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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겐 차 안 팝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0-26 00:00

美 외국인 차량판매 금지…소비자 주권 외면 加 달러가치 상승 실질 효과 못 누려

미화대비 캐나다 달러 환율이 1달러를 넘어서자 미국으로 쇼핑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품목은 아예 외국인에 팔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에서 판매되는 새 자동차는 캐나다보다 최고 1만달러 이상 싸지만 구입할 수 없는 지역이 많다.

토론토 스타 보도에 의하면 미국 대부분의 자동차 판매소에서는 새 자동차의 외국인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 GM이 만든 SUV 아카디아(Acadia)는 캐나다 판매가격보다 훨씬 싸다. 하지만 일부 업체 인터넷 홈페이지 하단에는 캐나다 등 외국인에게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붙어 있다.

북미자동차업계에서는 수년 전 이와 정반대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크라이슬러 같은 자동차 제조회사는 미국 소비자에게 차량을 판매하는 캐나다 딜러에게 판매권을 주지 않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 또한 캐나다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가격차 때문이었다.

토론토 스타는 한 시민과의 인터뷰에서 “혼다 승용차를 5000달러에서 1만달러 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뉴햄프셔에서 노스 캐롤라이나, 워싱턴과 캘리포니아까지 알아봤지만 캐나다 사람에게는 차를 팔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캐나다의 자동차 회사가 미국과 비슷하게 차량 가격을 낮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다 싼 가격을 찾아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 권리는 안중에도 없다는 자세 때문에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 공정거래위원회도 외국인 판매금지 조치를 불법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온타리오주 일부 소비자들은 "미국에서는 차량판매를 금지하고 캐나다에서는 차량가격을 높여 부르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회사를 상대로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물론, 미국에서 새 차량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해도 여전히 문제는 있다. 대부분의 캐나다 자동차 판매소는 미국에서 구입한 차에 대해서는 워런티(warranty) 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 포드 캐나다의 경우는 워런티는 인정하지만 차량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언뜻 판매가격의 격차가 크게 보이지만 하나하나를 따져 보면 생각보다 가격차가 많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면 미국산 자동차는 캐나다 안전규정에 맞게 일부 장치를 변경해야 한다. 할부 등을 이용할 수도 없어 전액 현금으로 구입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차는 소비자들에게 큰 유혹이 된다. 한 시민은 “캐나다에서는 5만달러에 판매되는 새 차가 미국서는 3만8500달러에 팔린다”면서 “캐나다 가격이 인하되지 않으면 플로리다까지 가서라도 구입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는 아직까지는 새 자동차 외국인 판매금지 제한이 없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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