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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직업현장의 장애인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5-25 00:00

얼마 전 챕터스에서 ‘특별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참고서 코너를 두리번거리던 중 한 무리의 한인 고등학생들이 필자에게 다가와 공손한 자세로 어떠한 교과서가 좋은 지 물어보았었다. 그들의 뭔가를 배우려는 자세는 당시의 필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었다. 그러나,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필자에게 보였던 모습과 모순적인 그들의 어떤 행동은 필자의 얼굴을 잔뜩 찌푸리게 만들었다. 당시 챕터스 카운터에는 화상으로 인해 양 손이 뭉그러진 한 어린 종업원이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그를 보며 ‘애자(장애자)가 일은 해서 뭐하냐’, ‘손이 웃기게 생겼다’ 는 말투로 그를 조롱했던 것이다. 그 조롱을 분위기상으로 어느 정도 알아듣는 듯한 장애인 종업원이었지만 애써 무시하고 일에 집중하는 모습은 필자에게 무척 대견스러워 보였다.

캐나다 정부는 1867년에 설립된 국가 헌장 이래 ‘Affirmative action’ 프로그램을 국가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Affirmative action’ 프로그램이란 어느 직업 분야든 인종, 색깔, 종교 등의 소수 무리들을 적극 참여, 직종 내 인원을 형평성 있게 전체 인구에 비율을 맞춘다는 것이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이라면, 이 비율에는 장애인들도 포함된다. 따라서, 어느 직업의 형태이든 장애인들이 당당히 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인 캐나다 회사는 채용 시기에도 일반인과 장애인을 절대 차별치 않는 데, 일할 자격 및 의지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현지 장애인들 또한 어디서나 일반인과 다를 게 없는 대우를 받는다. 정상과 장애의 구애 없이 오로지 자신의 능력과 경험만으로 그들은 평가 받아왔고, 누구나 할 것 없이 사회 생산 활동에 참여할 공평한 기회를 받는다. 모두가 차별 없이 수고를 하면 칭찬을 받고, 실수를 하면 처벌을 받는 데, 이 점은 숨겨진 후진양성의 기회를 증진시키는 국가적인 이익이기도 하다.

대조적으로, 국내에는 사회적으로 장애인들의 일하는 모습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그들은 오로지 우리의 편견에 의해, 일방적으로 멀리 되거나 조롱을 당하는 대상으로 그려지기 쉽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사회의 한 구석에서 ‘왕따’ 취급을 받으며 무시당한다.

얼마 전 읽었던 한 국내 언론의 “정부는 장애인 고용 장려금 줄이고, 기업은 장애인부터 해고” 라는 헤드라인이 필자의 관심을 끈 적이 있다. 근래에 들어 장애 복지 및 취업 마련이 체계화된다지만 우리 나라의 경제 성장에 비하면 너무나 열악하다. 또한, 우리 사회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아직 차갑기만 하다. 그러한 편견 어린 시선은 그들의 발전성을 져버리고 우리가 속한 사회의 다양성과 민주화를 무시하는 후퇴적 결과를 가져온다. 무조건 냉정히 대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관심과 합당한 정책으로 그들이 일반인과 똑 같은 ‘평범한’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이유 없이 천대 받고, 겉으로만 평가 받는 국내 장애인들에게는 사회의 생산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매우 드물다. 허나, 팔 다리가 불편해도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직종은 분명히 있다. 또한, 현재 활발히 생산 활동에 참여하는 일반인도 훗날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될 수 있고, 현재 우리가 그들에게 보내는 시선이 곧 미래의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받을 시선이 될 수 있다.

서론에서 언급했던 조롱 사건 이후 필자는 조심스럽게 그 어린 장애인 종업원에게 다가가 대신 사과의 말을 전했다. 대화 중에 필자에게 남겼던 그의 생각은 필자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과 나는 다른 게 아무 것도 없어요. 다만, 당신들의 사회가 만든 편견이 나를 다르게 만들죠.”

/조진형 인턴기자 UBC 정치학과 2학년 eric_jin2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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