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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

심정석 jeongsimpust@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22-10-25 10:55

이번에는 음식, , 건강, 식량위기 등과 관련하여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저는 병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병이 나면 그때서야 약과 수술로 병을 고치겠다는 태도보다는,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한 고른 영양섭취로 병을 예방해야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북미의 경우 처방약으로 쓰는 비용이 총 의료비의 20% 훨씬 넘는다고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병을 예방하는데 쓰는 비용은 1% 안된다고 합니다. 이는 의료비의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발병 이후 치료하는 의술에서 발병 이전에 미리 조심하는 예방 의술로 바뀌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급격히 발전한 농업기술, 식품가공술, 환경오염 등이 식품의 영양가 함량과 , 균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개량된 종자로 대량 생산된 농작물이나 소비자의 선호도에만 치중한 가공식품은 많은 영양소를 파괴하며, 특정 영양소의 결핍이나 영양소의 균형을 깨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가공 공정 중에 전혀 생소한 물질이 투입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우리 몸에 해를 끼치게 됩니다.


셋째, 식품의 영양소 함량은 경작된 토양 성분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오랜 기간 화학 비료로 경작되어 온 토양은 많은 영양분이 결핍되어 있고, 이러한 토양에서 생산된 식품은 영양분이 결핍되기 마련입니다. 오늘날 식품의 모양은 같아 보이나 영양분의 질과 양은 예측하기 어렵고 눈으로 구분하기도 힘듭니다.


넷째, UN보건 기구나 정부가 권장하는 영양소 표준량이 있습니다. 이 표준량 원래 영양결핍증을 피할 수 있는 최소요구치를 기준으로 삼은 것입니다. 때문에 식품 상표에 표기된 영양소 함량은 건강을 위한 최 적량은 아닙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으로 표준량의 기준을 재평가하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20세기 초반부터 성인병과 비만이 증가하면서 의학계에서는 지방 대신 탄수화물을 많이 먹도록 권장해왔습니다. 지방이 든 음식의 기피 현상은 지난 반세기 이상 현대인의 식문화로 간주돼 왔습니다. 이로 인해 필수영양소인 오메가3 지방산이나 지방 용해성 비타민의 결핍증을 일으켜 성인병이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대부분의 열량 요구량을 지방 대신 탄수화물로 대체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자연히 탄수화물 과다소비를 초래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Type II 당뇨병이 만연하게 되었습니. 오늘날 우리는 탄수화물에 중독되어 있는 현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음식 사슬에 대한 올바른 안목이 필요합니다. 음식의 식() 자는 사람()에게 좋다()는 두 낱말이 결합된 낱말입니다. 이렇게 먹거리는 자연이 사람에게 주는 유익한 선물입니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곧 사람이 자연과 소통하는 행위라 볼 수 있습니다. 그 행위 속에 우리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야 합니다. 오늘날 70억 인구가 지구상에 모여 사는데, 자연의 선물인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고 살아야 합니다. 지구상 곳곳에 식량 부족으로 굶어 죽어가는 인구가 12억이 넘는다고 하고, 또 어디엔 가에는 음식이 과잉으로 남아 돌아 성인병의 온상인 비만증이 있는 사람들이 무려 17억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 양극 중 우리는 과연 어느 쪽에 속해 있습니까? 오늘날 세계 총인구가 먹고 살 식량은 과연 얼마나 비축되어 있을까요? 불과 100일분에 불과하다는 유엔 보고서가 있습니다. 만약 바로 이 시각부터 식량 생산이 정지된다면 세계 70억 인구는 불과 100일 간의 시한을 두고 살 있는 셈입니다. 살벌한 식량 전쟁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불안해집니다. 먹거리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와 지혜가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시간입니다.


알버타 대학 명예교수 / 농업 전문인·선교사



심정석 교수의 주방 영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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