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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최초로 의과대학을 세운 캐나다인: 에비슨

문영석 yssmoon@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24-02-22 12:56


           올리버 에비슨(Oliver R. Avison)은 토론토 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토론토에서 의사로서 개업하고 있었으며 그의 모교인 의과대학에서 강의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1892년 토론토를 방문한 미국인 선교사 언더우드를 만나 깊은 인상을 받게 되었고 이후 평생 언더우드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동역자로 사는 삶을 살게 된다.


           에비슨은 1893년 7월13일 한국에 도착하여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광혜원에서 일하게 되었으며 특히 왕실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특히 명성황후가 시해당하던 날 고종을 옆에서 호위했던 세 명의 선교사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1895년 맹위를 떨쳤던 콜레라 방제작업과 당시 유행하고 있던 마마와 홍역 등을 치료해 주면서 정부와 일반 민간인들의 서양의학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게 했고 그의 병원은 수많은 환자로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그는 외국 은인들의 도움을 얻어 당시로서는 최고의 의료기구를 가진 최신식 병원인 세브란스 병원을 서울역 근처에 1902년 기공하여 1904년 9월 23일 완공하였다. 세브란스 병원은 조선 최초의 근대식 종합병원이었고 후일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의 전신이 되었다. 에비슨은 궁극적으로는 토착인 들에 의해 이 병원이 운영되어야 한다는 방침과 현지인 의사들의 양성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899년 정식으로 세브란스 의학교를 개설하였다. 이 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의학교인 동시에 최초의 고등교육 기관이었다. 그는 손수 한국어로 번역한 의학서적들을 교재로 하여 가르치면서 한국 의사와 약사들을 양성하기 시작한 점은 한국의 서양 의학사에 대부로 길이 남게 될 것이다.  


            연희전문학교의 창설자인 언더우드(Horace Underwood)는 1915년 서울 종로에 있는 기독교 청년회관에서 60명의 학생을 모아 “경신학교 대학부”를 창설하고 교장으로 취임하였다. 그러나 당시 조선총독부는 식민지인들의 고등교육을 달가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 설립인가조차도 받지 못했으며 곧 신병으로 인해 학교 설립 1년 후 교장직을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교장직에 취임한 에비슨은 조선총독부와 끊임없는 협상을 벌였고 1917년 4월 7일 사립 연희전문학교의 인가를 받았다. 에비슨은 이후 연희전문학교와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의 교장으로서 1916년부터 1934년까지 18년간이나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후일 두 학교가 병합하여 연희, 세브란스 양교의 첫 글자를 따라 만들어진 연세대학교의 기틀을 다졌다. 그러므로 그는 근대 사학의 요람이자 명문인 오늘의 연세대학교를 있게 한 실질적인 창설자로서 기억될 것이다.


           사교의 첩경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고 이런 공감대는 친숙함을 가져온다. 우리가 캐나다인들과 대화할 때 이런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는 것은 상호 간 친교를 형성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 세기를 넘어 캐나다와 한국의 교류가 시작되었지만, 캐나다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일기 시작한 인적교류와 교역의 급격한 증가는 한국인에게 캐나다를 다시 보게 만들었으며 이러한 각성의 맨 앞자리에 한국에 꿈을 심었던 캐나다인들 중에서도 게일, 에비슨, 스코필드 박사의 지대한 영향력은 캐나다인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이해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들에 대한 새로운 평가와 의미 부여는 캐나다인들과 한국인들 사이에 맺어졌던 끈끈한 정신적 유대관계를 재확인해 준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한. 카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할 것이며 이로 말미암아 캐나다와 한국이 다 함께 우리 모두를 위해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문영석 교수 약력

University of Toronto 종교인류학 박사. 서울대, 서강대 외래교수, UBC 객원교수, 강남대 국제대학 학장. 캐나다학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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