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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아이를 키울 수 없습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9-04-10 00:00

나는 아이를 낳자마자 외국에서 살게 되었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때에도 엄마와 언니는 끊임없이 우리집을 드나들며 내가 뭘 먹는지, 집안일은 힘들지 않는지를 살폈다.  그렇게 지내다가 덜렁 물설고 말설은 땅에서 눈앞에 꼼지락거리는 아이와  하루 종일지내다 보니 그 자체가 대략난감이었다. 


예방접종시키는 것도, 이유식을 해먹이는 것도, 집에서는 한국말만 하는데 밖에 서나, TV에서는 다 영어니 애가 헷갈리지나 않을지, 그래서 말이 늦어지는 것은 아닌지  궁금한 것도 많고,  모르는 것은 더 많았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해 쉽게 네X버인에게 물어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한국어로 제공되는 서비스는 꿈도 못 꾸던 곳에 살았으니 살짝 나이든 초보엄마의 불안감과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어 그곳을 놀이터삼아 매일 드나들게 되었고, 그곳에서 조금씩 필요한 정보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를 위한 프로그램 정보도, 또 예방접종과 기본적인 check up을 위한 보건서비스도, 그리고 나를 위한  영어프로그램정보도 얻게 되었다. 

Community centre에 갔다가 프리스쿨에 관한 정보도 얻게 되고, 도서관 스토리 타임에서 이중언어환경에서 자라는 아이에 대한 내 걱정도 함께 의논할 수 있었다.  이렇게 조금씩 지역사회에 있는 서비스와 자원을 이용하게 되면서, 그간 내가 애를 제대로 키우는 걸까 하면서 느꼈던 불안감, 초조함 그리고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아 내 생활 자체가 많이 안정이 되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대통령부인이었던 시절 책을 한 권 썼다.  우리에겐  “아이를 키우는덴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It takes a village and other lessons children teach us)로 알려진 책이다.  아이는 두 부부만의 돌봄으로 크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자라나면서 접하게 되는교육제도, 의료제도, 복지제도, 그리고 사는 곳의 안전과 각종 여가 프로그램등에 의해 그 삶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데엔 온 마을이 필요하고, 그래서 그 마을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아이를 키우는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그녀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우는데  남다른 정성을 쏟는 곳이 캐나다이지 싶다.  아이를 건강하고  씩씩한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이 나중에 문제가 생겨 해결하는 것 보다 훨씬 비용도 적게들고, 효과도 좋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가장 가까이에서 어린아이를 돌보는 부모나 조부모, 혹은 다른 양육자들 돕기 위하여 시, 교육청, 보건당국, 여러 비영리단체들과 함께 Parent-Child Mother Goose Program, Nobody’s Perfect, StrongStart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고 Family Place, Family Drop-In과 같은 놀이공간, 영유아대상의 여러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지역별로 제공하고 있다. 기본적인 예방접종외에도, 치과, 안과, 영양, 언어 및 인지발달단계에 따른 초기점검 및 개입도 역점사업이다.  조금만 주위를 돌아보면, 내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여러가지 정보와 도움을 주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또 어떤 경우엔 이런 전문적인 서비스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도 한다. 


Tri-City 지역의 경우  4월 23일 포트 코퀴틀람건강아동박람회(Port Coquitlam Healthy Kids Fair)가 열려, 이 지역에서 6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서 제공되는 각종 서비스와 프로그램 정보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어린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이 박람회는 소중한 내 아이를 함께 키우려는 내 이웃과 마을의 노력이다. 혼자서는 아이를 키울 수 없다.  아이를 키우는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말도 생활도 익숙치 않은 이곳에서 처음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지역사회의 각종서비스와 정보는 가족과 이웃의 역할을 조금이라도 대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아이를 키우는 일에 온 마을이 정성을 다해 돕고자 할때, 나도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필자 김은주>
사회학과 사회사업을 공부했다.  지역사회에서 가족, 노인, 청소년과 함께 일했고, 현재 썩세스 초기아동발달팀에서 일하고 있다.


포트 코퀴틀람 건강아동박람회는 4월 23일(목) 오전 9시에서 12시 30분까지, 포트 코퀴틀람 Hyde Creek Recreational Centre(1379 Laurier Ave, Port Coquitlam)에서 열립니다.  입장료와 주차는 무료이며, 한국어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간단한 스낵 또한 제공됩니다.  이 행사에 관해서나 혹은 초기아동발달 및 관련 프로그램에 관한 문의는  604-468-6101에게로 하시면 됩니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칼럼니스트:조은숙
  • 석세스의 가족지원 및 심리상담프로그램 담당자
  • 김은주/써니윤
  • 영유아발달 프로그램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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