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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를 죽인 불공대천(不共戴天)의 원수를 갚아라

정봉석 phnx604@hotmail.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7-09 15:03

해외에서 쓰는 고향역사(16)
자 그렇다면 과연 이 "효"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인류의 스승 공자는 과연 조선시대와 같이 하는 것이 효라고 진짜 가르친 것일까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절대 공자가 이렇게 가르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자가 가르친 오리지날 "효"는 바로 "사랑"이다.부모를 사랑하라하면 기독교가 되고 부모에게 효도하라고 하면 유교라고 말하는 넌센스를 우리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공자도 분명이 일방적으로 자식들이 아버지에 무조건 바치는 일방적 효를 말한 적은 없다.

아니 공자가 유교를 말한 적이 있으며, 예수가 기독교를 말한 적이 있던가를 우리는 꼭 상기해야 한다.

공자는 "아비는 자애하고 자식은 효도하라"(父慈子孝)는 쌍방의 사랑을 얘기했을 뿐이다. 이런 아버지와 자식간의 사랑으로 집안이 화목한 관계로 나아가고 이를 국가사회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곧 "충"(忠)이라는 국가사회적 사랑이라고 천명했기에 공자가 온 인류의 스승의 반열에 오른 것이지 협애하게 집안에서는 아버지에게 힘을 다해 순종하고, 학교에선 선생님 말 잘들으며, 국가사회에서는 임금에게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무조건 복종하라는 가르침이라면 나같아도 공자 때려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공자의 위대한 가르침을 왜곡하고 교조화한 송나라 후기 정주학으로 변질되었다는데서 찾아야 한다. 예수의 가르침도 마찬가지다. 그 위대한 사랑의 정신을 왜곡하고 십일조나 챙기고 교회나 크게 짓고 거드름 피우는 것이 예수의 가르침이 아니듯 말이다.

따라서 안의읍지, 함양군지에 실린 그 수많은 효자 열녀들이 어떤의미에선 공자의 참된 충효사상을 정치적 목적상 왜곡한 정주학의 교조주의(doctrinairism)에 세뇌된 결과라고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집안에선 며느리가 시집와서 남편이 죽으면 자결을 강요하는 경우가 허다한 "조선 여인 잔혹사"가 거짓말이 아닌 사실이었든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는 마치 그 열녀들이  지금의 아프간 지역에서 그 혹독한 회교 원칙주의자들의 교조주의에 세뇌된 탈레반들에게  고통을 받고 있는, "부르카"라는 두건을 뒤집어써야 외출이 허용된 여성들이나 진배 없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너무 아름다운 우리들의 전통적인 충효사상을 모독하느냐고요?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긴 하겠으나 비평적인 시각은 요즘같은 민주사회에서 얼마든지 가져도 좋은 특권이니 옳은 소리 한번 해본  것이다. 예수가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하리라" 말한 것이니...

나는 유한준이 쓴 이술원전의 둘째 이야기, 아들 이우방이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정희량 타도에 나선 전형적인 효자이야기가 당시로선 정말 일대 쎈세이션을 일으킨 영웅적 미담에 재를 뿌리는 서론을 끄집어내었다고 또 비평을 들을지 모르나,  그 이후 정희량이 거창 고제땅에서, 정당한 재판없이 사사롭게 원수갚아지는 제물로 처리되는 사건의 전개과정이 너무 추악하여 곱지 않는 시각이 있음은 솔직히 고백하면서, 제 2부 이우방 이야기를 소개한다.


<▲함양의 일두 정여창 고택 사랑채  일두 정여창의 하동정씨와 안의의 동계 정온의 초계정씨는 서부경남을 대표하는 양대 명문 거족이다. 처음 만든 박경리의 토지 TV 드라마는 이 고택을 세트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술원에게는 우방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아비가 죽었다는 얘기를 듣고 가슴을 쥐어뜯어 울부짖어 말하길  "역적놈이 우리 아버님을 죽였다. 나는 반드시 이 놈을 죽인 다음에 초상을 치를 것이다" 하고 아버지 시신을  산 언덕에 풀로 덮어 가매장하고 칼을 짚고 일어나니, 집안 어른들이 울며 말리길 "자네가 힘을 헤아리지 않고 경솔하게 사지로 뛰어드는 것은 효도가 아닐세. 아버님의 시신을 수습하여 장사지낸 후, 역적놈들이 궁해질 무렵,그 때를 틈타 서서이 몸을 일으켜 도모하지 않구서,,,"

우방은 실성한 사람처럼 울며 말했다.
" 나 이우방은  죽어도 좋습니다.기다리고 자시고 할게 뭐있습니까"

이우태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우방의 작은 할아버지 손자로 그의 동생뻘 되는 사람이었다. 우방과는 같은 해에 태어나 용감하고 지략이 꽤 있는 사람인데 집안 어른들에게 말하길 "어르신들 말씀이 옳지 않습니다. 춘추에 이르길 적을 토벌하기전에 장사 지낸다는 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옛날 춘추시대 거( 艸+呂)나라의 과부는 탁성을 버리고 방나라로 가서 지아비의 원수를 갚았습니다.우리 집안에 다 큰 형제간들이 10사람이나 됩니다.어찌 한 과부만도 못하겠습니까?" 라 말하고 마침내 우방을 데리고 여러 집안 사람들의 우두머리가 되게 하였더니, 우방이 말하길 "벌써 날이 저물었네. 우리는 누구한테 가야하나" 하니 우태가 "우리는 사람의 숫자가 적고 힘이 약하니 관군에게 의탁하여 그들의 앞장을 서는 것이  상책이야. 우리가 결사대가 되겠다고 하면 목적을 이루기 쉬울 것이야."라고 권했다.
그래서 그들은 진주 병영으로 직행하여 토벌군에 자원 입대하기로 하였다.

이때, 토포사  이석복은 산청에 삼일간 머물면서 뭉기적거리고 있었다. 우방의 무리들은 밤새도록 40리를 달려 진중으로 들어가 눈물을 뿌리며 간곡히 책망하며 "역적들이 창궐하여 얼마 안있어 서울을 넘볼 것인데 장군께서는 이렇게 많은 군사를 거느리시고서 삼일동안 움쩍도 않하고 계시고,  역적들의 목숨은 이제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있어 하나절이면 결단이 날 것입니다. 이런 막중한 공무를 태만히하시고도 나라의 군법에 무사할 줄 아십니까?라고 말하였다.

토포사는 우방이 혹시 속임수를 쓰는 줄 알고, "너는 도데체 누구냐? 어디서 온 놈이란 말이냐? 라고 묻자. 우방은 " 저는 거창 읍내에 살고 있습니다. 역적에게 항거하는 굳은 절개로  역적을 꾸짖다 죽은 사람의 아들되는 사람입니다. 이곳에 온 것은 장군을 따라 종군하는 선봉 결사대가 되어 먼저 제손으로  역적의 목을 베어  아버님을 죽인 원수를 갚기 위해서입니다."라 대답하니 토포사가 크게 놀라 일어나 그의 손을 잡으며, " 내가 며칠전 좌수 이공이 적을 준열하게 꾸짖다 장렬하게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 그 분의 충절을 장하게 여기고 있었는데, 그대가  이렇게 찾아 오다니 이는 하늘이 나를 도우는 일이야. 앞으로 어찌하면 좋겠는가"? 라 말하자 우태가 대답하길 "영남 사람들은 오로지 우직하여  역순(逆順)의 도리를 모르고 역적을 따라간 것입니다. 지금 격문을 돌려 그들에게 올바른 의리를 깨닫게 하는 동시에 대군이 불시에 들이 닥쳐 길을 막고 신속하게 공격해야 합니다. 그러면 단 하룻만에 두 역적놈의 머리가 공의 휘하에 굴러 들어올 것입니다."

토 포사가 크게 기쁘하며 우태로 하여금 격문을 작성하게 하니 우태가 즉시 붓을 잡고 오백자에 달하는 글을 단번에  쓰내려가니, 그 내용이 피가 끓게하는  격분이 넘쳐흘렀다. 드디어 그들이 선봉이 되고자 자원하니, 토포사는 이씨집안 지원군을 휘하에  백의종군하도록 하였다. 그들이 빨리 말을 달려 고제땅에 이르니 역도들과 불과 몇 리 안되는 곳에 이르게 되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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