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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 아들을 위해 달린 1000km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9-04 00:00

자폐아동을 위한 모금 운동 낸시 베이컨씨

세상에 대해 닫혀있는 자폐증 자녀에게 문을 열어주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1000km를 달린 어머니가 있다. 캘거리에 사는 낸시 베이컨씨는 자폐아동 치료기금 모금을 위해 8월25일 자전거를 타고 캘거리를 출발해 31일 밴쿠버에 도착했다.


‘제 아이를 위해 달렸습니다’  마지막 목적지인 그랜빌가에 오후 5시를 조금 넘어 도착한 베이컨씨는 가쁜 숨을 고르면서 마중 나온 아들 카일군(12세)을 감싸 안았다. 자폐증인 카일군에게 ‘엄마’는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일을 해냈다. 자신과 같은 아이들의 치료비를 모금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준비해 먼 길을 달려온 것이다.


현장에 마중 나온 사람들 중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들을 ‘내 가족들’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베이컨씨의 ‘우리 가족’ 영역은 넓다. 그녀는 카일군을 보살피면서 자폐아동을 둔 다른 가정들을 돕기 위한 캐나다 자폐치료서비스협회(STA) 설립에 참여했다. STA는 무료 또는 낮은 비용으로 자폐아동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기관이다.


현재 캐나다에서는 카일군과 같은 자폐 아동이 이전보다 늘어난 300명중 1명꼴로 발생하고 있어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베이컨씨를 마중나온 STA 데이브 미켈슨회장은 “최근 자폐증 아동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재원확보와 관심이 시급하다”며 “환경호르몬 때문이라는 설도 있지만 자폐아동 증가 원인은 현재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겔슨 회장은 베이컨씨의 서부질주가 자폐아동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컨씨는 패트릭 맥기헌씨, 브래드 비어친씨와 함께 달리면서 적지 않은 고생을 했다. 마지막 도착 시에는 고속도로에 닭장을 실은 차가 전복돼 교통이 통제되는 전대미문의 사건까지 발생해 베이컨씨는 일정보다 늦게 홀로 일행과 떨어져 도착할 수 있었다.


고속도로 갓길을 계속 달리면서 차소리로 인해 귀에는 이명이 생겼고 다리 곳곳이 멍들었다. 그녀는 “코퀴할라 하이웨이에서 자전거가 고장 났을 때는 내가 왜 스스로 이런 고생을 택했나 이제 집으로 가야 하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며 “그렇지만 카일을 생각하면서 꾹 참고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 이렇게 달릴 수 있었던 건 아들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카일군은 “엄마가 이렇게 해낸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다른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카일군은 베이컨씨가 달리는 내내 모금활동을 벌였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STA 웹사이트: http://www.sta-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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