social Dynamics·RDS)란 단체 소속으로, 이 단체 주관으로 여자를 꾀는 기술을 배우려는 남자들에게 회당 500달러 현장 강연료나, 23회 동영상 강의 수강료로 근 200달러를 받고 있다.

지앙 고메시(Ghomeshi) 스캔들로 캐나다 사회 내 성추행 피해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블랑크는 고메시 만큼이나 비판의 대상이다. 고메시와 관련해 토론토스타지는 그와 데이트 후 '갈비뼈에 금이 가고 얼굴이 멍든'피해자 동영상을 확보했다고 13일 보도해 다시금 그를 궁지에 몰았다.

이 가운데  새로운 비판 대상으로 떠오른 블랑크에 대해, 캐나다와 영국, 한국 네티즌들은 온라인서명 웹사이트 체인지닷 오그를 통해 그의 입국을 허용치 말라는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실제로 호주 정부는 그의 비자를 6일 박탈했다. 스코트 모리슨(Morrison) 호주 이민장관은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블랑크의 비자를 취소·추방한 배경에 대해 "그는 정치 신념을 앞세운 것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경멸적인 행위를 앞세워서 권리를 남용했고, 그러한 가치관은 호주에서는 경멸의 대상이다"라고 설명했다.

캐나다에서 서명 운동이 목표한 바를 이룰 가능성은 매우 높다. 크리스 알렉산더(Alexander) 이민 장관이 트워터를 통해 10일  "그의 강연은 캐나다의 가치와 보편적인 예의에 완전히 위배된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알렉산더 장관은 "여성을 포함해 캐나다 국내 누구나 어떠한 종류의 폭행을 당하지 않도록 이민제도를 잘 관리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며 "캐나다 땅에서 법치의 보호를 위해, 모든 방법을 검토해 보겠다"고 글을 남겼다.

블랑크의 캐나다 입국 반대 청원은 13일 현재 1만1700여명이 서명했다. 반면에 블랑크의 발언권을 막지 말아야 한다는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지만, 13일 기준, 친 블랑크 서명에 참여한 이는 2500여명에 불과하다.

블랑크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도 상당히 뜨겁다. 한국인의 블랑크의 한국입국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에만 이미 4만4000명이 참여했다.

RDS에 따르면 블랑크는 프랑스인으로 2008년부터 RDS의 '부트캠프'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유튜브 강연을 통해 떠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랑크는 자신의 직업란에 '꼬시는 예술가(Pick Up Aritist)'와 '데이팅 코치(Dating Coach)'라고 적었다. 또한 그는 자신에 대한 반대 서명 운동을 '주목받은 매체 출연 경력'에 집어넣었다.

발언의 자유는 상대방의 기본권과 인격을 침해하지 않을 때만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자의 한 극단을 블랑크는 보여주고 있다. 그런 행동은 알렉산더 장관의 말 대로 "캐나다의 가치와 보편적인 예의"에서 어긋나는 일이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캐나다이슈] 매년 2월 25일 BC주의 불링(Bullying)에 반대하는 날
매년 2월 25일은 BC주의 불링에 반대하는 날(Anti-Bullying Day)이다.  불링은 우리말로 남을 괴롭히기라고 할 수 있다. 2008년부터 이 날을 주정부는 공식 지정했다. 불링에 반대하는 날은 또...
지난 1년간 캐나다 이슈로 보도한 사건 중, 사건의 결말이 나왔거나 새로운 전개가 이뤄진 사건을 뽑아 정리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내년 1월 1일 시행 익스프레스엔트리"캐나다 이민...
능력 중시형에서 취업 중시형으로,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Part1. 캐나다 이민정책의 기조가 1월 1일 바뀐다Part2. 캐나다 이민을 희망한다면, 반드시 알아야할 EE◇ 자유당형 이민정책에서 보수당형 이민정책으로 전환 완료의 의미 오는 1월 1일...
취업이 절반 이상, 캐나다 국내 경력·영어구사력도 비중 높아
익스프레스엔트리 1월 1일 시행으로 확 달라지는 이민길 Part1. 캐나다 이민정책의 기조가 1월 1일 바뀐다.▶Part2. 캐나다 이민을 희망한다면, 반드시...
[캐나다 이슈]
50여년 전 태어난 피해자 도움 호소... 민사·정부배상 이뤄진 상태지만 재논의 의사들이 잘못된 의약의 무서움을 이야기할 때 예시로 등장하는 약,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가 캐나다인의...
지난 5일 캐나다 정부는 "캐나다인을 야만적인 문화 관습으로 보호하겠다"며 크리스 알렉산더(Alexander) 이민 장관을 통해 몇 가지 법령 정비 계획을 발표·개정안을 연방의회에 상정했다.이...
캐나다 국내 줄리엥 블랑크 입국금지 연대서명 진행 중
일명 '꾀는 방법의 예술가(pick-up artist)'를 자처하며 남자들에게 여자를 유혹하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나선 강사, 줄리엔 블랑크(Blanc·26)에 대한 입국불허 청원 연대 서명이 캐나다...
10년 여자친구들과 '동의하지 않은 성행위'로 도마에 올라
피해자들, 성추행과 대응 방식에 대한 이해 재고 요청캐나다의 라디오스타가 10여년 전 비정상적인 성행위로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되면서, 연일 스캔들 메이커로 추락하고 있다. 이 사건을...
캐나다 언론은 홍콩의 '우산 혁명(umbrella revolution)'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홍콩은 세계의 금융 중심지이기도 하거니와 홍콩계가 캐나다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도 적지 않기...
테러조직의 간첩 또는 무고한 난민, 모하메드 할캣씨 사건
만약 무슨 잘못인지도 모른 채 갑자기 체포돼, '당신은 테러리스트이니 생계와 가족은 두고 이 나라를 떠나라'라고 한다면? 왜 테러리스트인지 알려주지 않고 기소도 안 된 상태에서 몇...
토론토 시장 마약 흡연 파문 계속
토론토 시장 마약 흡연 파문이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약 흡연 동영상이 공개된 랍 포드(Ford·39세) 시장의 형인 덕 포드(44세) 토론토 시의원은, 동영상의 존재를 언론에...
인터넷 데이트 사이트 광고로 자기 딸 사진이 나온다면 그 아버지의 심정은 어떨까? 게다가 그 딸이 앞서 강간사건 피해자가 된 후 오히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다가 급기야는...
진실과 중재위원회 폭로 잇달아
캐나다 정부가 과거 원주민 아동을 의약품 실험용으로 이용했다는 증거가 드러남에 따라 원주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캐나다 진실과 중재 위원회(Truth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 of Canada, 이하...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