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누나한테 전화가 왔다.
올해 윤달이 들어서 엄마의 수의(장례에 입히는 베옷)를 해 놓으면 좋겠다고 하시며 얼마씩 돈을 내자는 것이었다. 흔히 옛사람들은 윤달이 들어있는 해에 수의를 준비해 두어야 좋다고 했다
피안으로 떠나려고 준비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이 어떨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예로부터 나이 일흔은 고희라고 불리우지 않았는가? 어머님은 이보다 훨씬 넘으셨고 나는 이것의 절반의 이르니 사람의 수명을 생각하게 된다.
나는 분명 인생에 있어 되돌아 가는 길목에 서있음을 안다. 이미 유턴하여 원래의 출발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달리기의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이 가까이 보인다. 정상분포 곡선으로 보면 틀림없이 내려가는 방향이다. 하루하루 삶이 정지된 X축 평면으로 떨어져 가고 있으리라!
어느 목사님이 인생 70년을 24시간으로 계산하니 35세 사람은 오후 3시에 와 있고, 45세면 하루 일과가 끝나는 5시45분 인생이란다. 50세이면 저녁을 먹는 6시요. 55세는 8시8분 빨리 자는 사람이면 벌써 자리에 누울 준비를 할 시간이란다. 세월의 흐름을 아쉬어 하는 마음도 가속이 붙어 삼년이 하루 같은 것이다. 누군가가 나이에 비례하여 달리는 속도도 그렇게 느껴진다고 한다. 나는 현재 시속 65km로 달리고 있는데, 어떻게 그리 하루가 빨리 돌아오는지 모른다. 내처와 농담하기를 시간이 월월거린다고 (월요일이 왔는가 싶으면, 금세 다음날이 월요일같이 느껴진다고…)
어느 선배는 말하기를 “오늘을 허송하는 사람은 내일도 역시 허송하기 마련이며, 오늘을 성실하게 엮어가는 사람은 내일도 성실할 수 있으며, 유일한 인간사에서 오늘 하루만큼 귀중한 것은 없다”라고 말한다. 갈길이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인생길에서 서산에 해가 지는 것을 원망하는 나그네가 되지말자고 다짐해 본다. “어둔밤 쉬오리니” 찬송을 생각하며, 한번밖에 없는 삶을 보람있게 살도록 노력해보자. 왜! 오늘이 나의 마지막 종착역이 될지 아무도 모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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