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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슨칼리지 칼럼 15] “What’s up?”

손병설 원장 merinal@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0-09-28 09:13

처음 캐나다로 이주하여 정부에서 제공하는 영어 교육프로그램에 등록하려고 평가시험을 보러 가기 전 에 이민 선배님들로부터 재미있는 조언을 들었다. 시험관이 아주 쉽게 영어 능력을 판단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How are you doing?”하고 질문했을 때, 아무 말도 못하고 망설이는 사람은 기초반 수준이다. “I am interviewing.”하고 대답 하면 그 다음 단계에 배정될 수 있다. “I am very well.”하면 또 다음 단계, 아주 잘하는 단계는 “I am very well, thank you. And how about you?”라는 대답을 한다고 했다. 이렇게 대답으로 영어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모두 한바탕 웃었던 적이 있다.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여 처음으로 외국어인 영어를 배울 때다. 지금 기억으로 첫 번째 단원에서는 “I am Willy. I am Willy Dickson. I am a boy. I am a school boy.”를 배웠고, 두 번째 단원에서 “How are you? I am fine, thank you. And you?”하는 문장을 배운 것으로 기억한다.

이 때 머리 속에 영어에 관한 아무런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들어온 문장이라 그 기억이 너무 생생하여 “How are you?”에 대한 대답은 “I am fine, thank you. And you?”로만 생각했고, 다른 대답은 전혀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나 혼자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한번은 병원에 수술 후 입원한 친구를 문병 간 적이 있다. 이 친구는 수술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간호사가 회진을 하느라 들어와서 “How are you?(어떠세요?)”하고 묻자 나에게는 아파서 죽겠다고 말하더니 간호사에게는 “I am fine.”라는 정답(?)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 때, ‘이 친구도 중학교에 다닐 때 영어 공부는 철저하게 했군’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한번은 거리에서 10년 가까이 못 본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 이 친구는 “What have you been up to?(지금까지 어떻게 지냈어?)”하고 물어 왔는데 “How are you?”라는 인사와는 많이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 별 부담 없이 하는 인사로 “What’s up?”하고 인사를 나누는 것을 많이 본다. 아주 친한 친구가 “What’s up?”하고 물어올 때. 가끔은 “The ceiling!(천장이지!)” 하면서 서로 웃기도 하지만 “What have you been up to?”를 줄여서 “잘 내고 있지?”라는 인사말이다.

하루는 선생님 한 분과 “How are you?”에 대한 답을 거의 모든 사람들이 “I am good.” 하고 답하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 일이 있다. “I am good.”이라는 원래의 의미는 “나는 도덕적으로 착하다”라는 말인데 “안녕하세요?”하고 물었을 때 “나는 착해요”하고 답하는 것이 마땅한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우리 말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것과 같이 결론을 낼 수 없는 습관적인 변화로 그렇게 되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면 “I am fine” 이라는 대답과 “I am good”이라는 대답 중 어느 것이 더 정중한가에 대하여 의견을 물어 보았더니, 격식을 차려야 하는 모임에서는 “I am fine, thank you.” 또는 “I am very well, thank you.”와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이 분위기에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의견을 주었다.

한번은 한 친구에게서 온 전화를 받으며 “How are you?” 하고 인사를 했더니 “I am behaving myself. (착하게 살고 있어요).”하고 대답을 하는 것을 듣고 ‘참 특별하게 대답을 하기도 하는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외국어 생활권에서 살면서 자기의 느낌을 모국어와 같은 감정을 가지고 표현하기란 오랜 시간 부단한 노력을 하며 한걸음씩 배워나가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컬럼을 시작하면서 생긴 버릇 중에 하나가 있다. 주위 사람들이 말할 때, 어떤 말을 어떻게 표현하나 주위 깊게 관찰하고 아이디어를 얻기 위하여 귀를 쫑긋이 세우고 다니는 것이다. 어떤 표현을 할 때 품위가 있을까 하는 생각하며 토론하고 배워나가는 것이 나의 또 하나의 생활의 기쁨이 되고 있음을 고맙게 생각한다.

예제 살펴보기)
A: Good Morning, Glenda! How are you doing today? (그렌다, 안녕하세요?)
B: I am very well, thank you. How about yourself, Soon Hee? (안녕하세요, 순희씨?)
A: I am very sad this morning. (오늘 아침 저는 좀 슬퍼요.)
B: What happened? (무슨 일인데요?)
A: My mother called and she said her sister had passed away two weeks ago.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는데 이모님이 2주 전에 돌아가셨대요.)
B: I am very sorry to hear that. (참 유감스럽습니다.)
A: Thank you, Glenda! (고마워요, 그렌다)
B: Have a good day. (좋은 하루 되세요)
A: Thanks. You, too. (네 고마워요.당신도요.)

 



'랍슨칼리지' 손원장의 교육칼럼
랍슨칼리지 손병설 원장

칼럼니스트: 손병설 원장 | Tel: 604-687-3259

주소: 541 Seymour Street, Vancouver, B.C. Canada V6B 3H6

  • 현 밴쿠버 다운타운 랍슨컬리지 운영
  • 충북대 약대 졸업
  • 경기도 의왕시 약국 운영
  • 1995년 캐나다 이주
  • 1996년 현 랍슨컬리지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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