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봉 (사)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섬들은 서로 신호를 보낸다
멀리 떨어진 섬들은
큰 물고기 소리 닮은
고동을 울리고
이따금 연락선이 들리는
잿빛 기슭 섬은
일정하게 쉬었다
숨소리 가쁜 신호를 보낸다
철없이 붙어선 섬들은
청수초 미끈대는 어깨를 비비며
마냥 알 수 없는 타령이다
섬
파랗게 질려 서 있는
외딴 섬
오롯이 자리를 지킨다
말 없던 님이 찾아올 때
그곳에 있어야 한다
파도에 밀리며 멍이 들고
울며 나는 바다새의 쉰 소리에
흐려진 하늘에 낡은 깃발을 흔들고
섬 속에 갇힌 섬은 울컥 피를 토한다
아니
내 자리다
찾을 임이 멀리 지나도
손들어 부를 수 없다
영 오지 않아도
한 뼘도 움직일 수 없다
섬 속에 갇힌 섬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김석봉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