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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캐나다 중앙은행의 고민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9-24 00:00

금리 인하 요구 높아져…통화정책 방향 주목

데이비드 다지 중앙은행 총재의 고민이 다시 시작됐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던 목소리는 힘을 잃었고 중앙은행의 시장판단 기능은 도마에 올랐다. 하반기 통화정책의 방향을 금리 인상 기조로 전환한지 한달만에 바꿔야 했던 점은 뼈아프다. 9월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하자 시장에선 “더 이상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지 총재로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곤혹스럽다.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한꺼번에 0.5% 포인트까지 내릴 줄은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미국과의 금리차는 불과 0.25% 포인트.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내린다면 양국의 기준금리는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20일 캐나다 달러환율이 미화대비 1달러를 돌파하자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미 캐나다노동자연맹(CLC)은 중앙은행 앞으로 항의 서신을 보냈다. 고환율, 고금리는 노동시장의 불안정을 야기한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시장에 긴급자금을 투입하듯 노동시장에도 숨통을 틔게 해달라는 요구를 담았다.

캐나다 자동차산업노조(CAW)도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것은 물가상승 우려 때문이 아니다”라면서 “중앙은행은 전체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유산업 호황으로 돈이 넘쳐나는 알버타주 등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고사(枯死) 위기에 처한 동부지역 제조업도 외면하지 말라는 아우성이다.

또, 시중은행인 내셔날 뱅크(NB)의 한 경제연구원은 “올해 16%, 9월 들어서만 5.5% 평가 절상된 환율을 고려하면 캐나다 경제가 아무리 견실하다 해도 통화 정책의 방향을 다시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 답답하다. 대내외적인 압박과 요구를 무시할 상황도 못 된다. 그렇다고 물가상승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리지도 못하고 내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로 연말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당분간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캐나다 달러환율이 1달러를 돌파하던 날, 짐 플래허티 재무부 장관과 데이비드 다지 총재는 무슨 말을 주고 받았을까?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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