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와 나무는 한 가족이지요

이재경 원장 kidsvillage@shaw.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1-12-08 09:42

이재경 원장의 행복한 아이 키우기(8)

지난 봄 일본을 다녀 왔습니다.

우연히 아들 사는 아파트 복도에서 초등학교 저 학년 정도 되는 남자 아이와 부딪힐 뻔 했습니다. 아이는 재활용품, 아마도 페트병 종류였던 것 같습니다.

그게 가득 든 것을 자기 키 만큼이나 되는 투명한 봉지에다 넣은걸 들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 봉지가 너무 커서 저를 못 본 듯 했습니다. 깍듯이 허리 숙여 미안하다고 인사하고 큰 봉지를 끌다시피 총총히 사라졌습니다.

저 아이는 아마도 자라서 확실하게 재활용의 개념을 실천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 아이 엄마는 만나보진 않았지만 집에서 일일이 여러 가지 재활용품들 꼼꼼히 구별하는 분임이 틀림 없습니다.그런 엄마에게서 자라는 아이는 확실히 생활로 배울 테니까요.

프리스쿨 교재 창고를 열어보면 각종 미술 재료의 다양성과 종류에 감탄을 넘어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아주 조그마한 장식용 반짝이는 별, 나무, 천사, 사슴, 나뭇잎 등등, 각종 색색의 폼폼, 온갖 색깔 물감들, 솜, 리본 끈, 부직포... 심지어는 돌돌 말린 모양, 리본 모양, 조개 모양, 종류 별로 다른 파스타에 콩, 그 가지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스탬프들 하며...

일일이 다 나열하려면 종이 몇 장 가득 채우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 중에는 집에서는 쓰레기 통에 갔을 법한 것들도 버젓이 미술작품 재료로 선반 위에 모셔진 것들도 많습니다.스티로폼 접시, 솔방울, 투명한 통들(주로 샐러드 등 식품 담겨졌던 것들),나무 젓가락.....

아이들과 함께 환경을 주재로 배워보는 주에는 일주일 내내 여러 가지 환경 보호에 관한 동화도 들어보고 재활용에 관한 이야기도 해 봅니다. 물 속 물고기들이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아프다는 동화도 들어보고....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주제라 고민 많습니다. 그래도 재활용품 분리하는 것은 각 통에다 넣어주는 게임이 있어 아이들이 참 좋아합니다.

큰 통에 그림이 붙어있으니 작은 조각의 그림들을 들고 맞는 통에다 넣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마치 그림 맞추기 게임 같습니다.

간식을 먹고 플라스틱 야쿠르트 통이나 과일 펀치 통은 재활용을 위해서 쟁반 위에 따로 놓습니다. 미술 활동 하다가 자르고 남은 종이는 재활용 통에 가져다 두는 것 등은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습니다.

아이들도 이제는 종이는 나무로 만들어 지고 종이를 마구 쓰면 나무를 잘라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쓰다 남은 종이를 잘 모아서 큰 쓰레기 차가 오면 아저씨가 모아서 다시 다른 종이로 만든 다는 것 등 다시 쓸 수 있는 것들을 종류 별로 모으는 의미 정도는 이해합니다.

뒷마당과 놀이터 사이에는 작은 삼나무 숲 있습니다.

그 숲 통과해 놀이터로 나갈 때마다 향기로운 숲 내음에 코들을 벌렁거립니다. 숲 있어 이토록 맑은 공기 누리는 감사를 지금은 이해할 수 없다 해도 이 아이들이 자라서 작은 한가지의 실천으로라도 자연 보살피고 아낄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욕심 부려봅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자신이 존재함만으로도 세상 한 자락 깨끗하게 정화시켜주는 아름다운 사람이면 참 좋겠다고...

*아이들을 키우시면서 궁금한 점 등이 있으시면 메일 주세요. 칼럼에서 다루거나 아니면 개별적으로 도와 드리고자 합니다.

이재경 (키즈빌리지 원장, 604-931-8138, kidsvillage@shaw.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