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의 비와 쌀쌀한 기온이 지나가고 머지않아 덥고 건조한 밴쿠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밴쿠버의 기온이 치솟기 시작하면, 우리 집 정원의 꽃들은 고통을 당하기 시작한다.
어떤 꽃은 시들거나 바삭 말라버리기도 하고, 어떤 꽃은 아예 피지 않을 수도 있다. 극한 더위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뜨겁고 건조한 날씨에도 잘 자라는 꽃을 선택하면, 정원이 날씨 변화에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다.
밴쿠버의 여름에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꽃들을 소개한다. 꽃과 정원 모두가 행복한 여름을 준비해 보자.

▲ 에키네시아
◇에키네시아(Coneflower)
에키네시아는 ‘인디언의 허브’라 불릴 만큼 강력한 면역력 강화 효능과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하는 약용 및 관상용 꽃으로 정원의 최고 인기 종이다. 첫해에 뿌리가 튼튼히 자리 잡도록 충분한 물을 주고 나면, 그 후에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풍성한 꽃을 감상할 수 있다. 햇빛이 잘 드는 양지와 배수가 잘되는 흙을 좋아한다. 고슴도치나 성게를 뜻하는 그리스어 ‘에키노스(Echinos)’에서 이름이 유래했으며, 꽃 가운데가 원뿔 모양으로 뾰족하게 솟아오른 것이 특징이다. 기본 형태인 분홍색, 자주색 외에도 노랑, 오렌지, 흰색 및 화려한 겹꽃 품종(썬시커 시리즈 등)이 정원용으로 인기가 높다. 단 국화과 식물이므로 데이지, 금잔화, 돼지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발진이나 가려움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루드베키아
◇루드베키아(Black-eyed Susan)
루드베키아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국화과의 한해살이 또는 여러해살이풀로 에키네시아와 함께 정원의 대표적인 꽃이다. 한국에서는 꽃의 중심부가 원추형으로 솟아있어 ‘원추천인국’으로도 불린다. 해바라기를 축소해 놓은 듯한 화려한 노란빛 덕분에 여름철 도심 길가나 정원 조경용으로 인기가 높다. 주로 6월에서 8월 사이인 한여름에 꽃을 피우며, 30~60cm에서 품종에 따라 1m 이상까지 자란다. 줄기와 잎에 거친 솜털이 빽빽하게 난 것이 특징이다. 햇빛을 아주 좋아해 하루 종일 빛이 잘 드는 양지에 심어야 꽃이 풍성해진다. 흙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지만, 물이 고이지 않도록 배수가 잘되는 토양이 필수다. 번식력이 강해 가을에 떨어진 씨앗이 이듬해 봄에 자연적으로 발아하여 싹을 틔울 정도여서 초보자도 기르기 쉽다. 한 개체에서 살구색, 붉은색, 노란색 등 화려하고 다양한 톤의 꽃을 피운다.

▲ 블랭킷 플라워
◇블랭킷 플라워(Blanket Flower)
블랭킷 플라워는 화려한 인디언 담요를 연상시키는 색감 덕분에 붙여진 이름이다. 한국에서는 ‘천인국 또는 학명인 ‘가일라르디아(Gaillardia)로 잘 알려진 꽃이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국화과 식물이며, 한해살이풀부터 겨울을 나는 다년생 숙근초까지 다양한 품종이 있다. 봄부터 첫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끊임없이 꽃을 피우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 정원 가꾸기 초보자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노랑, 주황, 붉은색이 동심원 모양으로 섞여 있어 이국적이고 강렬한 느낌을 주며, 6월부터 가을철 서리가 내릴 때까지 정원을 지속해서 밝혀준다. 더위와 가뭄에 매우 강하며, 메마르고 척박한 토양에서도 꽃을 잘 피운다. 하루 6~8시간 이상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양지에 심어야 하며, 배수가 잘되는 모래질이나 자갈 섞인 흙이 가장 좋다. 일단 자리를 잡으면 자연 강우만으로도 버틸 만큼 가뭄에 강하므로 과습을 절대 피해야 한다.

▲ 백일홍
◇백일홍(Zinnia)
백일홍은 ‘100일 동안 붉게 피는 꽃’이라는 뜻을 가진 꽃으로, 개화 기간이 길어 여름부터 가을까지 오랫동안 정원을 장식한다. 멕시코 원산의 국화과 한해살이꽃으로 키는 60~90cm 정도이며, 6월부터 서리 내릴 때까지 꽃이 핀다. 녹색과 하늘색을 제외한 거의 모든 색(빨강, 노랑, 보라, 흰색 등)의 꽃이 피어 매우 화려하다. 꽃 한 송이가 100일 동안 피어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꽃대가 올라와 계속 피고 지기 때문에 오래 피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생명력이 강해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으며, 햇빛을 아주 좋아하므로 양지에 심어야 한다. 배수가 잘되는 흙에서 키우되, 겉흙이 마르면 물을 듬뿍 주어야 한다. 시든 꽃대를 바로 잘라주면(데드헤딩) 새로운 꽃눈이 생겨 더 오랫동안 많은 꽃을 볼 수 있다. 단 습도가 높으면 흰가루병에 걸리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목백일홍’이라 불리는 배롱나무도 있지만, 완전히 다른 식물이다.

▲ 모스 로즈
◇모스 로즈(Portulaca)
모스 로즈는 장미를 닮은 화려한 꽃과 바늘 모양의 잎으로 유명하며, 가뭄에 강한 인기 있는 다육식물이다. 이 꽃은 다른 식물들이 자라기 힘든 덥고 건조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하루 최소 6~8시간 동안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어야 하며, 흐린 날에는 꽃이 오므라든다. 뿌리 썩음을 방지하기 위해 물을 줄 때는 흙이 완전히 마른 후에 주어야 한다. 모래나 자갈이 많은 토양과 배수가 잘되는 곳에 심어야 한다. 대부분 지역에서 한해살이풀로 재배되며, 서리가 내리지 않는 기후에서만 다년생으로 자란다. 10~20cm까지 자라며 폭은 최대 30cm까지 퍼진다. 초여름부터 첫서리가 내릴 때까지 꽃이 피며, 빨강, 분홍, 주황, 노랑, 여러 색이 섞인 얼룩무늬 등 다양한 색상이 있다. 시든 꽃은 제거할 필요가 없다.

▲ 란타나
◇ 란타나(Lantana)
란타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꽃의 색상들이 화려하게 변하여 ‘칠변화’라는 아름다운 별명을 가진 열대성 관목이다. 늦봄부터 가을까지 끊임없이 꽃을 피워 정원이나 베란다 화분용으로 인기가 높지만, 식물 전체에 강한 독성이 있어 다룰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꽃봉오리가 열려 시들 때까지 노랑, 주황, 분홍, 빨강 등 다양한 색으로 변하여 한 송이 안에서도 여러 색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하루 최소 6~8시간 이상의 직사광선을 받아야 꽃이 풍성하게 피어난다. 빛이 부족하면 잎이 웃자라고 꽃이 피지 않으며 병충해가 생기기 쉽다. 20℃~30℃ 사이의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가장 잘 자란다. 물이 고이지 않는 배수가 잘되는 흙(모래나 펄라이트를 섞은 상토)이 필수적이다. 겉흙이 바짝 마르면 화분 밑으로 물이 흘러나올 때까지 충분히 주어야 한다. 단 겉흙이 마르기 전에 물을 자주 주어 과습해지면 뿌리가 썩어 꽃이 떨어진다. 꽃이 지는 대로 줄기 끝(씨방)을 잘라주면 새순이 돋아나 가을까지 계속 꽃을 볼 수 있다. 어린아이나 반려동물(개, 고양이)이 삼키면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어야 하며, 가지치기할 때는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 페튜니아
◇페튜니아(Petunia)
페튜니아는 봄부터 가을까지 정원이나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대표적인 관상용 한해살이풀이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건조와 더위에 강해 초보자도 기르기 쉽다. 보통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이상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다. 줄기는 20~90cm까지 자라며, 식물 전체에 끈적거리는 샘털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나팔 모양의 기본 홑꽃부터 장미를 닮은 겹페튜니아, 덩굴성으로 자라는 사피니아 등 개량 품종이 매우 다양하다. 하루 최소 6시간 이상의 직사광선이 필요하며, 빛이 부족하면 줄기만 길게 웃자라고 꽃이 잘 피지 않는다. 겉흙이 마르면 화분 밑으로 물이 흘러나올 때까지 듬뿍 주어야 하는데, 꽃잎에 물이 직접 닿으면 꽃이 쉽게 무르므로 흙에만 물을 주는 것이 좋다. 시든 꽃을 바로 따주어야 씨앗으로 갈 영양분이 새 꽃망울로 가며 더 오래 피어난다. 꽃을 계속 피우는 식물이므로 한 달에 1~2번 정도 액체 비료(영양제)를 챙겨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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