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결국 국과수가 캐나다 법의학 전문가 이겼다

권승준 기자 virtu@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9-16 08:59

만삭부인 사망사건 1심, 의사 남편에 20년형 선고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 폴라넨 박사 주장은 이번 사건엔 안맞아… 피고인, 변명으로 일관"

 

만삭 부인을 목 졸라 살해한 의사가 구속 기소되면서 외국 유명 법의학자가 변론에 나서는 등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던 '만삭 의사부인 사망 사건'의 피고인 백모(31)씨에게 1심에서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백씨는 부인 박모(29)씨의 사인(死因)이 사고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법원은 백씨가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판결했다.

서울 서부지법 형사12부는 15일 재판에서 백씨는 출산을 한 달 앞둔 아내를 목 졸라 숨지게 하고 태아까지 사망에 이르게 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고인은 수많은 증거와 정황에도 합리성이 결여된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1월 14일 오후 5시 5분쯤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한 오피스텔 화장실 욕조 안에서 박씨가 숨진 것을 남편 백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을 상대로 백씨는 "새벽에 집을 나갔다가 아내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장모님의 전화를 받고 돌아와 보니 아내가 욕실에서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숨진 박씨의 목 부위에 졸린 흔적이 있고, 시신 여러 부위에 상처와 멍이 나 있었기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등 추가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평소 백씨가 게임 중독 증세를 보여 아내와 자주 다툼을 벌였고, 사건 전날에도 전문의 시험을 친 뒤 새벽까지 게임을 한 점 등으로 미뤄 백씨가 사건 당일 새벽 아내와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백씨를 구속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재판 과정에서 남편 백씨와 변호인은 박씨의 사인을 '이상(異常) 자세에 의한 질식사'라고 주장했다. 시신의 목이 졸린 흔적은 오랜 시간 욕실 안에 목이 눌린 자세로 있어 피가 통하지 않아 생긴 흔적이라는 논리를 폈다.

변호인 측은 지난 7월 캐나다 토론토대 법의학센터장인 마이클 스벤 폴라넨(Pollanen·43) 박사를 증인으로 내세워 국과수의 부검 결과에 집중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폴라넨 박사는 법정에서 "잘 훈련된 법의관이라도 최종 단계에서 이상 자세에 의한 질식에 따른 울혈(鬱血·피가 몰림)을 목 졸림에 의한 것이라고 잘못 판단할 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폴라넨 박사의 주장에 대해 "판단 증거로 제시한 논문에 인용된 사례는 만성질환으로 사망한 82세 노인으로 시신 자세도 이번 사건과 다르다. 또 검찰 증거로 제출된 부검 사진을 본 뒤 '(변호인 측에서) 받은 사진은 상태가 안 좋아서 잘못 판단한 것 같다'고 말하는 등 (폴라넨 박사의) 주장에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박씨의 아버지 창옥(59)씨는 판결에 대해 "(검찰이 요구한 무기징역이 아니라) 불만스럽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백씨는 이날 혼자 법정에 나와 판결을 들었다. 백씨의 형을 비롯한 직계가족도 방청석을 비웠다. 지난달 18일 최종 변론에서 "무죄가 아니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했던 백씨의 변호인도 출석하지 않았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세계 최대 음악축제 美 SXSW ´K팝 나이트아웃´ 현장 가보니마마무·자이언티·피해의식 등 힙합부터 록·전자음악까지 망라1500명 수용… 공연장 규모 커져 “침체된 세계 음악시장의 새...
끊임없이 진화하는 K팝
NYT “아이돌 음악 美서 시작됐지만 한국이 완성”유튜브 영상에 익숙한 10代들 K팝 칼群舞·화려한 패션에 매료K팝을 많이 듣는 사람일수록 한국을 선진국이라고 생각“남는 표...
소속사 JYP 불매운동까지 번져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일 때문에 중국 활동을 중단한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본명 저우쯔위·周子瑜·16)가 휴대폰 온라인 광고에서도 밀려났다.15일 LG유플러스는 쯔위가...
한식 메뉴 외국어 표기 길라잡이
[한국] 식당 메뉴판에 영어로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고 치자. ‘Six times’. 보통 수준의 영어 실력과 상식적 사고를 하는 한국인이라면 어떤 음식을 가리키는 말인지 모르는 게 정상이다....
아파트 관리소 서기·축구스타 아버지·구두닦이·중졸 주부·중국집 주방장… 그들이 고교 졸업장 받던 날[남인천고교 성인반 졸업식]축구스타 김남일 부친 - 돈버느라 아들 경기 제대로 못봐, 초등학교 졸업 恨 이제야 풀어간암 수술 받고도 수석졸업 - 공부...
[다시, 가족이다] 재기하는 이승록씨네사업 실패와 재기 - 사업 망하자 지인들은 모른체폐렴으로 응급실 실려가기도… "의지할수 있는건 오직 가족뿐"의연한 아내 - "이번일 넘기면 잘될 거야… 내 패물도 팔아 돈 보태자" 흔들리지 않고 용기 북돋아줘美 유학...
[다시, 가족이다] 정읍 '떡수리 오형제'각자 생업 접고 힘합쳐 떡가게… 형제가 돌아가며 어머니 모셔데면데면하던 사촌들 11명도 가게 일 거들면서 친해져"둘째야, 어머니가 치매에...
[고종석 부모·누나 인터뷰… 무엇이 그를 초등생 성폭행범으로 만들었나]어린시절 - 동네서 제일 가난한 집… 소문난 문제아, 도둑질 잦아… 꾸짖으면 욕하며 대들어초등6학년 - 부탄가스 마시고 선배들과 성인비디오 봐中2 중퇴 - 15세 때부터 공장 전전하며 객지...
지난 1일 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출신 제프 번디(Bundy·24)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유흥가 한복판에서 맥주병을 들고 만취한 모습으로 비틀거리고 있었다. 일행인 미국인 2명의 상태도 비슷했다. 번디는 "미국에서는 이렇게 길거리에서 병을 들고 술 마시면...
금발에 벽안(碧眼)인 한 남자가 만세를 외치듯 두 팔로 태극기를 펼쳐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외국인이지만 그의 입에서는 연방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가 튀어나왔다. "나는 이제 진짜 한국사람이오. 무지하게 기쁜게 우리 함께 잘...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캐나다에서 대마초를 구입, 국내로 밀반입해 어학원 원어민 강사 등에게 판매한 혐의로 힙합 가수 함모(34)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로부터 대마초를 구입한 서울 A 대학 교수 J(36·미국인)씨 등 31명도 함께...
국과수 혐의 못찾아… 거짓말탐지기 조사 직전 출국
3년 전 한국인 여자친구를 살해했다며 지난 17일 경찰에 자수한 캐나다인 S(38)씨는 사건 당시엔 물증과 목격자가 없다는 점을 교묘히 이용해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사건 당일인 2009년 3월 23일 오후 8시쯤 S씨는 대학 2학년생인 여자친구 김모(당시 21세)씨와 저녁을...
"화염이 치솟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는 오직 K-9 자주포를 쏴야 한다는 생각 밖엔 없었습니다."임준영(22)씨는 1년 전인 지난해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을 이렇게...
시민들이나 전문가들은 20~40세대의 84%가 시중에 떠도는 괴담 중 한 가지 이상을 믿고 있다는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의 여론조사 보도를 본 뒤, "진실되지 않은 정보에 우리 사회가 이 정도로 휘둘리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황당하다"고 했다.김형오 전...
만삭부인 사망사건 1심, 의사 남편에 20년형 선고"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 폴라넨 박사 주장은 이번 사건엔 안맞아… 피고인, 변명으로 일관" 만삭 부인을 목 졸라 살해한 의사가 구속 기소되면서 외국 유명 법의학자가 변론에 나서는 등 치열한 법정 공방을...
20代 경리 회사돈 16억 횡령… 명품 쇼핑, 호스트바에 펑펑감당 못한 회사 결국 부도회사돈 16억원을 빼돌려 1억원대의 피부 성형과 명품 쇼핑을 즐기면서 회원제 호스트바에 다니는 생활을 하던 20대 여성 회사원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광진경찰서는 25일 인터넷...
아시안컵 축구 결승행 티켓을 놓고 일본과 격돌한 한국은 1-2로 뒤지는 상황에서 연장 종료 1분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면서 승부차기에 돌입했지만, 키커로 나선 3명의 선수가 모두...
‘피겨여왕’ 김연아가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의 결별을 두고 트위터에 이어 미니홈피에서도 "더는 지켜보고만 있기에는 너무 답답하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두 사람의 결별 원인을 두고 오서 코치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당혹스럽다"고 밝힌 것에 대해...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