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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69_오유순 무궁화재단 이사장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7-04-28 11:24

“한인 공공 양로원 건립, 오랜 꿈을 기록하다”
한인 공공 양로원 건립에 대한 얘기가 처음 흘러나왔을 때만 해도, 일부의 반응은 욕조에 받아 둔 지 한참 된 온수처럼 미지근했다. 양로원 건립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공돼도, 실행파일의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문자 그대로 반신반의였다.

하지만 밑그림은 묵묵히 그려지고 있었고, 어느새 채색 작업까지 마쳤다. 비록 ‘한인 양로원’이라는 간판을 전면에 내세울 수는 없겠지만, 반듯한 새 건물의 한 개 층이 한인 노인들에게 주어졌다. 2017년 4월 27일은 오랜 시간 양로원 건립을 추진해 온 오유순 무궁화재단 이사장(사진)의 꿈이, 한인사회의 꿈이 이루어진 역사적인 날이다. 오 이사장을 만나 이날을 기록했다.








“말이 통하지 않고, 음식도 맞지 않고… 보살핌의 질은 같지 않다”


한인 공공 양로원은 노인 복지단체인 뉴비스타소사이어티(New Vista Society, 이하 뉴비스타)와 오유순 이사장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뉴비스타의 양로원 신축 소식에, 오 이사장은 ‘기회는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뉴비스타의 새 양로원이 7층 규모로 세워진다고 들었어요. 이 중 한 개 층만이라도 한인 노인들을 위해 쓰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거죠. 이 바람이 이루어진 겁니다.”

양로원 건립과 관련해 오유순 이사장은 뉴비스타 측에 150만달러 기부를 약속했다. 이 중 100만달러는 일시에 기부됐고, 나머지 50만달러는 양로원 완공 이후인 2020년부터 10년에 걸쳐 기부될 예정이다. 이 기부가 뉴비스타의 새 양로원에 한인 전용 공간이 마련된 주된 배경이다. 4월 27일, 오유순 이사장은 뉴비스타와의 값진 약속을 일반에게 처음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그녀는 자신이 왜 양로원 건립에 매달려 왔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젠 오래 된 얘기지만 여전히 큰 충격으로 기억되는 일이 있어요. 제 아버지의 친구 중 한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런 일이었어요. 양로원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겠다, 가 바로 자살의 이유였어요. 그게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구상에 노인을 위한 나라들이 존재한다면, 이 가운데 하나는 캐나다일지 모른다. 연금을 비롯한 각종 복지 프로그램이 비교적 꼼꼼히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수 민족 입장에서는 이 혜택이 모호할 때가 있다. 특히 노인 시설에서 생활해야 하는 경우라면, 언어나 음식 등이 큰 걸림돌이 되곤 한다.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사람과 한 공간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 삼키기도 싫은 음식으로 연명해야 한다는 것 등은 황혼의 누군가에게는 형벌이나 다름 없다. 사회적 보살핌의 질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그 혜택이 노인 모두에게 평등하게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영어나 소위 서양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제 아버지 친구도 낯선 환경이 싫었을 거에요. 그 분 뿐 아니라, 한인 어르신들 중 상당수가 마음고생이 심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한인 노인 복지와 관련해 전용 양로원 확보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번에 한인 노인만을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고 해서, 오래된 갈증이 한순간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새 양로원은 침상 240개 규모로, 한인에게 주어지는 것은 이 중 40개다. 이것 또한 대단한 성과지만, 오 이사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한인 공공 양로원이 세워져서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한인들을 위한 양로원이 더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인 양로원 건립은 한인사회 일자리 창출에도 적지 않은 보탬이 될 것이라고 오 이사장은 기대했다. 실제 뉴비스타내 한인 양로원의 경우, 직원 모두 한인으로 꾸려지게 된다. 

“공공 양로원이라고 해서 시설이 좀 부족할 수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의사나 간호사의 의료 서비스도 항시 받을 수 있고, 한국 음식도 언제든 준비돼 있지요. 물론 말이 통하지 않아서, 음식이 맞지 않아서 생길 괴로움은 당연히 없습니다.”

뉴비스타의 새 양로원은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입주는 노인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지만, 프레이저보건청의 심사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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