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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필요한 아이, 치료가 필요한 아이

이재경 원장 kidsvillage@shaw.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1-10-11 15:42

유아교육 칼럼으로 조선일보 독자 분들을 만난 지 10여 년 만에 다시 인사 드립니다.

그 동안 긴 세월이 흘렀지만 저는 여전히 교실에서 10년 전과 똑 같은 나이의 아이들과 웃고, 노래하고, 그림 그리고, 복닥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졸업하고 큰 학교인 초등학교에 간 아이들이 자라서 자기가 다니던 프리스쿨에 발룬티어로 오기도 합니다. 유년의 행복했던 추억의 장소에서 꼬마 후배들의 인기 한 몸에 받지요.

그 동안 제 개인적으로는 하나 있는 아들 자라서 저 살길 찾아 떠나 제 아기 키우고 있습니다.

오랜 아이들과의 현장 생활과 부모 교육을 통해 얻은 많은 것들 제 아들, 며느리 같은 젊은 부모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 모두 제 손녀딸 같은 보송보송 자라나는 아이들 행복하게 즐기시며 키우는데 조금이라도 도움 드리고 싶은 마음.

두 가지 문화에서 부모 자신이 어떤 교육관을 가져야 할지 흔들리고 있을 때 중심 잡기에 조금 이라도 도움 주고 싶은 마음.

아주 간단하고도 쉬운 유아 교육 기본만 알아도 아이 키우는 괴로움과 어려움을 기쁨으로 바꿀 수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이제는 프리스쿨에 오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들까지도 사랑스럽고 귀여워(?) 보이니 할머니가 된 사람의 시각인가 봅니다.

9월 새 학기가 되면 보송보송 새내기 아이들 교실에 옵니다. 때론 울음소리 걸판지게 동내에 쩌렁쩌렁 울리기도 하지요.

가정이라는 작은 집단에서 평생(?)을 살다가 처음으로 조금 큰 집단의 사회로 이동하는 아이들에겐 첫 학교 경험은 심리적으로 대단한 변화이기도 하지요.

처음 오는 곳이지만 거리낌 없이 들어서면서 "엄마~ 안녕!" 쉽게 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며칠 잘 오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입구에서 엄마 붙들고 늘어지는 아이, 일주일, 길게는 서너 달 되도록 엄마와 함께 프리스쿨에 매일 함께 등교하는 아이 그야말로 각양 각색입니다.

그런데 가끔씩 언어가 늦거나, 사회성에 문제가 있거나, 과잉 행동 장애가 의심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몇 해 전 한 남자 아이, 씩씩하게 첫날부터 엄마 안녕을 쉽게 하고 신나게 들어왔습니다. 자동차, 기차, 블록 등이 있는 코너(대부분의 남자 아이들이 좋아함)로 직행하더니 씩씩함이 지나쳐 친구들을 주먹으로 발길질로 휘어 잡기 시작하는 겁니다.

덩치는 나이에 비해 큰데 언어는 많이 늦은 아이였습니다.

언어가 늦는 아이들이 대체로 폭력적인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말이 안되니 몸으로 의사 표현하게 되고 몸을 써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면 더 점점 더 심해지게 되지요. 이 씩씩한 친구는 친구들을 넘어서 선생님에게 까지 주먹질을 하기 시작합니다.

머리가 긴 예쁜 젊은 영어 선생님은 머리카락이 다 뽑힐 지경이 되었고 나이가 든 영어 선생님은 옷 앞섶, 속옷까지 다 찢어질 지경까지 되었고. 영어는 물론이고 한국말로도 의사 소통이 어렵고...

다른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선 아직 규칙 지킬 준비가 안된 아이는 조금 더 엄마랑 있다 오는 게 학교를 위해서나 아이 본인을 위해서 더 좋은 결정이 될 때가 있습니다.

오랜 심사숙고 끝에 아이 엄마와 마주 앉아 교실에서 있었던 일들을 충분히 세세히 알려주고 조금 더 기다렸다 오는 게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지요.

그리고 언어나 아이의 여러 가지 이상에 관해 진단할 수 있는 기관들을 알려 주었지요.

물론 내 귀한 아이 첫 학교에서 쫓겨나는(?) 것 같은 그런 유쾌하지 않은 기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또 엄마이기도 합니다.

그런 엄마이긴 하지만 내 아이에게 다른 아이와 다른 점, 특히나 특별한 치료나 도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인식은 애써 외면하려는 경향들이 있습니다. 그냥 좀 늦되나 보다. 좀 있으면 괜찮을 거야. 그 나이엔 다 그런데 뭘..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 하다가 아깝게도 시기를 놓치는 수가 많습니다. 교육이 필요한 아이가 있고 치료가 필요한 아이가 있습니다.

언어가 늦는 아이 보통 80% 이상이 청력에 이상이 있고 자폐아의 경우에도 언어 지체가 함께 오기 때문에 두 돌이 지났는데도 단일 단어를 할 수 없거나 주고받는 상호 작용에 어려움 있으면 가정의와 상담하는 게 좋습니다.

이곳은 진단하기 위해서 전문가와 만나는데도 6개월에서 1년씩 걸리기도 하니 미리 서둘러 손해 볼 일 절대 없습니다. 이런 일은 이를수록 좋습니다.

진단해서 이상 없으면 안심할 수 있어 맘 홀가분하고 그렇지 않으면 일찍 많은 혜택들을 찾아 치료와 전문적인 도움 받을 수 있어 자라면서 오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장애들을 미리 예방할 수 있습니다.
건강하고 정상적인 아이를 키우고 있는 모든 부모님들은 잘 자라주는 그 아이 자체가 축복임을 감사임을 깨달을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재경 원장의 행복한 아이 키우기
칼럼니스트:이재경| Tel:604-931-8138
Email:kidsvillage@shaw.ca
홈페이지:http://www.kidsvillage.ca
키즈빌리지 몬테소리 프리스쿨 원장
  • BC E.C.E.(Early Childhood Educator)
  • SHARE Family, Community Services 소속 parenting program Facilitator
  • 부모교육 프로그램 P.E.T.(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 부모자녀 대화법 전문강사
  • 한국,캐나다에서 25년을 아이들 함께 그리고 부모교육을 20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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