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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연주자 5명이 만든 앨범 ‘Like Minds’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7-12-14 00:00

이번 주는 1998년에 나온 재즈 음반 ‘Like Minds’를 소개한다. 바이브라폰 연주자 개리 버튼(Gary Burton),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Chick Corea),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Pat Metheny), 드럼연주에 로이 헤인스(Roy Haynes) 그리고 베이스는 데이비 홀랜드(Dave Holland)가 참여해, 음반이 나오기도 전부터 많은 재즈 팬들을 설레게 했던 음반이다. 음반에 수록된 모든 곡은 예전에 각 연주자들이 작곡해 놓은 작품들을 모아 재정리해서 녹음했기에 그다지 큰 특징은 없지만, 역시 5명의 최고 연주자들이 서로의 곡을 같이 연주했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 같다.

앨범의 첫 곡으로 팻 메스니의 ‘Question and Answer’가 수록된 것이 무척 재미있다. 5명의 연주자 중 가장 어리지만 역시 대중적인 인기가 가장 많은 탓인지 그의 곡이 가장 먼저 수록됐고 그 외 3곡이 더 수록되어 가장 많은 참여를 하고 있다. ‘Question and Answer’는 음악연주의 가장 기본인 ‘프레이즈’ 형식이다. 질문과 같은 궁금함과 긴장, 그런 궁금증을 답으로 해결해주어 긴장과 완화의 형식으로 역동성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음악의 기본이다. 아주 기본적인 생각으로 만들어진 곡이고 이런 기본 속에 엄청난 연주를 들을 수 있다. 2번째 트랙인 ‘Elucidation’ 역시 팻 메스니의 느낌이 많이 묻어 나오는 곡이고 특히 개리 버튼의 바이브라폰 연주와 칙 코리아의 모달(Modal)스러운 연주가 아주 인상적이다.

3번째 트랙에 수록된 곡은 칙 코리아의 ‘Window’이다. 이 곡의 특징은 재즈에서는 그다지 많지 않은 4분의 3박자 왈츠의 느낌과 역시 칙 코리아의 전매 특허인 모달적인 연주이다. 모달 화성은 일반 화성과 달리 화성의 해석범위가 상당히 넓다. 따라서 다양한 접근과 재미있는 연주가 가능하다. 이런 모달스러운 연주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Kind of Blue’이후 많이 발전했고 칙 코리아는 그 대표적인 연주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칙 코리아의 또 다른 곡 ‘Futures’ 역시 비슷한 곡이다. 시간적인 개념의 단어는 셀 수가 없어 단수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칙 코리아는 복수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점 역시 그가 많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여러 생각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이 작업을 주도했고 가장 원로인 개리 버튼을 이야기하자. 그는 총 3곡을 이 음반을 위해 작곡했다. 사실 필자는 개리 버튼에 대해 그다지 아는 것이 없다. 그의 정체성은 연주자보다는 교육자 또는 교육행정가로 더 다가오기 때문이다. 타이틀곡이기도 한 그의 곡 ‘Like Minds’와 ‘Country Road’를 들어보면 굉장히 학구적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다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교과서적인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이런 연주가 재미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정석적인 연주가 없이 화려한 연주를 할 수가 없다. 그의 연주는 늘 탄탄한 기본기를 가지고 있기에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음반은 역시 로이 헤인즈와 데이브 홀랜드라는 드럼과 베이스 연주자가 있어 더욱 빛이 나는 것 같다. 안정적인 연주와 숨어있는 그들의 강약조절과 커뮤니케이션이 있기에 이 음반을 듣는 재미가 더 하다. 데이브 홀랜드의 스윙느낌과 흔들림 없는 템포, 그리고 로이 헤인즈의 드럼 톤과 터치는 어떻게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이다. 역시 음악은 좋은 리듬 연주자와 함께 해야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 음반은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Like Minds’는 최고의 위치에 있는 연주자들의 음악세계를 잠시라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음반이다. 겉으로는 특별함이 없지만 그들의 연주를 들으면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말로 할 수 없는 많은 특별함들을 느낄 수 있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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