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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브레커의 ‘Tales from the Hudson’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7-11-13 00:00

이번 주는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색소폰연주자 마이클 브레커(Michael Brecker)의 음반 ‘Tales from the Hudson’을 소개한다. 전설의 재즈피아니스트 맥코이 타이너와 대중으로부터 늘 사랑 받는 기타리스트 팻 메서니를 앞세워 내놓은 이 음반은 시판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베이스와 드럼은 일년 스케줄이 늘 꽉 차있을 정도로 팬들에게 사랑 받는 데이브 홀랜드와 잭 드죠넷이 맡았고 피아노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화려한 연주를 하는 조이 칼데라조가 맡았다.

웨스 몽고메리와 존 콜트레인 등 수많은 재즈 대가들을 배출한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난 마이클 브레커는 클라리넷을 통해 음악을 처음 접한다. 중학교 교내 밴드에서 본격적으로 알토와 테너색소폰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음악을 너무 좋아한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더 음악에 빠져들고 20세가 되던 69년에 전세계 최고의 재즈연주자가 모인 뉴욕으로 옮긴다. 73년 당시 주가가 하늘을 찌르던 피아니스트 호레이스 실버, 빌리 콥햄과의 협연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그의 존재를 알렸고, 이후 친형인 트럼펫연주자 랜디 브레커와 함께 한 퓨전재즈밴드‘Brecker’s Brother’가 성공하면서 재즈 색소폰계의 거목으로 자리매김한다. 재즈평론가 스콧 야노우는 마이클 브레커를 웨인 쇼터 이후 가장 위대한 색소폰연주자로 평가하고 어떤 이들은 데이브 리브먼, 조 로바노와 함께 3대 색소폰이스트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 음반에는 총 9곡이 수록되어있는데 2번과 9번 트랙을 빼고 모두 자신의 곡으로 만들어 그의 음악세계를 선명하게 표현했다. 정통재즈의 느낌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그는 이 음반에서도 재즈특유의 스윙느낌보다는 스트레이트한 8분 음표 느낌, 블루지한 느낌보다는 화성적으로 진보한 느낌을 잘 느낄 수 있다. 리듬섹션 역시 정통적인 틀보다는 모던하고 자유로운 느낌, 화려한 연주를 느낄 수 있다. 

꼭 현대적인 느낌의 곡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피아니스트 조이 칼데라조가 작곡한 2번째 곡‘Midnight Voyage’는 재즈스윙의 느낌이 잘 묻어나고 블루지한 느낌이 있어 정통 재즈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베이스와 드럼 역시 기본기에만 충실해 다른 곡과 달리 차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눈 여겨 볼 것은 데이브 홀랜드의 베이스워킹이다. 이 곡에서 그의 안정된 베이스워크는 왜 수많은 연주자들이 그를 찾는지 알 수 있는 명품연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기에 충실하면서 정확하고 리듬감 있는 그의 연주는 늘 매력적이다.

마이클 브레커의 음반을 이야기하면서 그의 연주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존 콜트레인의 영향을 받은 그의 연주는 역시 화려함이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이다. 그런 화려함과 더불어 절제와 균형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더 나아가 그만이 가지고 있는 정교함이 있다. 그의 연주를 들어보면 한치의 오차도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대개 화려한 연주를 하는 이들이 의외로 정교함이 떨어지는데 브레커는 사소한 부분에서도 빈틈없는 연주를 한다. 마지막으로 그의 연주 특징은 ‘펜타토닉스케일’만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이 음반 역시 대부분의 연주를 5음계만을 가지고 하는 것이 눈에 띈다. 5음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브레커의 이 음반을 꼭 들어봐야 한다.

브레커의 음악을 이야기 할 때 피아니스트 맥코이 타이너와 함께 했던 95년 이후부터 그가 사망한 올 1월까지를 그의 마지막 시간이라고 종종 이야기한다. 호레이스 실버와 함께 했던 시간과 Brecker’s Brother 밴드의 화려한 전성기가 각각 있었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95년 이후 그의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96년에 발매된 ‘Tales for the Hudson’이 그 첫 음반인데 그의 완숙함은 물론 그의 혼이 묻어있다고나 할까. 마이클 브레커에 관심이 있는 재즈 팬에게 이 음반을 추천한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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