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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 정치 아닌 행사를 하려 할 때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6-12 13:41

권민수 편집장의 캐나다 브리핑(27)
Premier’s Prime Yoga Event 

 유권자의 상식에서 어긋난 일을 한 정치인은 구설에 오르기 마련이다. 최근 크리스티 클락(Clark) BC주수상의 행동은 구설에 오르기에 충분했다. 오는 21일 세계 요가의 날을 맞이해 밴쿠버 시내 버라드브리지를 일곱시간 동안 차량 통제하고, 그 위에서 단체 요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행사는 요가의 발상지 인도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의 행사가 될 전망이다. 다리를 통제하고 그 위에서 행사를 하겠다는 발상은 클락 주수상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를 만난 지난 4월에 떠올렸다고 한다. 

어찌보면 양국 간의 우애를 다지면서, 요가를 즐기는 일요일 하루 쯤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정치인의 결정은 항상 책임을 묻는 비판이 따른다. 언론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여론까지, 세계 요가의 날 행사를 과연 BC주정부가 주도적으로 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 언론의 비판 배경을 보면  첫째 오는 21일은 캐나다 원주민의 날(National Aboriginal Day)이란 지적이 있다. 이날 원주민들은 원주민기숙학교 권고안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시위를 할 예정인데, 이날 갑작스럽게 행사를 하겠다는 점에 대해 일부는 ‘물타기’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둘째는 형평성과 비용이다. 해당 행사의 주요 스폰서가 친여(親與)성향 행보를 보인 요가 관련 업체에, 다리 통제에 15만달러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도 지적 대상이다.

이러한 비판·지적에 대해 클락 주수상은 다시 한 번 구설수를 키우는 일을 했다. 트위터 계정에 11일 “이봐 요가를 미워하는 작자들,  세계 타이치의 날을 기다릴 수 없다는 데 내기하지(Hey Yoga Haters - bet you can’t wait for International Tai Chi day.)”라고 적었다. 비판에 대한 맷집을 도발적인 문장으로 과시한 셈이다. 사람들이 요가가 미워서 버라드브리지 통제에 반대하는 것도 아닌 데, 주객이 전도된 듯한 이 문장을 두고 또 다시 비판이 나오자 클락 주수상은 ‘농담’이었다며 상황을 넘기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유권자는 주정부가 그들이 진정 사랑하는 요가를 ‘정치쟁점화’하고 있는 점에 유감을 표시하고 있다.

정치인은 아무리 부정한다고 해도 정치의 틀 안에서, 정치력의 잣대로 평가받기 마련인데, 최근 클락 주수상의 요가 행사나 태극권의 날 농담 외도는 유권자들에게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트위터로 민심을 자극하기 보다는 BC주를 더 살기 좋게 만드는 법령과 정책으로 다시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결국 12일 오후 클락 주수상은 요가 관련 행사에 자신이나 주정부가 참여하지 않겠다며 취소를 발표했다.



<▲ 클락 BC주수상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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