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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탕 꼬리곰탕 맛 ‘콕’ 집어 냈시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1-16 00:00

미선래

음식점 취재를 다녀 올 때마다 두루 맛있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두루 맛있다는 말이 자칫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는 말로 역해석 될까 어휘 선택에 고심하게 되는 집이 있다. 한식당 미선래를 다녀온 다음에도 이런 고민에 빠졌다가 결론을 내렸다. 첫째 달콤한 양념에 잘 재운 통갈비, 둘째 갈비집에서 빠질 수 없는 갈비탕, 꼬리곰탕, 셋째 가격과 저렴함으로 승부하는 콤보 세트. 선택해 놓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참 탁월한 선택이다. 강한 불에 재빨리 뒤집지 못해서 숯불에 까뭇하게 타버린 귀퉁이 잘라낸 고기까지 먹고도 아쉬웠던 통갈비 맛을 떠올리며 그 기억 속으로 출발!

■ 뭬야?

이런 집이 있다. 누구는 맛있다며 깜빡 숨 넘어갈 듯 칭찬하고, 누구는 평가조차 거부하며 ‘에이~’ 하면서 고개를 돌리고 마는 집. 차라리 전자든 후자든 일관성이 있으면 판단하기가 편할텐데, 그것도 같은 사람이 한번은 전자였다가 또 한 번은 후자로 등장할 때는 참 대략난감 하다. 
그런데 멀리 동남쪽 화이트락 시민(?) 어떤 이는 ‘한 번은 맛있고, 한 번은 맛없어 삼 세판 먹어 본 다음 판단하리라’ 마음먹고 찾았더니 이번에는 또 맛 있더란다.
‘뭬야?’
다행히 그들 모두의 추천메뉴는 통갈비와 갈비탕, 꼬리곰탕. 그리고  ‘푸짐하고 저렴하다’는 의견에 일치를 보였다.
한식당 ‘미선래’를 추천한 사람은 대학생 박경준군과 뉴웨스트민스트에 사는 주부 세 사람이다.

■ 킹스웨이에서만 16년 고참

한국회관 9년, 미선래 8년. 킹스웨이에서 한식당을 처음 시작한 지 올해 만16년이 되었다는 주인 류태수씨. 지금 자리에서만도 8년을 운영하며 음식점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중에서도 베스트다. 그런데 최근 어떤 사건이 있어 요즘 손님들에게 미안해서 ‘죽을 지경’이라며 억울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사연인즉, 두달 전 같은 건물에 세 들어 있던 캐네디언 클럽이 부실한 운영으로 문을 닫으며 주류 허가가 취소되면서, 애꿎은 ‘미선래’ 주류판매 허가까지 취소되었다는 것. 곧 다시 나올 예정이긴 하지만 단골 손님들에게 잠시라도 불편을 주는 것 같다며 속내를 털어놓는다.  
‘류’씨와 ‘이’씨 집안이 한 핏줄은 아니지만 같은 민족으로 함께 억울함 삭히느라 냉수 들이킨 다음,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아르바이트생을 잡고 물었다.
“그래서 손님이 ‘뚝’ 끊겼으?”
“아뇨. 저녁마다 갈비 손님들이 꽉꽉 미어터지는데요.”
칫. 부자가 더 무섭다더니 손님 많은 집에서 괜한 엄살 떨어, 상관없는 남의 억장만 들쑤신 게다. 한국인이라면 그렇게 마음속까지 홀랑 뒤집어 숨김없이, 꾸밈없이 드러내는 소박한 주인아저씨.
추천인들과 아르바이트생 여론 수렴한 메뉴를 토대로 주문을 했다. 가만히 들여다 본 주인아저씨 한번 ‘빙긋’ 웃더니 ‘알아서 가져 오겠노라’며 휑하니 가버린다.
하우~, 음식점 취재 54회째 드디어 지면 기획의도 개의치 않는 배짱 좋은 주인이 마음대로 내 놓는 메뉴 맛보게 되는가 했다.
이후 정말 그가 ‘알아서’ 내 놓는 메뉴들이 줄줄이 나왔다. 자리를 털고 일어 설 때까지 주인 아저씨 ‘코 빼기’도 내 비치지지 않는 걸로 봐서 꼭 홍보용으로 이용하겠다는 치밀한 계산이 있어 보이지는 않고, “주방경력 16년 차 전문가인 내 선택에 맡겨라”는 암시인 듯 했다.
어느 분야나 전문지식이 시간이 쌓여 만든 ‘노하우’를 당해 내지 못하는 법. 주인의 선택을 믿고 기다렸다.

◇ 외부인 없이 아버지인 류태수씨와 딸, 부인이 주방을 지키고 있는 ‘미선래’에서는, 통갈비, 갈비탕, 꼬리곰탕, 콤보세트 하나면 행복한 외식에 두둑한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아, 청결! 주방 안의 청결함도 이 집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점이었다. 지금 자리에서 8년째 운영하고 있다는데 주방 바닥이 며칠 전 개업한 집 마냥 반짝반짝 빛이 날만큼 깔끔하다.

■ 꼬리곰탕에서 풀린 의문

추천인들의 한결같은 추천이유는 푸짐하다는 것. 그래서 마음 풀어헤치고 한 그릇 먹고 나면 기분이 좋아 진다는 말이었다. 이런 집을 중국인, 캐네디언들이 또 놓치지 않는다. 낮에는 또 이 갈비탕과 꼬리곰탕을 찾는 주부들로 가게가 가득 찬다. 
갈비탕을 시켰는데 큼직한 돌솥에 꼬리곰탕까지 나왔다. 정말 뽀얀 국물이 그득하게 나온 1인분이 2인이 먹고도 남을 푸짐한 양이다. 고기는 알버타 산이냐 산지 들먹이며, 빙빙 돌려 말하지 않아도 바글대며 끓는 곰탕이 이렇게 말한다. 
“먹어보면 맛을 알지?”
음식은 너무 차갑거나 뜨거울 땐 맛이 느껴지지 않는 법. 뚝배기 안에서 바글바글 끓어 오르는 꼬리곰탕 그릇을 빤히 들여다보며 한 김이 빠져나가길 기다리는데, 아르바이트생이 쏭쏭 썬 파를 더 가져오더니 살살 얹는다. 깐에는 자기가 일하는 집의 음식이 좀 더 예쁘게 나왔으면 하는 바램인 듯 하다. 어린 나이에도 주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귀엽다. 그래서 더 예쁘게 잘 찍어야지…… 괜한 부담감이 팍 온다. 
경우가 조금 다르긴 해도 음식점에서 음식 맛이 어디 꼭 주방에서만 나오랴. 손님을 위한 직원의 작은 친절과 정성이 조미료 열 스푼과 맞먹는다.
살짝 식혀 위에 응고된 윗물을 걷어내고 떠 올린 육수가 뽀얗고 진하다. 영양과 맛이 그득해 보이는 푸짐한 꼬리곰탕. 갈비탕만 주문했음에도 왜 주인은 꼬리곰탕까지 내왔을까 하던 의문 하나가 금세 풀렸다.  

■ 통갈비, 갈비탕, 꼬리곰탕으로 귀결

갈비탕을 먹을 때 사람들은 대개 ‘국물이 거무튀튀하다’ 혹은 ‘누린내가 나거나 기름이 둥둥 뜬다’ 또 ‘고기가 너무 질기다’는 것에서 불만을 터뜨린다.
이런 염려, 미선래를 찾으면 ‘쏙’ 들어간다. 좋은 갈비로 핏물을 빼고 푹 고아 만든 갈비탕 꼬리곰탕은 맛과 양, 어느 것에서도 당당하게 이름값을 한다.
통갈비는 2인 분에 큼직한 갈비가 다섯 대. 양념에 어찌 재어 나왔든 물어보지도 않았다. 싱싱하고 질 높은 소고기가 넘쳐나는 캐나다에서, 좋은 갈비를 경쟁적으로 내 놓는 밴쿠버 어느 음식점인들 갈비 맛이 떨어질까. 그러나 통갈비와 양념 갈비는 갈비양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긴 한다. 이 집에서는 고기 원래의 고소함을 즐기고 싶다면 생갈비이지만 부드럽고 맛있게 술술 넘어가는 맛을 원한다면 단연 통갈비다. 콤보를 시키면 이 통갈비에 닭고기, 돼지고기, 불고기, 홍합, 맛살, 새우…… 만두와 빈대떡, 보쌈김치까지 나온다. 물론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
갈비에 딸려 나온 보쌈김치는 겉 잎에 동그랗게 쌓여 나온 속을 살살 해체 했더니, 대추와 잣으로 정성껏 담궈 낸 흔적이 또 눈에도 보인다. 밑반찬으로 나온 것들 가운데는 아주 맵지도 짜지도 않은 양념게장이 눈에 띈다. 혹여 생으로 만든 이 양념게장이 미덥지 않은 사람은 고기를 굽는 불에 살짝 구워 먹어도 좋겠다. 

*영업시간  
    11:00 am ~ 10:30 pm
*주소   6669 Kingsway, Burnaby
*문의   604-434-7133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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