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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좋으면 절반은 성공”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4-13 00:00

‘킹 비디오’ 장만택씨

장만택씨는 “비디오 가게는 15년전부터 사양길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건재하다”면서 “90년 중반이후의 호황이 조만간 다시 올 것”으로 기대했다.

비디오 가게는 소자본 창업의 대표업종 중 하나로 초보자들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블록버스터나 로저스 비디오 등 대형체인 매장을 바라보면 웬지 시작부터 엄두가 나질 않는다. 동네장사로는 수익은커녕 본전도 못 건질 것 같다. 틈새시장은 있는 걸까?

캐나다 BC주 리치몬드에서 ‘킹 비디오(King Video)’를 운영하고 있는 장만택(사진, 57)씨는 한인사회 비디오 업계의 대부로 불린다. 그는 “비디오 가게는 15년전부터 사양길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건재하다”면서 “90년 중반이후의 호황이 조만간 다시 올 것”으로 기대했다.

1984년부터 비디오 가게를 운영해 온 장씨는 비디오 산업의 산 증인이다. 가정용 비디오 레코드 방식의 표준을 놓고 VHS방식과 경쟁하던 베타(Beta) 방식의 골리앗, 소니(Sony)가 패배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후 DVD가 시장의 흐름을 완전히 바꾼데 이어 차세대 DVD 표준으로 등장하고 있는 블루레이(Blue-Ray)는 제2의 호황을 가져 올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초기에는 소비자들이 고가로 구입하기보다 대여하려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점에 근거한다.

장씨는 “비디오 사업도 목이 좋으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말한다. 단골 확보가 생명인 만큼 남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며 친구처럼 대하는 것도 요령이다. ‘킹 비디오’의 단골은 500여명이 넘고 동네 꼬마들도 ‘만택’ 하면서 가게를 찾는다. 그는 무뚝뚝하고 조금은 험상궂은(?) 인상때문인지 “연체료를 꼬박꼬박 잘 낸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운영은 쉽게 보일지 모르지만 정보와 아이디어, 감각도 뛰어나야 한다. 장만택씨는 텔레비전의 연예프로그램, 각종 신문의 영화소개 내용은 빠짐없이 스크랩하고 있다. 영화에도 흐름이 있고 최신유행도 길어야 1달이면 끝이기 때문이다. 고객의 취향을 정확히 읽어내는 일은 대형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 남고 한발 앞서갈 수 있는 핵심 요인이다.

현재 광역밴쿠버 지역에서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 점포는 약 50개. 창업자금 10만달러미만 사업으로는 이만한 것도 없다는 그는 “여성의 부업으로 적합하다”면서 “킹 비디오의 한달 순수익은 4000달러 정도”라고 밝혔다.

장씨는 “이민자들이 처음 사업을 고려하면서 신중한 자세를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망설이다 원점에서 한발 자국도 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인생은 즐겁게 살려면 욕심을 버리는 일이 우선”이라고 했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취재후기]

1975년 캐나다 이민당시 장만택씨의 수중에는 단돈 30달러가 전부였다. 강원도 삼척출신으로 쌍용 등에서 회사생활을 한 그는 이민초기 편의점, 냉장고 조립공장 등에서 밤낮없이 일했다. 영어학교를 다니며 받은 보조금 일부를 고향의 어머니에게 송금까지 했다. 한국에서는 쌀을 몇 가마씩 살수 있는 돈이었다.

장씨는 “보리고개를 수없이 넘겼는데 고생은 무슨”이라고 했지만 눈가에는 살짝 이슬이 맺혔다. 해병 206기로 월남전에도 참전했던 장만택씨는 “해병정신이 알게 모르게 삶의 힘이 됐다”면서 “어떻게 버느냐 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워털루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총장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딸아이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이민 1세대라면 누구나 가슴으로 품었던 솟대 같은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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