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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배우게 된 것은 북한 어린이들을 도우라는 뜻”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2-31 00:00

이웃을 돕는 사람들(4) 퍼스트 스텝스 설립자 수잔 리치씨 加 한국어 통역관에서 북한 어린이들의 어머니로

퍼스트 스텝스의 뉴스 레터와 콩 우유를 마시는 북한 어린이들이 사진.

지난 2006년 APEC 정상회담 당시 캐나다 스티븐 하퍼 총리와 한국 노무현 대통령의 만남이 있었다. 그보다 훨씬 전인 2001년 2월, 캐나다와 북한의 정식 수교 협정이 있었다. 이처럼 한국과 캐나다의 외교 역사를 새로 쓰는 곳에는 항상 캐나다 정부의 한국어 통역관, 수잔 리치씨가 있었다. 한국과 캐나다를 잇는 교량을 넘어 굶주리는 북한 어린이들의 어머니로서 퍼스트 스텝스(First Steps)를 통해 일하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북한과 수교 후 ‘퍼스트 스텝스’ 설립

지난 2001년은 그녀에게 있어서도, 그녀의 자선 단체인 ‘퍼스트 스텝스’에 있어서도 잊을 수 없는 해이다. 북한과의 정식 수교 협정을 위해 캐나다 정부와 함께 북한에 방문한 그녀는 함흥에서 굶주린 갓난 아이와 어머니를 만나게 됐고, 그 만남 이후 그녀는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 상태가 심각하며 절실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1년 후인 2002년, 그녀의 의지와 많은 사람들의 협조 속에서 굶주리는 북한 어린이들을 돕는 자선 단체 ‘퍼스트 스텝스’가 설립됐다. 이러한 ‘퍼스트 스텝스’의 첫 걸음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첫 사업이었던 이유식 보내기는 비싼 이유식 원가로 인해 북한의 수요를 충족할 수 없었고, 물을 필요로 하는 이유식 특성상 척박한 북한 지리와 맞지 않았다. 단체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콩 우유 사업을 구상했고, 2003년부터 북한에 콩 우유 설비를 설치, 공급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기계와 콩의 수송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기계의 전기 사용량이 적고 단시간에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은 지금까지 단체가 콩 우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콩 우유 기계로 어린이 5만명 먹여

북한 어린이들의 ‘파란 눈의 어머니’ 수잔 리치씨는 웃지도 못하던 북한 어린이들이 콩 우유를 마시고 뛰어다닐 수 있게 된 모습을 볼 때마다 벅찬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퍼스트 스텝스’는 북한의 형제산을 시작으로 강원도 원산, 남포의 세 곳에 콩 우유 기계 설비를 설치, 매일 5만 명의 북한 어린이들에게 영양가 높은 콩 우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04년부터는 산모와 영아에게 철과 엽산을 공급하는 복합미량영양소 사업을 시작, 북한의 각 보건소에 약 5만 톤의 영양소를 보내 일주일에 한번 산모와 영아에게 배급하도록 하고 있다. 불과 1년 전에는 웃지도 못하던 아이들이 콩 우유를 마시고 뛰어다닐 수 있게 된 모습을 볼 때마다 벅찬 보람을 느낀다는 그녀는 이 사업이 절대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재정 지원을 해주시는 분들, 우리의 사업을 다른 곳에 소개하시는 분들, 어린 아이들만으로 구성된 우리의 또 다른 단체 ‘피터 파츠’의 활동, 밴쿠버 각 지역에 설치된 모금함에 모금을 해 주시는 분들, 서로서로에게 우리 단체에 대해 알리는 자원봉사자까지, 이 모든 분들이 계시기에 지속적으로 북한 어린이들을 돕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겸손함이 묻어나는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단체와 사업에 대한 그녀의 깊은 애정을 보여주었다. “저는 방북 경험이 있고 한국말도 할 수 있지요. 북한의 굶주리는 어린이들을 도우라는 뜻에서 제게 부여된 능력과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또한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더 큰 한 스텝을 위하여

현재 콩 우유보다 영양가 높고 전기 동력이 필요 없는 염소 우유 사업을 구상 중인 그녀가 바라는 것은 소박하다. “더 많은 분들이 북한 어린이들의 상태와 우리의 활동에 대해 아셨으면, 그래서 더 많은 북한 어린이들이 영양 결핍 상태에서 벗어나고 더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도와줄 수 있다면 하는 바람뿐 입니다.”

‘퍼스트 스텝스’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친구에게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 실조 상태와 우리 단체의 활동에 대해 알리는 것이라던가, 우리의 홈페이지가 적힌 책갈피를 오리거나 하는 작은 도움들이 쌓여 더 큰 도움들을 이끌어 내는 것이지요.” 이어 그녀는 ‘아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알수록 더 큰 한 발을 내밀 수 있는 것입니다.”
캐나다 정부의 한국어 통역관 수잔 리치. 북한 어린이들의 ‘파란 눈의 어머니’인 그녀의 애정과 열정이 한국과 캐나다의 관계, 나아가 북한 어린이들의 미래를 환하게 비추고 있다.

퍼스트 스텝스 후원정보 www.firststepscanada.org
문의 (604) 732-0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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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리치씨는…

수잔에서 따 온 이름 ‘수정’과 리치에서 떠올린 성 ‘이’인 한국 이름 ‘이수정’. 직접 한국 이름을 지었을 만큼 한국어에 능통한 수잔 리치씨는 상당한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다. 대학 강단에 서던 선교사 아버지를 따라 9살의 나이에 한국 땅을 처음 밟았고 고등학교 때까지의 학창 시절을 한국에서 보내며 한국어와 문화를 익혔다. UBC에서 아시아 문화를 전공한 후 한국문화진흥협회에서 제공하는 펠로십을 통해 다시 한국을 방문한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 대학원에 합격했다. 예상치 못했던 통번역 공부는 대학시절 밴쿠버 한인들과 캐나다 정부 사이에서 통역을 하던 경험과 함께 그녀가 캐나다 정부의 한국어 통역관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캐나다 정부에서 통역 제의가 올 때마다 프리랜서 형식으로 일을 맡는 그녀는 통역이 상당히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인턴기자(이화여대 언론정보) red-bell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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