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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빈곤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 <2>

권오율 y.kwon@griffith.edu.au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22-01-07 13:27

▶지난 회에 이어 계속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유아교육은 의무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빈곤층 자녀들이 유아교육을 받을 기회는 낮다.
둘째, 사회나 직업이 더욱 복잡해지면서 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교육에 대한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는 자연 소득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난한 아동의 몫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학교 교육을 일 년만 더 받아도 장래의 소득이 상당히 증가한다는 연구보고도 있는데, 가난한 가정 자녀의 고등학교 중퇴율이 훨씬 높다. 

셋째, 아이들의 원만한 발달을 위해서는 학교 교육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운동과 예술 활동도 중요한 교육과정이다. 그러나 빈곤한 아이들은 운동이나 예술 활동에 참여할 기회도 적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빈곤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에게는 고용 기회가 낮으며 소득수준 또한 낮기 때문에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소위 사회이동(social mobility)이 어렵게 된다. 캐나다에서는 이미 사회이동이 어렵다는 여러 통계지표가 있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기 자녀가 자기들보다 경제적으로 못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부모의 25% 만 자녀들이 자기들보다 나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최저 10%의 저소득층 자녀가 그 나라의 평균소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4세대가 걸린다고 하니 이들에게 사회이동은 요원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동빈곤은 국가 경제에 영향을 준다. 전통적 경제학에서는 경제성장과 소득분배는 상충관계(trade-off)가 있다고 보았다. 소득분배를 균등하게 하면 경제성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 소득불평등이 심해지면서 성장과 분배의 관계를 재검토하게 되고, OECD를 비롯하여 여러 학자들의 이론적 실증적 연구들이 소득불평등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하고 경제학의 중론이 되었다. 
그 중요한 이유는 가난한 가정의 자녀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건강상태도 뒤처지기 때문에 그들의 잠재력을 개발하지 못하여 경제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동빈곤이 사회에 주는 영향도 크다. 세대를 이어가는 빈부격차는 가난한 가정의 자녀들로 하여금 사회·정치제도를 불신하게 만든다. 이것은 높은 범죄율로 이어지고, 사회갈등을 조장하고, 사회발전을 저해한다. 
사회갈등은 사회적 신뢰를 낮게 하고, 이는 곧 경제성장을 저해한다. 즉 한 나라의 아동빈곤은 그 나라의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저해함으로써 우리 일반 개개인에게도 피해를 끼친다. 
아동빈곤율이 높은 캐나다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가난에서 벗어나고 가난을 대물림 하지 않기 위하여 자녀들에게 유아교육과 학교 교육을 충실히 시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자녀의 사회적 지능(친구 교제와 소통 능력)을 향상하기 위하여 단체운동에 가담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자녀교육을 위하여 한국의 얼이나 문화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캐나다에서 살아갈 자녀의 장래를 생각해서 신중히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본다. 사회적으로 할 일도 많다. 아동빈곤을 퇴치하려는 정당을 지지하고, 아동빈곤을 위한 사회단체에 참가하여 협조할 수도 있을 것이다.
y.kwon@griffith.edu.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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