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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유일한 보드동호회 '밴쿠버 조폭'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1-30 00:00

눈 오는 밴쿠버의 밤! 잠 못 드는 이들. “같이 사자 그러면 싸다. 같이 타자 그러면 재미있다. 장비만 산다고? 그러면 오지마!”

함박눈이 이틀 동안 쉬지 않고 내리면서 본격적인 밴쿠버의 백색 겨울이 시작되었다. 제법 매서운 눈발이 옷깃을 파고 들어 몸을 움츠린 주말, 기대와 흥분으로 잠 못 든 사람들이 있다.

“같이 사자 그러면 싸다. 같이 타자 그러면 재미있다. 장비만 산다고? 그러면 오지마!”

슬로건이나 모임 이름이 몹시 튀는 곳, 밴쿠버에서 유일한 스노우보드 스키 동호회 ‘밴쿠버 조폭’ 일명 밴조폭(cafe.daum.net/vanmob)회원들이 그들이다.

국제스키강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속해 있지만 엄격히 구분하면 스노우보드 동호회다. 주 회원 층이 20대로 피 끓는 젊은 그들도 ‘외로워서’ 뭉쳤다고 한다. 요리 솜씨 있던 한 여학생이 담근 김치를 재료비만 주고 구매하던 유학생끼리 ‘스노우보드’라는 공통분모를 두고 온라인 카페를 열어 처음 시작 된 이 동회회는 현재 가입회원 1만 명을 육박하고 있다. 이들 중 장비와 시즌권 공동구매를 하고 주말마다 함께 설원을 누비는 적극적인 오프라인 회원 수 만도 1백 명이 넘는다.

회원 대부분 유학생과 어학연수생이지만 조기유학 온 초등학생과 40대 중반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그러나 이름대신 닉네임을 부르고 서로의 생일 축하파티를 열어주며, 비교적 나이든 회원들도 대접 받기보다 ‘어린 선생님’들의 열성어린 강습에 맛있는 밥으로 답례를 하는 등 어느 동호회보다 회원 사이가 살갑다. 이처럼 연령대가 다양한 사람들이 가족처럼, 친구처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공통된 즐거움인 ‘스노우보드’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기 때문이다.

“처음 스노우보드를 타다가 넘어지면 엉덩이를 백대 두들겨 맞은 것 만큼 아프고,  이탈되는 스키와 달리 두 발이 묶여 불안하지만 조금만 익히면 더욱 자유스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별한 형식이 없어 더욱 자유로운 만큼 일탈의 성향을 갖고 있죠. 어떤 운동보다 회원들과 무리가 되어 함께 타는 즐거움이 큽니다. 못 타는 사람은 잘 타는 사람을 보는 그 자체로도 짜릿한 스릴이 있죠.”
이 모임을 4년째 이끌고 있는 ‘jin’씨는 회원들 사이에서 이름보다 ‘행동대장’이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하다. 깎아지른 듯 내리막을 달리며 공포에 가까운 속도감이 주는 두려움 속에서 느끼는 짜릿한 스릴을 더 많은 사람들과 즐기기 위해 비싼 장비와 시즌권 공동구매를 주도하고, 차가 없는 회원들은 카풀을 연결해 회원들의 편의와 경비 절감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해마다 시즌이 되면 모든 걸 제쳐두고 스노우보드 에 매달리는  운영자와 역할분담을 통해 그 모든 일을 진행해나간다.

이들은 일부에서 공동구매를 빙자한 상업적인 모임이라는 소문에 대해 ‘하얀 눈 만 보면 미치는’,’설질 (雪質)’에 죽고 사는’순수한 동회회라고 한마디로 일축한다. 이런 수수성을 강조하기 위해 “장비만 공동구매 하려는 사람은 오지 마라”는 다소 과격한 슬로건을 내걸었다고 설명한다. 동호회명도 스노우보드의 과격하지만 자유로운 느낌을 살린 개성 있는 이름을 찾다가 떠올린 이름이며 특수세계(?)와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며 웃는다.

올 시즌기간은 주말마다 사이프러스(Cypress), 그라우스(Grouse), 위슬러(Whistler) 스키장을 번갈아 다닐 예정에 있다. 회원들은 초보회원과 짝을 지어 기초 강습을 하고, 초보자들이 연습하는 동안 보딩 후, 다시 보충연습을 한 다음, 본격적인 보딩에 들어가는 순으로 함께 한다. 이 시간이 개인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보통 20대라면 30분, 30대 40대도 두시간을 넘지 않는다는 것.  누군가 카페에 올린 격려 메시지 ‘못 생겨도, 못 타도 탈 수 있다’는 글처럼, 누구나 결국에는 잘 탈 수 있으며, 요즘같이 눈이 펑펑 쏟아진 후에는 얼굴로 넘어져도 아프지 않아 초보자들이 배우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만약, 무료강습에 부담을 느낀다면 정모에 참석해서 맛있는 밥 한끼 사면 미안함은 고마움과  ‘the same’.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가입문의/778-322-6285,778-858-9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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