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학은 세균성 염증 질환을 어떻게 치료하는가? 2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9-03-20 00:00

맹장염을 서양의학은 세균을 그 원인으로 보고, 동양의학은 특정 세균의 번식을 초래한 창자내의 내환경의 변화를 그 원인으로 본다고 밝혔다. 내환경의 주된 변수인 온도와 습도의 변화가 특정 세균의 번식을 초래하는 것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보듯이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세균의 번식이 잘 발생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렇게 온도와 습도의 변화를 통제하여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고자 하는 것이 냉장고이다.

창자의 온도와 습도가 내환경의 균형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높아지거나 낮아지면 모두 장내의 내환경의 균형이 파괴되고 특정세균이 번식할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동양의학에서는 우선 환자의 몸의 상태를 사진합참(진찰의 다른 말)로 잘 살펴 온도와 습도가 높아서 일어난 것인지, 온도가 낮아져서 일어난 것인지를 살피게 되는 것이다. 물론 많은 경우가 온도와 습도가 높아서 발생하는 경우이다.

그 치료는 온도와 습도가 높은 경우는 올라간 온도와 습도를 내려주는 것이고, 온도가 내려가고 습도가 올라간 경우는 온도를 올려주고 습도를 내려주는 것이다. 전자를 습열(濕熱)이라 하고 후자를 한습(寒濕)이라 한다. 따라서 동양의학에서는 그 어떤 병이든 한열(寒熱)의 판단이 아주 중요한 것이고 이 판단이 잘 못되면 치료가 아니라 더욱 악화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맹장염의 구체적인 치료는 우선 습열에 의한 경우는 창자의 높아진 습과 열을 떨어트리는 약을 처방하게 된다. 그러나 단순히 습과 열을 떨어트리기만 해서는 이미 맹렬하게 번식한 세균의 집단에 그렇게 효과적일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동양의학에서는 동시에 하제를 써서 이 맹렬하게 번식한 세균의 집단을 몸 밖으로 쓸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창자내에는 원래의 내환경의 균형을 유지해온 온도와 습도로 돌아오고 문제의 세균 집단과 염증반응으로 생긴 쓰레기 물질(고름이나 진물)등이 모두 몸 밖으로 쓸려갔으므로 완벽하게 원래의 상태로 돌아온 것이다. 마치도 태풍이 몰고 간 후에 날씨가 화창하게 개고 모든 쓰레기를 치운 것과 같은 평화가 돌아온 것이다. 창자 표면의 상처는 이런 균형을 회복한 건강한 상황에서는 우리 몸의 회복력에 의하여 아주 간단하게 회복하는 것이다.

여기서 보듯 동양의학에서는 모든 염증성 질환을 어떤 세균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내환경의 변화로 일어난 염증성 질환인가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열인가, 습인가, 조(燥-건조함)인가, 한(寒-차가운 기운)인가, 또 하나 풍(風-바람의 기운- 이에 관하여는 나중에 다시 설명함)인가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세균의 집단을 몸 밖으로 몰아 내듯이 동양의학에서의 또 하나의 주된 원칙은 병의 원인인 사기(邪氣- 나쁜 기운 즉 여기서는 습과 열과 세균덩어리)를 죽이지 말고 내쫓으라는 것이다. 동양사회에서는 도둑이 들어도 잡지 말고 내쫓으라고 한다. 도둑을 잡으려 하면 필사적으로 저항을 할 것이고 주인도 필히 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칙의 근저에는 우주내의 모든 생명체는 신의 창조물로 서로 잘 조화를 일으켜 공존 공영하게 되어 있는 것이지 인간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다른 생명체가 문제를 일으킨 것은 모두 나의 잘 못으로 인한 것이라는 사상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과 우주와 자연을 보는 패러담임이 서양문화와 확연히 다르므로 그 문화의 꽃인 의학도 동서양 의학이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럼 다음 주에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의 동서양 의학이 어떻게 다르게 전개되는 지를 염증치료 예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