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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이 세상 모든 자식들을 위해스스로 길이 되고자낮게 아주 낮게엎드리고 또 엎드린다천개 만개의 생각으로 우리를 키우시고손가락 열 개로 작은 세상을 만들어 주시고그리하여 아무것도 아닌 것에 이르러엉엉 울어보는 어머니어디를 건드려도 젖은 눈물이 되는어머니 어머니요람에서 걸어 나와어느 날 측백나무 허리 둥치만큼훌쩍 커버리면어느새 우리는 집을 떠날 때가 온 것이다어머니의 유리창에보고 싶다고 그 얼굴을...
김영주
서론-‘이별’이라는 메타포를 갖고 가출한 아내를 추적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소설이다. 이별 여행을 통해 과거의 아성은 거두어 내고 새로이 자각하는 것이 전체 내용이다. 독자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 작가의 시점으로 서술했다. 나는 화자가 직면한 상황을 어떻게 고뇌하고 어떤 식으로 해결할지가 궁금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주관적 성장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줄거리- “나는 지금 뉴욕에 있어요. 더 이상 나를 찾지 마요. 만나봐야...
이명희
영원히 너를 품고 싶었는데그렇게 빨리 하루 봄볕에 스쳐 지나갈 줄어리석어 진작 알지 못했다피고 지고 왔다 가는 모든 것어떻게 사람의 얕은 잣대로그 아름다움의 깊이를 잴 수 있을까너는 봄꽃보다 아름다운 그림자로내 가슴 온통 물들여 놓고 가버린진정 나만의 사랑이었다매정한 세월에 떠밀려 잊혀간눈물 젖은 너의 미소가 아픔 되어이 봄날 환희에 벅찬 꽃들의 외침마저외롭게 만드는구나이 세상 어디에서 너만의 꽃을 피우려고몸부림치고...
김만영
무지개 실은 배 2022.05.09 (월)
 ‘아호’를 하나 갖기로 하였다. 오래전부터 큰 숙제처럼 여겨지던 일이었는데, 유독 금년 들어 그 욕망이 간절해져서 시간이 날 때마다 옥편을 들여다보거나, 좋은 호를 가지신 분들, 특별히 문인들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는 자신을 만나곤 하였다.   사실, 십대 홍안 시절 고교 문예반의 단짝 친구 셋이서 장난 삼아 호를 지어 나누어 가진 일이 있다. 글’翰’자 앞에 아침 ’朝’, 지혜 ’智’, 사랑할 ’慈’를 붙여서 각자가 아침 같은...
霓舟 민완기
단추를 달며 2022.05.09 (월)
사위의 양복 단추를 달며 돋보기를 꺼내 쓰니바늘귀에 실을 꿰어달라면찌푸리던 미간이 울먹거린다가신 지 오래숨결 묻어나는 것 전혀 없어도 불쑥불쑥 빙의하는 시어머니 불혹에 홀로 백일 된 아들 고이며  부엉부엉 지새우는 밤 한숨 타래로 바느질하던 심경더듬더듬 알아가는 시간 어머니저는 늘 푸른 소나무일 줄 알았습니다 침침한 안경알 너머로뭉개진 젊은 날이 스치고핏대 푸른 손가락 붉은 눈물방울로 추억을...
임현숙
염소의 순애보 2022.05.09 (월)
 동물도 부부사이를 아는가? 취미로 짓는 농지 일부에 블랙베리 등 잡초가 많이 자라 동물을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금부터 약 10년 전 한 쌍의 염소를 가축공판장에서 사왔다. 약 5년 지나자 어미와 새끼를 합쳐 25마리까지 불어났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고 했던가? 개체수가 많아지니 이런저런 문제로 취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15마리 정도는 염소 울타리가 그런대로 수용할 수 있었으나 그 이상이 되니 울타리가 좁아 울타리...
한승탁
자작소묘 2022.05.03 (화)
가을걷이가 끝난 강원도 어느 산골의 11월 끝자락은 피안의 세계에 들어 온 듯 순례자들의 종착지였다. 손을 내밀면 바람이 잡힐 것만 같고 저 산등성을 넘으면 그리운 이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발걸음은 이내 빨라지기 시작했다. 사각거리던 속닥거림도 연노랑 물결도 언제인 듯 사라지고 초연히 그네들끼리 서 있었다. 11월을 대표 하는 건 분명 자작이라고 단정했던 나는 마음이 조급해 지거나 휑해질 때마다 그들을 찾아가 은둔의 시간을 보냈다....
자명
산을 오르며 2022.05.03 (화)
나를 부르고 있습니다.쭉 뻗은 소나무와 늘어진 삼나무가지의 목향을계곡 저편에서 바람으로 내게 보내면서.그 바람에 몸을 싣고 이생의 모든 짐을 떨쳐 버리고 나를 오라 부르고 있습니다. 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습니다.질긴 정은 나를 꼭 붙들고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지 자꾸 기억 뒤편을 돌아보라 하고 있습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를 마음은 나를 놓아주었다 붙들었다 하면서 바람을 이기고 견디며 조금만 참으라 하고 있습니다...
송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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