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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과 D로 시작하는 세 가지

김기연 kimhealthcareconsulting@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4-09 10:39

노인환자를 간병하다가 노인환자의 기억력이 감퇴하거나 이상행동 증상을 보이면 '대부분 치매가 아닐까' 염려하게 되고 '치매라는 병에 걸렸구나' 라고 섣불리 단정하기도 합니다.  치매는 나아지는 병도 아니기 때문에  번거롭게 검사와 진단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가끔 봅니다.  그런데 기억력의 변화가 나타난다고 모두 치매는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치매의 가장 많은 형태인 알츠하이머병 (Alzheimer's Disease)은 진행이 아주 느린 것이 특징이므로 초기에는 기억력의 현저한 감퇴보다는 오히려 다른 변화가 가족들에 의해 먼저 감지되기도 합니다.  이를 잘 비교하기 위하여 "D"로 시작하는 세 가지의 병에 대하여 알게 되면 병의 초기에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려는 노력을 하게 될 것입니다.

치매(Dementia)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생길 수 있지만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많아 일반인들은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을 동일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은 뇌혈관성 치매이며 알츠하이머병보다는 증상이 조금 더 갑자기 나타나고 더 빨리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의료적으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예후나 진행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치매라는 진단과 함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병의 초기에는 기억력의 저하를 잘 알아볼 수 없는 정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기억력과 논리적인 사고의 저하로 인하여 스스로 판단을 하는 것에 머뭇머뭇하게 되므로 가족들에게는 시니어가 자신감이 줄어든 것처럼 여겨집니다.  기억력 저하의 또 다른 영향으로 성격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자기가 최근 기억이라고 믿고 있는 내용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가족들로 인하여 쉽게 화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감이 감소하여 소심하게 보이거나 아무것도 아닌 일에 쉽게 화를 내는 성격의 변화, 그리고 경미한 정도의 기억력의 감퇴는 치매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노인성 우울증(Depression)에서도 나타납니다.  생각보다 많은 시니어가 우울증을 경험하는데 우울해지기 쉬운 신체와 환경의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직장으로부터의 은퇴, 자녀들이 떠난 후의 텅빈 가정, 자존감의 감소, 배우자나 친구들과의 영원한 이별, 외로움과 소외감, 노화에 따른 외모의 변화와 신체적 건강의 약화 및  만성질환과 통증등은  시니어가 우울을 경험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럽고 심한 기억력의 감퇴나 상실이 있으면 그것은 치매라기보다는 섬망(Delirium)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인에게서의 섬망은 알콜이나 약물 중독에 의한 경우가 많지만 시니어에게 섬망이 생기게 되는 주원인은 입원이나 수술등의 과다한 스트레스와 급격한 환경의 변화, 다른 질환으로 인한 이차적인 결과, 새로운 약의 복용과 과다한 약의 용량등이 있습니다.  섬망의 원인에 대한 적절한 조치는 최대한 빨리 이루어져야 하므로 갑작스럽게 생긴 기억력 감퇴나 상실은 바로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D"로 시작하는 질환인 치매, 우울, 섬망은 증상만으로 보면 기억력 감퇴, 성격의 변화, 판단력 저하라는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지만 완전히 다른 병이며 병의 진행과 예후와 치료에 있어서도 전혀 다릅니다.  성격의 변화나 판단력의 저하를 노인에게 일어나는 당연한 결과로 생각하는 것은 병을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이유이며 기억력의 감퇴라는 한가지 증상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일상적이지 않은 그 어떤 변화라도 전문 의료진의 진료를 받고 그에 따르는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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