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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고국 무대 오른 바이올리스트 임현정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10-27 14:44

“음악 교육자로서 내가 품은 꿈”

2011 코리안 페스티벌’이 지난 105일 서울 KBS 홀에서 열렸다.

 

세계 한인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이번 공연에는 헬렌 권(독일), 양방언씨(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인들이 참석했다. 캐나다 대표는 바이올리니스트 임현정씨와 UBC 박사과정 중인 첼리스트 남신정씨였다. 고국의 초대를 받은 임현정씨를 먼저 만났다.

 



 


<▲ 임현정씨는 첼리스트 남현정씨 등과 함께 ‘톨 트리 스트링스(Tall Tree Strings)’이라 이름의
현악 4중주단을 만들어 활동 중이다.  >

 

 

“영국왕자 오찬 행사 때 초대받은 실력파 연주자

인터뷰 섭외를 위해 임현정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무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겸손함이 느껴졌다.

“제가 인터뷰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KBS 공연 끝난지도 벌써 2주나 지났잖아요.”

작은 것도 크게 포장해야 직성이 풀리는 풍토 속에서, 그녀의 겸손함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력을 알고나니 그 겸손함이 더욱 두드러졌다.

그녀는 장학생으로 맥길대학교에 입학했고, UBC 석사과정은 전액 장학생으로 마쳤다. 영국 에드워드 왕자가 밴쿠버를 방문해 오찬 행사를 가졌을 때, 임현정씨는 바이올리니스트로 무대에 섰다. 스티븐 하퍼 총리가 BC주를 찾았을 때도 그랬다. 그만큼 연주 내공이 탄탄하다는 의미다.

“바이올린을 처음 시작한 것은 네 살 때였어요. 뭐 대단한 이유가 있었던 것 아니었어요. 무대 위에서 연주를 하면 예쁜 드레스를 입을 수 있었는데, 그게 마냥 좋았던 거죠.”

바이올린을 처음 접한 이후 단 하루도 연습을 거른 적이 없었다. 친구들과 여행을 떠날 때도 이 자그마한 악기부터 챙겼다. 99년 밴쿠버로 이민 온 이후에도 임현정씨의 연주는 계속됐다. 장학생으로 맥길대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저보다 연주실력이 뛰어난 친구들이 많다는 걸 대학교에 들어가서야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큰 충격이었지요. 좀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됐습니다.”

몬트리올에서 혹독한 수련 과정을 마치고, 임현정씨는 밴쿠버로 돌아왔다. 동부에서 활동하게 되면 연주자로서 더 많은 기회를 접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UBC를 선택했다. 또 다른 꿈을 위해서다.

“꿈이 좀 거창한 것 같아요. 음악재단을 설립하 것, 이것이 제가 품은 최종 목표입니다. 재단을 통해 좀 더 많은 친구들, 열정과 재능은 충분한데 형편상 음악을 가까이 할 수 없는 친구들을 가르치고 싶어요.”

교육에 대한 그녀의 관심은 남다르다. 지금도 레슨 교사로서 많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제 실력도 점점 늘고 있다는 걸 느껴요. 무엇보다 학생들이 좀 더 훌륭한 연주를 하게 됐을 때, 그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큰 기쁨이고 보람이죠.”

임현정씨에게 있어 음악은 누군가에게 잘난 척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 듯 보였다. 음악을 통해 기쁨을 만들고 그 즐거움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 이것이 그녀가 ‘음악교육자’로서 꿈꾸는 세상이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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