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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놀이터

앤디 리 andy@andyslandscape.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9-05 16:05

정원에 대한 웬만한 관심과 노하우가 아니라면 직접 정원관리를 다 해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보다 집 안팎은 넓고 할 일은 넘친다.

그래도 정원 있는 사람이라면 계절에 따라 꽃도 심어보고 나무도 심어보길 원한다. 직접 텃밭을 가꾸는 낭만이야 말로 무엇에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다. 이 깨끗하고 맑은 자연 속에 살며 정원 한번 거닐 여유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원일에 도전해 본 사람들이라면 생각만큼 정원일 하기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잘 안다. 잔디 돌보랴, 나무 돌보랴, 떨어지는 낙엽 치우랴….

야심찬 꿈을 가지고 시작했다가 얼마 못 가 손을 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자주 손 보지 않아도 되는 나무를 선호하고, 잡초관리를 쉽게 하기 위해 멀칭작업 하는 것을 선호한다. 심한 경우엔 온 마당을 나무 한 그루 없이 블록이나 콘크리트로 깔아버리기도 한다.

나는 나의 의욕 가득한 고객들이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정원의 즐거움을 포기해버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고생만 하다 결국 포기하는 것 보다는 작은 즐거움들을 키워 나가기를 바란다. 경험이 없을수록 컨트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정원 가꾸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정원 거닐기가 고해가 아닌 행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나는 이러한 작은 즐거움을 키워나가는 시작점으로 '어른을 위한 놀이터'를 추천한다. 놀이터는 노는 장소를 의미한다. '어른을 위한 놀이터'란 어른이 놀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일부 구역 또는 일부 구간을 '놀이터'로 정의 하는 작업만으로도 공간은 정의된다. 물리적인 경계나 울타리가 둘러져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잔디밭 한 쪽 귀퉁이 일지라도, 다른 곳과 전혀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곳일지라도 내가  '놀이터'라고 지정하는 그 순간부터 그 장소는 '놀이터'가 될 수 있다.

놀이터는 작은 텃밭이 될 수도 있고, 뚝딱뚝딱 작업 공간이 될 수도 있다. 퍼팅 그린이 되어 골프연습장으로 사용될 수도 있고, 나만의 작은 과수원이 될 수도 있다.

볕 잘 드는 양지바른 곳이라면 잔디를 걷어내고 좋은 흙을 가득 채워 놓는 것만으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겨난다. 꽃씨를 뿌렸다가 꽃이 시들면 다른 것으로 바꿔 채워 넣을 수 있고, 꽃밭 사이에 오이 덩굴 하나 올려 놓는 것도 내 맘이다.

지나가는 길에 납작하고 평평하게 생긴 돌덩이를 하나 발견한다면 가지고 와 화분받침대로 사용해도 된다. 땅을 파고 기둥 하나 세워 바스켓 화분 하나 걸어 놓아도 좋고, 잠시 걸터앉아 커피 한 잔 마시고 갈 벤치 하나 놓아 두어도 좋다.

놀이터를 즐기는 방법이 몇 가지만은 아닐 것이다. 모래밭의 아이들이 모래 하나로 얼마나 많은 놀이를 할 수 있는지를 아는가.


Andy's Landscap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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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의 조경 이야기

칼럼니스트:앤디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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