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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완벽하지 않아요 Nobody’s Perfect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9-03-13 00:00

“어머머… 민규야, 넌 친구를 때리면 어떻하니? 죄송해요.  어떻해!   지수야 , 괜챦아?  미안해… “

……

“민규야, 너 지수한테 쏘리 안해. 쏘리 해야지…”

……

“ 아니, 넌 뭘 잘했다고 울어 울기는… 지가 친구를 때려놓고… 그만 뚝 안해!”

 

민규엄마는 속이 상한다.

아이들끼리 놀다보면 치고 받고도 크는데, 뭐 크게 다친것도 아니고 그저 살짝 밀친거가지고, 내가 무슨 죄인이라도 된 듯 절절 매는 것도 맘에 안들고

민규가 장난감 가지고 저렇게 고집을 부리는게  장난감을 안사줘서 그러나 싶고, 내가 너무 궁상떨며 사는가 싶어 더 속이 상한다.

엄마의 다그침에 겁먹고  울먹거리는 아이를 보면,  전후사정은 들어보지도 않고 애만 몰아부친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래도 그렇지, 다른 애들은 다 양보도 잘 하고 서로 어울려 잘 노는데 왜 얘는 꼭 밖에 나와서 이렇게 엄마 망신을 시켜야 하냐고….

화가 나는것도 어쩔 수 없다.

이래저래 나는 한다고 하는데 애 하나 제대로 못키우지도 못하고 이게 뭔가 싶어 한없이 가라앉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다.

오늘  민규엄마의 마음은 부글부글 끓는 찌개 냄비 저리가라이다.

어느 누구도 40주의 부모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우는아이 달래기와 싫어하는 당근 먹이기 실습과정을 거쳐 2급 부모자격증을 받은 후에 첫 애를 낳지는 않는다. 

내가 부모가 되었다고 해서 그 많던 아침잠이 하루 아침에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욱하는 성격이 춘삼월 봄바람같이 부드러워질리도 없다. 

그저 우리는 부모라는 이름으로 내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자 애 쓰는 사람들일 뿐이다. 

내가 애 쓰고 싶은 “최선”이라는 것이 뭔지 늘 헷갈리고, 주변에서 얘기하는 좋다는 건 왜 그렇게 많고도 서로 다른지…  언제나 이렇게 하는게 제대로 하는건가 하면서 지나가는 것이 부모노릇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 우리가 놓치는게 있다.  부모도 사람이라는 것.  그래서 어느 부모도 다 같을 수는 없다는 것, 어느 누구도 항상 모든 것에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것을 잊고 산다. 

특히 부모형제를 떠나 캐나다에 이민와서 어린 자녀를 키우는 초보 부모들은 스스로  완벽한 부모노릇에 대한 높은 기대가 있다.  그리고 가끔은 그 기대가 본인을 힘들게 하는 모습을 보곤 한다. 

아무도 완벽하지 않다. 

내가 실수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실수로부터 배우고,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는 것,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치를 갖는것이 중요하다.

잘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당하지 못한다.

부모노릇을 즐길 수 있다면,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이미 따논 당상이다.

어떻게 감히 부모노릇을 즐길 수 있을까?

동병상련이라고,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솔직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나만 이렇게 버벅대며 부모노릇을 하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라고나 할까. 여유가 좀 생긴하도 할까.

괜챦다.

내 아이가 남들보다 별나서 말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가는 아이라도, 그 아이가 내 아이인 것이다. 

내 아이를 누구나에게 칭찬받는 반듯한 행동의 아이로 만드는 것이 아이를 위한 최선인지,  그 아이가 주먹으로라도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아이를 위한 최선인지를 살필 수 있을때 나는 또 조금 자란 부모가 되어 있는 것이다. 

필자  김 은 주는   사회학과 사회사업을 공부했다.  지역사회에서 가족, 노인, 청소년과 함께 일했고, 현재 썩세스 초기아동발달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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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칼럼니스트:조은숙
  • 석세스의 가족지원 및 심리상담프로그램 담당자
  • 김은주/써니윤
  • 영유아발달 프로그램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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