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시, 임대 매물 50%가량 증가...임대료는 ‘요지부동’
빈 집 임대를 강제하기 위해 도입된 BC주 빈집세(Vacancy Tax) 정책이 주택시장 안정화 및 당초의 목적대로 임대 매물 재고를 늘이는 등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어 메인랜드 재산 관리인과 부동산 중개인 등은 주택 소유주들이 투기세와 빈집세를 피하기 위해 집을 비워둔 채 방치하지 않고 있어 임대 매물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밴쿠버 시 주택 소유주들이 집을 비워 둔 채 방치할 경우 BC주의 두 가지 세금 이외에 시의 또 다른 주택 세 정책인 빈 집세(EHT:empty-home tax)를 납부해야 하는 ‘3중 과세’에 직면하게 된다.
부동산 업계는 “임대 주택 공급이 50%가량 증가하면서 임차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커졌다. 이로 인해 밴쿠버시 외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매물 증가로 임대시장이 활성화되자 부동산 회사들은 소유주들에게 당분간 주택을 보유한 채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로 돌아설 때까지 기다리도록 권고하는 한편 신규 분양 콘도 매물을 확보, 임대 사업을 벌이는 회사까지 발족시키고 있다.
캐나다 서해안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개방형 주택 형태인 레인웨이 하우스 건설업체 관계자는 빈집세를 피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고객 상담 요청이 많다고 전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효과가 임대 시장을 활성화시키면서 주택 소유주들이 모기지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레인웨이 하우스를 임대 매물로 내놓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른 것이다.
심지어 노스 밴쿠버의 고급 주택 소유주들은 집이 팔리지 않자 빈집세를 피하기 위해 임대 시장에 내놓거나 세컨드리 하우스 지하실을 임대용으로 개조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스카이트레인과 같은 대중 교통망이 갖춰진 지역의 프리세일 콘도나 신축 주택을 전매하지 않고 매입해 이를 임대하고 있다. 현재 밴쿠버 다운타운의 1 베드룸 임대료는 월 2천100달러 정도다.
밴쿠버시도 주택에 지하실을 포함한 새로운 임대 유닛을 추가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린 상태다.
밴쿠버와, 리치몬드 등 메트로 밴쿠버 한 임대사업자는 “주 고객이 외국인인데 마감 시한까지 집을 임대했다는 적절한 서류를 제시하지 못한 고객들의 민원 처리가 현재 주된 업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는 결국 추후 임대 매물 공급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밴쿠버 시의 최근 빈집세 보고서에 따르면 6231채의 조사 대상 주택 소유주 가운데 331명이 빈집세를 이행하지 않아 세금 납부 통지를 받았다.
빈집세로 거둬들인 총 세수는 첫 해인 2017년 620만 달러를 포함, 3천8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중 1천740만 달러는 현재 미납 상태다.
그러나 임대주택 재고는 증가했지만 실제 임대 시장, 특히 밴쿠버 다운타운 지역의 1 베드룸과 2 베드룸은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빈집세와 투기세 등 방치된 빈집을 임대로 강제로 내놓게 하는 조세 정책이 궁극적으로 원래 취지에 맞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라며 “주택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면, 투자 목적의 주택 소유주들은 이를 매각할 것이기 때문에 임대 매물도 사라지게 된다. 악화된 임대시장 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임대 목적의 주택개발을 장려하는 정부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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