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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방 시장 “전쟁이 시작됐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0-25 00:00

대형 체인점 형태 호주 놀이방 캐나다 상륙 선언 노조들, 공립체제 수호 “상륙 막겠다” 캠페인

체인점 형태의 호주 놀이방(탁아소) 회사가 캐나다 진출을 발표하자 캐나다 국내 노조들이 이를 막겠다는 입장을 연달아 밝히고 있다.

호주출신 사업가로 캐나다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는 에드먼드 그로브 ABC러닝센터 회장(41세)이 최근 BC주를 비롯 알버타주와 온타리오주에서 놀이방 구매의사를 밝히자 나온 반응이다.

1988년 호주 브리스베인에서 부인 르네브 그로브씨와 함께 사설놀이방 사업을 시작한 그로브 회장은 2005년 호주와 뉴질랜드의 697개 지역에 놀이방을 보유한 상태에서 미국 진출을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해 ABC러닝센터는 대대적인 놀이방 매입을 통해 미국에서 3번째로 규모가 큰 놀이방 체인점으로 자리잡았다. ABC는 지난해 1월 미국 러닝케어그룹을 인수하면서 미국 500개 지역에 놀이방을 확보했으며 동시에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계속 매입을 통해 937개 놀이방 체인점을 확보했다.

현재 ABC러닝센터의 자산규모는 약 22억달러(캐나다화로 환산한 수치)로 도심지역 놀이방에 대한 집중적인 매입전략을 계속 사용해 지난해 전년대비 149.9% 상승한 6억3150만달러 매출을 올렸으며 순수입은 81% 상승한 7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캐나다 공무원노조(CUPE)나 교육관련 단체에서 ABC러닝센터의 캐나다진출을 반대하는 이유는 이 회사가 호주의 놀이방 체계를 공립체제에서 민영화 체제로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 호주 놀이방 중 85%를 비영리단체가 운영했으나 현재는 70%가 민간기업체 소유이다. ABC러닝센터는 호주 탁아산업의 지분 25%를 차지하고 있다.

일부 교육단체는 호주에서 ABC러닝센터의 설비와 서비스에 대해 일부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회사의 캐나다 상륙을 반대하고 있다.

‘BC주 보육시설을 대변하기 위한 연대(CCABC)’는 호주의 한 연구소가 ABC러닝센터에 대해 분석한 보고서를 인용해 “정부지원금 1억7200만달러를 지원받고도 공립탁아소보다 학습도구나 장난감, 설비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탁아소 직원숫자도 법이 정한 최소한의 인원만 고용하는 등 가까스로 위법이 안될 수준에서 운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BC주의 경우 놀이방에 대한 수요가 높은 가운데 정부지원으로 늘릴 수 있는 수용인원은 연간 2000명 미만이란 점이 문제다. BC주 내 공립 놀이방은 최대 8만 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사립 놀이방은 2만4000명을 수용하고 있다. 현재 BC주 내 5세 미만 아동은 20만명을 넘어선 상태로, 적어도 3~4만 명의 추가 수요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BC주정부는 정부 재원을 통해 연간 2000명 단위로 놀이방 수용인원을 늘려도 수요에 맞춰 충분한 공간을 공급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10월 1일부로 사설놀이방업체들도 주정부의 보육시설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민관 합작 형태의 놀이방 확충사업에 나선 셈이나 주정부 발표 후 CCABC는 “BC주 내 보육시설은 팔지 않는다”며 사설업체의 진입을 막기 위한 캠페인을 22일부터 개시했다. CCABC에 따르면 현재 ABC러닝센터는 캐나다 파트너회사인 123-글로벌사를 통해 BC주 내 각 놀이방에 매각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서신을 발송하고 있다. CCABC는 “만약 캐나다에 ABC러닝센터 시스템이 들어올 경우 학부모들은 공립보다 떨어지는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부모들의 선택에 호소하고 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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