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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이 과연 도움이 될까??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9-04-03 00:00

지식이 많아진다고 진리를 깨닫는 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는 학력이 높아질수록 겸손의 미덕을 잃어갔다. 어린시절에는 착하고 조용한 아이라는 말을 듣던 내가 대학, 대학원을 거치며 내 목소리를 내는 자기주관이 강한 여성으로 변했다. 그런 변화의 기저에는 지식을 통해 무장되고, 사회적인 인정을 통해 확인된 자신감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강한 자신감은 성급한 판단을 낳았고,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나 자신 혹은 주변사람들이 상처나 어려움을 받게 되는 일이 많아졌다. 점점 자신에 대한 반성과 타인에 대한 사과의 행위가 낯설어지게 되었다. 내가 잘 난 사람이라고 생각할수록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었다. 


어떤 특별한 계기로 나의 그런 교만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그 때 비로소 나는 내게 카운슬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카운슬러, 나의 문제를 소상히 들어주고 나와 함께 해결을 위해 고민하며 내가 그 문제를 극복하고 일어날 수 있도록 손을 잡아 일으켜주는 존재. 나는 그런 카운슬러가 필요한 흠이 많고 한계가 많은 사람이었다.


카운슬러는 내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내 문제는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나 뿐이지 어느 누구의 도움도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을 줄 수가 없다. 카운슬러는 나를 세우는데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만 도움이 된다.


부모가 상담실로 억지로 데리고 온 청소년 아이들은 상담자에 대한 신뢰나 기대가 별로 없다. 그러나 이런 아이들도,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려고 하는 상담자의 노력 앞에서는 어느새 마음의 빗장을 열어버린다. 그 빗장이 열려야 어떤 좋은 교훈도 그 아이들의 마음에 새겨지는 것이다. 부모가 수도 없이 해주었던 말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야한다 라는 말들, 그 같은 말을 상담자가 할 때 왜 아이들은 그 말을 듣는가? 마음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왜 아이들의 마음이 닫히게 되는가? 거기에는 부모의 양육태도, 더 나아가서는 부모의 부부관계, 부모 자신의 내면의 문제들이 얽혀있다. 문제있는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아이의 문제를 계기삼아 자신을 위한 상담을 받기를 권한다. 나의 이 말이 아이로 인해 고민하고 있는 많은 부모님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기를 원한다.


문제가 없는 인간이 어디에 있을까? 나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바로 오만과 타인에 대한 비판이라는 더 떨칠 수 없는 문제가 나를 덮어버리는 것이 인간인 것을.
나의 한계와 작음을 인정할 때 사람은 더 배울 수 있고 자라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오늘도 상담실에서 그런 겸손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더 참되고 좋은 인간으로 자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조은숙> 석세스에서 가족상담가로 일하고 있다. 가족학 박사(서울대), 가족상담가, 미국 위스콘신대 정신과 연구원 역임

심리상담은 개인적, 가족적 문제를 예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비밀이 보장되는 전문적인 상담서비스를 통해 도움을 받으세요. 저소득층에게는 저렴한 상담비가 적용됩니다(상담신청 604-468-6100). ‘부모자녀간의 대화방법 배우기’(5월1일부터, 5주 프로그램), ‘세컨더리 학교 시스템에 대한 종합 설명회’ (6월8일, 9:30am-2:30pm) 등록을 받습니다 (장소: 코퀴틀람 Poirier Library, 등록전화 604-468-6100) 위 프로그램은 United Way, 한인신용조합과 한아름마트의 지원으로 운영됩니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칼럼니스트:조은숙
  • 석세스의 가족지원 및 심리상담프로그램 담당자
  • 김은주/써니윤
  • 영유아발달 프로그램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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