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망명 신청수 전년比 42%↓
STCA 개정에 비공식 망명 어려워
STCA 개정에 비공식 망명 어려워

▲/Getty Images Bank
미국을 거쳐 캐나다로 이민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수천 명이 캐나다 국경 진입을 시도했지만, 불과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2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뉴욕주 북부를 통해 캐나다로 들어오는 망명 신청자들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현재 이주민들은 미국으로 되돌려보내질 가능성이 한층 커졌고, 이 경우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정부 자료에 따르면, 퀘벡의 주요 국경인 생베르나르드드라콜에서 지난 11월 접수된 망명 신청은 518건으로, 1년 전의 637건에 비해 19% 감소했다. 이 지역의 망명 신청 건수는 올해 3~8월 동안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 월평균 1900건을 웃돌았지만, 2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체 망명 신청 건수도 감소했다. 캐나다 국경서비스청(CBSA)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처리된 전체 망명 신청은 3만197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줄었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임시 체류 비자 신청에 대한 심사를 강화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이민부 대변인은 입국 목적과 달리 입국 후 망명 신청을 하는 이른바 '비진정성 방문자'를 가려내고 있다고 밝혔다.
퀘벡은 오랫동안 캐나다 내에서도 망명 신청자들이 선호해 온 지역이다. 대부분의 국경에서는 '안전한 제3국 협정(STCA)'에 따라, 자국을 떠난 난민 신청자가 가장 먼저 도착한 안전한 국가에서 망명 신청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대륙에서 미국을 거쳐 캐나다로 입국하려는 경우, 원칙적으로 미국에서 먼저 망명 신청을 해야 한다.
숲과 농지가 넓게 펼쳐진 퀘벡 남부 지역은 국경 관리와 감시, 검문소가 상대적으로 허술해 STCA 적용을 피할 수 있는 비공식 국경 통로가 많다. 여기에 아이티를 비롯해 과거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일부 아프리카 국가 출신 이주민들에게는 퀘벡이 프랑스어 사용자가 많고, 이민자 공동체가 잘 형성된 지역으로 꼽혀 왔다.
캐나다는 오랫동안 감시가 미흡한 국경 통로를 이용해 입국하는 이주민들에게도 STCA를 적용해야 한다고 미국에 요구해 왔으며, 그 결과 2023년 협정이 개정되면서 비공식 국경을 통한 망명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여기에 마크 카니 총리가 취임 이후 영주권자와 임시 이민자에 대한 정책을 더욱 강화하면서, 합법적인 절차를 통한 캐나다 이민 역시 한층 까다로워진 상황이다.
약 30년 경력의 몬트리올 기반 이민 변호사 스테파니 발루아는 STCA의 가족 예외 조항에 명확히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아니면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한다면서, "그 예외 대상자들조차도 매우 엄격한 심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STCA 예외는 캐나다에 가까운 가족이 있는 경우나 미성년자, 특정 여행 서류를 소지한 경우 등에 한해 적용된다.
실제로 캐나다에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송환돼 구금되는 이민자도 나타나고 있다. 망명 신청자 상당수가 아이티, 예멘 등 행정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국가 출신으로, 가족 관계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서류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CBSA 대변인 루크 라이머는 "가족 관계를 근거로 캐나다에 망명을 신청할 경우, 담당관은 해당 가족 관계가 실제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고 그 친척이 필요한 체류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확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망명 신청을 돕는 변호사들은 현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엄격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토론토의 이민 전문 변호사 마리오 벨리시모는 "망명 신청자들에게 전달되는 실질적인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자격이 없다고 판단돼 미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고, 그 결과 미 이민 당국의 단속과 구금에 노출될 위험 역시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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