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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목이 마릅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4-18 00:00

두 아들을 키우던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작은 아들이 아버지의 재산 중, 자기 것으로 물려줄 정도의 재산을 요구하여 먼 나라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몇 날을 버티지도 못하고 모든 재산은 탕진되고 말았습니다. 작은 아들은 인간 이하의 생활을 경험하면서 아들의 신분이 아니라 종의 신분으로라도 떠나왔던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고 돌아갑니다. 신약성경 누가복음에 소개되는 '돌탕'(돌아온 탕자)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등장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은 목마름에 젖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먼저는 누구보다도 작은 아들을 떠나보냈던 아버지의 목마름입니다. 열손가락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듯이 노심초사 대문을 닫지 못하고, 작은 아들이 거주하던 방의 불도 끄지 않은 채로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목마름을 정확하게 표현할 만한 언어와 단어가 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비록 살아있는 동안에 유산을 먼저 요구했던 철없는 아들이 작은 상처를 남기고 떠났을지라도 돌아올 수 없는 세월만큼이나 깊어 가는 아버지의 목마름을 작은 아들은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큰 아들의 목마름입니다. 큰 아들의 목마름은 모든 것이 넉넉하고 풍요로워도 여전히 만족과 감사를 모르고 살아가는 목마름입니다. 가진 것에 대해 누릴 줄도 모르고, 감사할 줄도 모르고 마음의 성장이 정지된 채로 살아가는 큰 아들의 목마름은 그야말로 풍요 속의 갈증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러한 목마름을 가지고 허무한 생애를 연장해 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생각해보면 지금 현재 자기 자신이 누리는 환경보다도 훨씬 열악한 곳에서 생존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하여 부끄러울 정도로 불만족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큰 아들의 목마름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확인되는 목마름은 작은 아들의 목마름입니다. 잠시 잠깐의 현실보다는 이상(理想)에 속아서 살아있는 아버지의 재산을 요구하고 상식이하의 모습으로 아버지를 떠났지만 가진 것을 다 잃어버렸을 때에야 비로소 찾을 수 있었던 아버지 집을 향한 목마름입니다.

작은 아들은 비록 아버지의 재산을 탕진하고 당당한 아들의 자격과 신분까지도 잃어버렸지만 아버지를 향한 목마름이나마 간절했기 때문에 더 좋은 것과 더 많은 것을 다시 회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의 기자(記者) 누가(Luke)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 예수께 들은 이야기를 기록했을 것입니다. 마땅히 많은 것을 누리면서도 감사와 만족을 모르고 살아가는 큰 아들과 같은 사람들, 아직도 돌아가야 할 곳을 몰라 방황하다시피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을 묵묵히 가슴을 태우며 기다리는 아버지...

이유와 목적이 다르지만 이방의 세계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네의 초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한 목마름에 서 있습니까? 그 목마름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고 떠나 버린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자리에 서 있지는 않습니까? 아니면 지금 누리는 모든 것들이 자신의 노력과 능력으로 얻어진 것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더 많은 것을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비관적인 눈으로 만족과 감사가 없이 살아가는 큰 아들의 자리에 앉아있지는 않습니까?

혹시, 아직도 돌아가야 할 곳이 분명하지만 측정할 수 없는 알량한 자존심의 무게에 눌려 있기 때문에 무릎을 일으켜 세우지도 못하고 주저앉아 있는 작은 아들과 함께 있지는 않습니까?

결론적으로 이 이야기는 모든 목마름이 아버지 집에서 해결이 되고 있습니다. 아버지 집에서 작은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목마름도, 감사와 만족을 모르는 채 살아가는 큰 아들의 목마름도 더 이상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의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던 작은 아들의 목마름도 결국 아버지의 집에서 해결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집은 멀리 있는 것 같지만 아주 가깝습니다. 올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것 같지만 아무런 부담 없이 내려갈 수 있는 곳입니다. 좁은 것 같으면서도 넓습니다. 부족한 것 같으면서도 넉넉합니다. 초라한 것 같으면서도 화려합니다. 슬픈 것 같지만 기쁩니다. 낙심할 것 같지만 소망이 있습니다. 아버지 집에는 책망과 징계와 채찍이 아니라 위로와 회복과 보상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아버지 집은 어디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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