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삼세판
두 번 먼저 이기면 게임 끝
내 어릴 적 한때
가위바위보
나는 시퍼렇게 날 선 가위를 냈지
그는 부서지기 싫어하는 바위를 내밀었다
내 젊은 날 한때
가위바위보
나는 유품(遺品)으로 접어뒀던 보자기 하나 판 한복판에 깔았지
그는 벼랑 끝에 선 바위 하나 뽑아서 판 모서리에 내동댕이쳤다
내 초로(初老)의 한때
가위바위보
나는 아랫마을 고물상에서 산 녹 쓴 가위를 내밀었지
그는 어느 패장(敗將)이 버리고 간 단도(短刀)같은 가위를 던졌다
딱 한 번 더
그는 승부욕에 통 큰 놈이었지
밤, 느닷없이 내리는 밤
달빛, 출렁대다 잠이든 달빛
달빛아래, 길 위에 그림자 하나
바람 지나간 자리인데
가위바위보
나는 가위를, 그도 가위를
나는 바위를, 그 역시 바위를
나는 보를, 그 또한 보를
가위, 바위, 보.
두 번 먼저 이기면 게임 끝
내 어릴 적 한때
가위바위보
나는 시퍼렇게 날 선 가위를 냈지
그는 부서지기 싫어하는 바위를 내밀었다
내 젊은 날 한때
가위바위보
나는 유품(遺品)으로 접어뒀던 보자기 하나 판 한복판에 깔았지
그는 벼랑 끝에 선 바위 하나 뽑아서 판 모서리에 내동댕이쳤다
내 초로(初老)의 한때
가위바위보
나는 아랫마을 고물상에서 산 녹 쓴 가위를 내밀었지
그는 어느 패장(敗將)이 버리고 간 단도(短刀)같은 가위를 던졌다
딱 한 번 더
그는 승부욕에 통 큰 놈이었지
밤, 느닷없이 내리는 밤
달빛, 출렁대다 잠이든 달빛
달빛아래, 길 위에 그림자 하나
바람 지나간 자리인데
가위바위보
나는 가위를, 그도 가위를
나는 바위를, 그 역시 바위를
나는 보를, 그 또한 보를
가위, 바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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