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원장의 행복한 아이 키우기(24)
시키는 대로는 안 해도 본 대로는 하지요
부모가 목욕탕을 운영하시는 목욕탕 집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교실 어디에서든 그리고 무슨 활동을 하든 교실로 들어오는 문이 열리면 자동적으로 "어서 오세요!" 하고 큰 소리로 인사를 합니다. 우체부가 오든, 유치원을 방문하는 학부모이든, 지각하는 유치원생 친구가 오든.... 아주 몸에 밴 거지요.
유치원에 오는 시간 빼고는 아마도 엄마와 함께 목욕탕에서 지냈겠지요. 목욕탕 문이 열리면 손님이 오는 거니 엄마가 큰 소리로 "어서 오세요!" 하고 인사를 했겠지요. 아마도 인사하라고 시키지는 않았겠지만 그저 자연스럽게 엄마가 하는걸 보고 몸에 익은 것이겠지요. 오래 전 한국에서 유치원을 할 때의 일입니다.
유난히 몸집이 작고 귀엽던 꼬마 아가씨의 자동적으로 튀어 나오던 "어서 오세요!"는 아이들이 온몸으로 걸림 없이 받는 환경의 지대한 영향에 대해 결코 잊지 말라는 경고처럼 늘 제 귀에 쟁쟁합니다.
부모교육 시간에 어떤 엄마의 말이 생각납니다.
시어머니가 오시면 "어머니~"하고 뛰어가 문을 열어 주었더니 어느 날 딸 아이가 벨 소리 나고 할머니 음성 들리니까 "어머니~" 하고 뛰어가 문을 열어 주더라고요.
어느 한 엄마는 아빠가 퇴근해 오면 "Hi, Tom!" 하며 손을 흔들어 환영해주곤 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이 아빠가 들어 오시는데 손을 흔들며 "Hi, Tom!" 하며 인사하더라고...
며칠 전 인터넷 한국 신문에 난 기사에 유치원에 엄마가 방문했는데 선생님께 "제 친정 엄마예요, 잘 부탁 드립니다~" 하고 소개했다고요...
한 방송국에서 아이들이 직접 보고 들은 것의 영향을 얼마나 강력하게 받는지 실험을 했습니다.
한 그룹의 유치원 아이들에게는 큰 풍선으로 만든 인형을 풍선으로 만든 방망이로 마구 때리는 장면을 보여 주었습니다. 다른 그룹에게는 만져주고 쓰다듬고 예뻐해 주는 장면 보여 주었습니다. 99%의 아이들이 그 풍선 인형이 든 방에 들어가서는 그들이 보고 들은 그대로 행동했다는 거지요.
환경이라고 하면 흔히 물리적인 환경만을 생각하게 됩니다. 물리적인 환경도 대단하게 중요하지만 부모나 교사는 그런 물리적인 환경보다 더 중요하고 더 치명적이며 더 결정적 입니다.
요즈음 학부모 개인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프리스쿨에서 돌아와 동그랗게 인형들을 앉히고 그 사이에 엄마도 학생으로 앉혀놓고 선생님 놀이를 하면서 제가 동화 들려주는 그대로 흉내 내고 있다는 말 들을 때마다 식은 땀이 납니다.
제 한번의 몸짓 한마디의 말이 그들 마음에 도장처럼 새겨진다고 생각하면 말입니다.
아이들은 시키는 대로는 안 해도 보는 대로, 하는 대로 한다는 말!
초등학교 이전의 부모님 여러분의 한마디 말, 한번의 몸짓 자체가 가장 강력한 교육 환경이라는걸 한시도, 절대 한시도 잊지 말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아이들을 키우시면서 궁금한 점 등이 있으시면 메일 주세요. 칼럼에서 다루거나 아니면 개별적으로 도와 드리고자 합니다.
이재경 (키즈빌리지 원장, 604-931-8138, kidsvillage@shaw.ca)
칼럼니스트:이재경| Tel:604-931-8138 Email:kidsvillage@shaw.ca 홈페이지:http://www.kidsvillage.ca 키즈빌리지 몬테소리 프리스쿨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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