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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신음 2023.07.31 (월)
바다는 회한의 바람 소리를 넘어끝없이 밀려온다크고 검은 파도를 만들며첫 마음을 준 빛의 약속을 찾아폭풍 속 회오리를 넘는다해안은 긴 여정의 귀착크고 힘찬 마지막 역진그리고 찾아오는 갑작스런 흰 거품들번지는 그 하얀 선을 넘지 못한 바다귀착의 혼돈에 서버린 욕망의 굴욕운명처럼 가로선 하얀 선, 네 앞에서모든 것을 내려놓고욕망의 끝자락에서땅속을 흔들며 구르며끝 없이 신음한다금단의 하얀선 앞에서.
김석봉
캐나다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하려고 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조언이 방 또는 물을 파는 장사를 하라는 것이었다. 즉, 술을 파는 바(bar)가 있는 호텔을 하든지, 아니면 또 다른 물인 기름을 파는 주유소를 하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시작한 사업이 술을 파는 바가 있는 호텔이었다. 이야기에 앞서 일단 여인숙부터 호텔까지, 그 명칭을 간단히 정리해 볼까 한다. 한국에서는 여인숙, 여관, 모텔, 호텔 등, 그 명칭에 따라 대충 시설 정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박정은
Welcome back home! 2023.07.31 (월)
   매년 휴가의 대부분은 한국에 계신 어머님을 방문하는 데 사용한다. 이민을 오면서 동생 가족과 함께 사시는 어머님은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9 남매의 장남인 아버님은 내가 다섯 살 때 갑자기 돌아가셨다. 어머님은 시 부모님을 모시고, 네 명의 출가 전인 고모들과 삼촌들과 함께 살며 출가시키셨고, 우리 3 남매를 키웠다. 그리고 또 작은아버지의 세 명의 자녀를 고등학교까지 키우셨다. 우리 집은 늘 북적였다. 어머니는 손님 아닌...
박광일
짬뽕 2023.07.31 (월)
짬뽕이 먹고 싶었는지짜장이 먹고 싶었는지확실하지 않았지만소풍 가기 전날 설렘처럼, 만남이 설레었다메뉴판을 보며 훅 올라 오는 부담짬뽕 짜장 하나 먹는데, 웬 부담 하면서도제천 역전 귀퉁이, 아이스 바로 만든 발 출입문 중국집엄마 손잡고 들어가 짜장 곱배기 시켜입에 검은 분칠하며 짜장면 처음 먹던 날엄마도 먹어봐됐어 엄만 괜찮아 하곤뜨거운 보리차 한 잔을 다 마셨지짬뽕도 친구가 나눠 준 간 짜장 조차 생각보다 맛이 없어메뉴 판...
전재민
들꽃 사랑 2023.07.24 (월)
바람이 어디서 오는지알 수 없어도바람이 오면잎새들이 말해 주리라땅속 씨앗들이하늘을 향해 누워꿈을 꾸듯누군가를 그리워하며하늘의 향기가 된 들꽃들이풀잎 이슬로 나를 깨운다어떤 언어로도길들여지지 않은 사랑이여우리가 안고 가야 될기쁨과 희망절망과 눈물 까지도은총인 것을들꽃들이 작은 얼굴로상큼한 향기를지닐 수 있는 것은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봉란
나의 씨밀레 2023.07.24 (월)
 내게는 석 달여 남은 올해가 가고 새해가 되어 연초록빛의 귀여운 새싹이 움틀 무렵이면 아흔 살이 되는 친구가 있다. 내가 1960년생이니 33년생 내 친구와는 무려 스물일곱 살 차이가 난다. 스물여섯 나이 차의 큰아들이 있으니 그 친구는 내게 엄마뻘인 셈이다. 그래도 우린 친구고 자매라고 다른 이들에게 소개한다. 우리의 만남을 주선한 이는 예수님이다. 나는 교회에서 ‘Usher’로 봉사하고 있는데, 예배 본당 입구에서 주보를 나눠주며 자석...
예함 줄리아 헤븐 김
오카나간의 추억 2023.07.24 (월)
  작년 여름 휴가철에 두 아들이 주말 휴가를 제안해서 모처럼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COVID19로 인해 많은 사회적 제약을 견뎌내고 다행히 아무런 탈 없이 지내 온 것에 감사했다.  맏아들은 회사 일로 뉴욕에 출장을 다녀오는 길이라서 저녁 늦게 도착하여 하룻밤 지내고 아침에 함께 떠날 계획이었다. 단 네 식구만의 움직임이라 기대가 컸다. 새벽에 아들이 서두르며 나가려 하기에 웬일이냐고 물었더니 밤중에 메시지를 받았는데 회의에...
김진양
달하고 나하고 2023.07.24 (월)
무던하기로달만한 이가 있을까둥글게 살려거든하려고 애쓰지 말고 듣기만 하라네바라보다 멍드는 것이 사랑이라고핏물 고여 응어리진 한으로네 마음에 빛 들기를 조아리다삭아지는 동그라미하루가 일그러졌다고 슬퍼하지 말자가슴이 빠개질 즈음 태양이 오시고그날은 빛과 같이 걷는 날절름발이 아픈 상처 다 털고온 것처럼 또 가면 되는 거야속 없이 둥글게 그렇게그럼 다시 올 수 있는 거야달은 도란도란나는 끄덕끄덕
한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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