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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희가 그때 무슨 일을 했는지 다 안다

이재경 원장 kidsvillage@shaw.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9-11 15:31

초등학교 가는 아이들
 햇살 반짝거리며 아름답게 부서지던 지난 8월말 아이들과 그 부모님들 함께 한판 잔치 걸판지게 했습니다. 훌쩍 커 버린 아이들을 이제 초등학교 킨더가든 큰 학교로 보내는 행사였습니다. 아이들은 자기들의 정체성을 바닥에 튼튼히 깔고 좀더 큰 사회로 녹아 들어갈 것입니다.
 실수할 수 있는 권리, 생긴 모양대로, 성격대로, 자기가 배우는 방식대로 충분히 고유의 다름 들을 보장받았던 첫 학교는 아름다운 유년의 기억과 함께 엄마 아빠가 찍은 사진 속으로 들어 가겠고 나 또한 나이든 얼굴, 그 사진 속에서 또 한번 웃고 있겠지요.
 엄마들은 잔치 전에 미리 만나 큰 학교 생활을 시작하는데 유념해야 될 일들을 숙지하고 그 동안 정들었던 부모들끼리의 회포도 풀었고요.

 이제 더 큰 사회로 떠나는 아이들 바라보며 스무 번도 넘게 해온 이별이지만 쉽지 않음으로 전날 밤을 설쳤습니다. 그래도 기쁨이 많은 시간이었기에 아이들 하나하나의 그 고유한 특징과 연결되는 비리(?)들을 기억해 냅니다. 그리곤 혼자 실성한 사람처럼 킬킬거리며 위안해 봅니다.
 너희들 어릴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내가 다 알고 있단다...

다 틀린 생김이 아름다운 조각보를 이룬다
 숫자 세기를 손가락으로 다 할 수 없는 10이 넘어가면 고개를 푹 숙이고 진지하게 발가락까지 동원하며 배운걸 몸으로 응용하던 아이.
 맘에 드는 남자 친구는 아무도 손 함부로 못 잡게 눈을 치뜨며 감시하고 먼저 획 남자친구 손 낚아채 빼지도 못하게 꽉 잡고... 벌써 그 드센 기(?)를 들어내던 아이.
 젊은 영어 선생님을 누나 선생님이라 부르며 볼에 뽀뽀라도 받은 날엔 씻고 자야 하는데 그 쪽 볼은 만지지도 못하게 하며 고이 잠자리까지 모셔가던 순정파 아이.
 유난히 매일 학교에서만 해결하며 어른 팔뚝보다 더 큰 걸 변기통에다 내어놓아 선생님들을 기절케 했던 아이.(그 작은 몸뚱이에서 저리 큰 것 어찌 나오는지....)
 음악만 나오면 자동적으로 교실 속 가장 큰 공간을 누비며 그 앙증맞은 몸짓으로 발가락을 세우고 휘~익 돌며 우아한 춤을 멋지게 추던 아이.
 큰 누나가 둘이나 있어 시중을 얼마나 잘 받으셨는지 간식 시간에 제사 지내기라도 하듯 가만히 앉아 누군가가 떠 먹여 주겠지 하고 있던 아이.
 눈물샘이 고장이라도 난 듯, 하고 싶은걸 못하면 눈물부터 헐거운 수도꼭지처럼 줄줄줄줄 흘리던 아이.
자신이 천재라고 아주 당당히 선포하던 아이.

고유한 아름다움들 한껏 꽃 피어나기를
 가끔 발룬티어로 혹은 우연히 졸업한 아이들을 만나면 아주 자연스럽게 그 아이의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시절들이 떠오릅니다. 첫해 졸업생이 올해 대학을 갔기에 많은 아이들이 어엿한 숙녀와 신사가 되어 있습니다. 그 멋 부리고 젊잖은 아이들의 옛 비리(?)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저는 알고 있지요!

 저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어여쁜 시기일 것입니다.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주위의 모든 것들이 신기하고 재미있고,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로 지적 정서적 사회적 언어적 발달이 매 순간 가히 폭발적으로 일어날 때입니다.
 맑고, 아름답고, 순수하고, 신선하고, 그리고 소중한 그들의 순간에 제가 함께 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그들 인생의 첫 학교 첫 선생님이었음이 캐나다 수상이 준 상 받은 것보다 더 영광스럽습니다.
 떠나는 아이들 모두 자신의 고유한 아름다움 마음껏 그리고 충분히 꽃 피울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아이들을 키우시면서 궁금한 점 등이 있으시면 메일 주세요. 칼럼에서 다루거나 아니면 개별적으로 도와 드리고자 합니다.
이재경 (키즈빌리지 원장, 604-931-8138, kidsvillage@shaw.ca)










이재경 원장의 행복한 아이 키우기
칼럼니스트:이재경| Tel:604-931-8138
Email:kidsvillage@shaw.ca
홈페이지:http://www.kidsvillage.ca
키즈빌리지 몬테소리 프리스쿨 원장
  • BC E.C.E.(Early Childhood Educator)
  • SHARE Family, Community Services 소속 parenting program Facilitator
  • 부모교육 프로그램 P.E.T.(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 부모자녀 대화법 전문강사
  • 한국,캐나다에서 25년을 아이들 함께 그리고 부모교육을 20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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